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누리집
인터넷 갈무리
경찰 : "요주의 학생, 불량 학생의 명단을 알려 달라."교사 : "요주의 학생의 기준이 뭐냐. 경찰들이 학교 밖 폭력도 많은데 왜 학생을 범죄자 취급하느냐. 교사가 명단을 경찰에 넘긴다면 학생과 학부모가 학교를 어떻게 보겠느냐."경찰 : "위에서 지시가 내려와서 어쩔 수 없다. 명단을 받고 그 학생들 면담해야 한다. 정 그렇다면 징계 받은 학생들 명단이라도 내어달라."이 학교는 이른바 '불량학생 명단'을 형사에게 넘기지 않았다. 이 학교 한 부장은 "생활지도로 충분히 교육할 수 있는 학생들을 경찰에 범죄자처럼 넘길 수는 없었다"며 "교사가 제자를 수사기관에 고자질하라는 게 말이 되는 얘기냐"고 하소연했다.
이런 승강이는 전국 상당수의 중고등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학교가 이른바 '불량학생 명단'을 경찰에 넘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경찰서가 학교에 공문을 보내 학생 명단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이 교육청 한 장학사는 "명단을 넘겨야 하는지 말아야 할지 문의하는 일선 고교의 전화가 하루에도 10여 통 이상씩 걸려온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경찰청이 학교폭력 대책의 하나로 '일진회에 대한 첩보 수집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경찰청은 8일, "이달(2월) 13일까지 중학교 3075개교, 16일까지 고등학교 2264개교에 대한 현황 조사를 마칠 계획이며 일주일에 한 번씩 일진회 현황을 업데이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전체 중고등학교에 담당 형사를 지정하고, 불량학생 명단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찰의 학생 명단 무작위 수집 행위에 대해 개인정보호법 위반은 물론 학교 불신만 키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어린 학생들 가슴에 '주홍 글씨' 평생 새기려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