"<부산일보> 안 되는 건 '편집권 독립' 때문"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 '<부산일보> 매각과 직장폐쇄 가능성'까지 언급

등록 2012.02.04 13:10수정 2012.02.0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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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편집권 독립과 정수장학회(재단) 사회환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이 '직장폐쇄' 가능성을 직접 언급했다. 정수장학회는 부산일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최 이사장은 4일치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온갖 외부 정치세력을 등에 업은 부산일보 노조가 재단을 음해하는 특집기사로 지면을 채우는 등 신문사를 망치는 데 앞장서고 있다"면서 "부산일보가 계속 저렇게 나오면 직장폐쇄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최 이사장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의전비서관을 지냈고, 한국미래연합의 운영위원을 맡았다. 한국미래연합은 박근혜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001년에 만든 당이다.

 

"<부산일보> 사태 박 위원장에게 영향...잠이 안 온다"

 

a 언론노조 "박근혜 의원은 정수재단 사회환원하라" 언론노조와 언론노조 부산일보지부는  2011년 12월 12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이 '정수재단'의 사실상 소유주의 지위를 행사하고 있다며 정수재단의 사회환원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서 부산일보를 소유한 '정수재단'과 경영진에 맞서 경영권·편집권 독립 투쟁을 벌이고 있는 이호진 부산일보지부장이 경과를 보고 하고 있다.

언론노조 "박근혜 의원은 정수재단 사회환원하라" 언론노조와 언론노조 부산일보지부는 2011년 12월 12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이 '정수재단'의 사실상 소유주의 지위를 행사하고 있다며 정수재단의 사회환원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서 부산일보를 소유한 '정수재단'과 경영진에 맞서 경영권·편집권 독립 투쟁을 벌이고 있는 이호진 부산일보지부장이 경과를 보고 하고 있다. ⓒ 권우성

▲ 언론노조 "박근혜 의원은 정수재단 사회환원하라" 언론노조와 언론노조 부산일보지부는 2011년 12월 12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이 '정수재단'의 사실상 소유주의 지위를 행사하고 있다며 정수재단의 사회환원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서 부산일보를 소유한 '정수재단'과 경영진에 맞서 경영권·편집권 독립 투쟁을 벌이고 있는 이호진 부산일보지부장이 경과를 보고 하고 있다. ⓒ 권우성

 

<부산일보> 사측은 지난 11월 30일, 편집국이 정수장학회 사회환원을 촉구하는 기사를 게재하려 했다는 이유로 윤전기 가동을 멈추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초래한 바 있다. 부산일보 노조는 이를 '편집권 침해'로 규정했다.

 

이에 대해 최 이사장은 "부산일보가 안 되는 이유가 편집권이 독립돼 있기 때문"이라면서 "광고 팔아서 먹고사는 게 신문인데 광고와 관계없이 편집국장 마음대로 내고 있다. 광고가 팔릴 턱이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러면서도 (노조가) 편집권 내놓아라, 사장 나가라 이러면 내가 택할 수 있는 방법은 직장 폐쇄"라면서 "올해 만약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고 앞으로도 나아질 가능성이 없다면 (부산일보를) 팔아버릴 수밖에 없다"며 으름장을 높았다. 최 이사장은 "이사들 모두가 그렇게 이야기 하고 있다"고 '개인적 판단'이 아님을 강조했다.

 

최 이사장은 또한 "박 위원장과 부산일보는 관련이 없다"면서 박 위원장이 자신을 '대리인'으로 이사장직에 앉혔다는 일각의 주장을 일축했다. 박 위원장은 1995년부터 2005년까지 10년 간 정수장학회의 이사장을 지냈다. 박 위원장의 뒤를 이어 이사장직을 맡아온 최 이사장은 "정수장학회 총무라는 사람이 전화가 와서 만나봤더니 이사장을 맡아달라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누구결정이냐'고 물었더니 이사들이 모두 그렇게 생각한다며 '대사님(최 이사장은 바레인 대사를 지냈다)이 지금 이사장님을 가장 잘 아시는 분일테니 누구보다 적임자 아니겠습니까'라고 하길래 수락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측근이 재단을 맡고 이끌고 있다는 비판적 관점에서 본다면 (박 위원장이) 권유한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니냐'라는 지적에 최 이사장은 "그러면 노무현 재단 문재인 이사장은 뭔가, 모시던 사람을 계속 뒷바라지 하거나 받들어주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라는 논리를 펼치기도 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월 31일 인터넷 매체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나와 정수장학회는 관계가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강조했다.

 

최 이사장은 정수장학회와 박근혜 위원장의 연관성을 부인하면서도 <부산일보> 사태가 박 위원장에게 영향을 미칠 것을 크게 우려했다. 최 이사장은 "장학회는 박 위원장과 법적으로 전혀 관계가 없다. 자기 아버지가 설립한 것인 만큼 미련은 있겠지. 나 역시 그래서 살아있는 한 이걸 지켜줄 의무가 있다"면서 "부산일보 사태가 장기화 되면 박 위원장에게 영향이 있을텐데, 그것만 생각하면 밤에 잠이 안 온다"라고 말했다.

 

또한 '박 위원장이 정수장학회를 털고 가야 한다'라는 한나라당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정신이 없거나 모자라는 사람들"이라면서 "그런 소리하는 사람이 한나라당을 나가야 한다"라고 반발했다. 

#부산일보 #최필립 #박근혜 #정수장학회 #정수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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