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보 어도는 생태공원 사이를 지난다. 공원을 산책하다 보면 어도를 볼 수 있고, 다리 역할을 하는 '공도교'에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합천보 어도도 바짝 말라 있다. 이곳 어도는 상류 쪽에 있는 유입부와 하류 쪽에 있는 유출부의 형태가 다르다. 유입부는 '자연형'인데, 유출부는 '인공형'이다. 유출부는 계단식으로, 하류 물이 많이 없을 경우 흘러내려 끝 부분에서 낙차가 생기게 돼 있다.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사무국장은 "물고기들이 점프해서 오를 수 있게 돼 있다"며 "하류 물은 고정인 높이를 유지할 수 없다. 하류 물이 적을 경우 물고기는 점프하거나 아니면 상류로 오르는 것을 포기해야 할 판"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어도를 설치했다고 하지만 보로 인해 생태계는 단절된 셈이다. 산란하려는 어류는 지천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보로 인해 가지 못하게 된다. 물고기는 지천에서 살다가 큰 강으로 내려오기도 하는데 이동이 차단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생물다양성협약에 가입해 있는데 그 정신에 위배된다"고 덧붙였다.
"물고기 입장에서 만들어야" ... 정부측 "어도 내 수량 부족 없어"
그렇다면 어도는 '전시용'일까? 환경단체인 '생명그물' 김정호 생태조사팀장은 "낙동강 하구언이 생기면서 회유성 어종들이 상류로 올라가지 못해 문제가 됐다. 치어의 경우 홍수기 때 하류로 떠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가야 하는데, 보가 있으면 차단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류의 경우 개체밀도가 늘어나면 분산하기 위해 이동해야 한다. 보가 있으면 이동을 할 수 없고, 고립되는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유전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근친교배'를 하게 되는데, 자연히 종 번식이 위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겨울에는 어류 이동이 많지 않고, 겨울 갈수기를 감안하더라도 어도는 일정 부분 수위를 유지해야 한다"면서 "일본에도 어도가 있는데 연중 유지를 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 어도를 만들어만 놓고 역할을 못하는 상황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생명그물은 3월 중 4대강사업 현장의 '어도'와 관련한 실태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김정호 팀장은 "어도는 이슈가 된 4대강사업 현장에 설치된 만큼, 국민들이 수긍하도록 만들어야 했다"면서 "사람보다는 물고기의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들어 놓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공 측은 "지난해 홍수기 때뿐만 아니라 지난해 10월 말 관리수위를 맞추었을 때, 그리고 최근에도 어도에 물이 흐르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설명을 보면, 어도에 물이 흐른 날짜보다 흐르지 않았던 날짜가 훨씬 많았던 것이다.
최근 어도가 논란이 되자 국토해양부 4대강사업추진본부는 "갈수기에도 관리수위보다 10∼50㎝ 낮은 어도 유입수위 범위 내에서 운영한다"며 "어도 내 유입 수량 부족으로 물고기가 이동하지 못하는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추진본부는 "만일 관리수위와 어도 유입수위 내에서 수량변동이 있어 어도 유입량이 부족하게 되면 소수력발전 유입량과 가동보 월류량을 중지하고, 우선적으로 어도 유지수량을 공급도록 운영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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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어도'... 물고기 다니지 못하는 물고기 통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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