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이 경북 영덕.울진, 영양, 봉화 지역구에 '탈핵후보'를 공천하고 19대 총선에 뛰어들었다.
조정훈
"우리의 미래를 위해,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 가르치는 부모로서 이 땅을 제2의 후쿠시마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창당을 준비해 온 경북 녹색당 준비모임이 경북 영덕에서 창당발기인대회를 하고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영덕·울진·영양·봉화 선거구에 후보자를 내기로 했다.
'영덕핵발전소 유치백지화 투쟁위원회' 집행위원장인 박혜령(43)씨는 지난 13일 영덕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땅을 제2의 후쿠시마로 만들 수는 없다"며 '탈핵 후보', '녹색 후보'로 출마를 선언했다.
2011년 봄 영덕군수가 핵발전소 유치신청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6월부터 핵발전소 반대 대책위를 만들어 활동해 온 박 집행위원장은 "선거를 이용해 주민에게 핵 위험을 제대로 알릴 기회라고 여겼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박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 안전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핵발전 정책을 폐기하고 도시의 에너지 소비를 위해 농촌지역의 주민이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지역의 여건에 맞는 건강한 지역발전 모색, 지속가능 한 미래지향적인 국가의 에너지수급 계획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핵발전소는 에너지의 문제를 넘어 생명의 문제이며 우리 삶의 문제이고 민주주의의 문제"라며 지속가능 한 재생에너지를 선택하고 자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개발의 논리에만 치우쳐 발생하는 비민주적이고 비공개적인 의사결정 행태를 없애기 위해 주민의 건강한 비판과 비전을 포용하는 정치문화를 만들 것을 다짐했다.
박혜령 예비후보는 대구 출신으로 대구경일여고와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1997년에 귀농해 영덕에서 10년째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으며 그녀가 사는 갈천2리 부녀회장과 포항MBC 영덕 통신원을 지냈다.
영덕은 지난해 12월 23일 강원도 삼척과 함께 신규 원전 후보지로 선정돼 각각 4기 이상의 원전을 세울 계획이지만 지역 주민이 찬성에서 반대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하승수 녹색당 사무책임자는 "지금 동해안 지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핵발전소가 밀집된 지역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이 자리가 한국의 에너지 정책, 핵발전 정책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 탈핵 운동본부도 이날 논평을 통해 "이번 총선이 한국 사회 탈핵에서 어느 때보다 중요한 계기인 만큼 영덕과 삼척의 신규 핵발전소를 막아내고 고리와 월성의 노후 핵발전소를 폐쇄할 탈핵 후보의 출현은 너무도 바람직하다"며 박혜령 후보의 출마를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