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한미FTA 폐기? '또라이' 나라 따라가나"

[현장] 보수단체 '청년들과의 대화'에서 '한미FTA 폐기 불가론' 역설

등록 2012.02.22 11:02수정 2012.02.2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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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FTA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FTA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강혜란

"저에게는 아주 좋은 뉴스로군요. 굿뉴스입니다."

21일 강연 도중 오는 3월 15일 0시부터 한미FTA 발효된다는 소식을 접한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이날 저녁 서울 신촌 YBM건물 지하 2층에서 보수청년정치단체인 '노타이'와 '미래를 여는 청년 포럼' 주최로 열린 '청년들의 대화' 자리였다.

김 전 본부장은 30~40명의 청년들과 총선 예비후보 앞에서 "시장을 열기만 하면 무조건 망한다, 끝났다고 생각하는데 돌이켜보면 '개방'이라는 화두는 언제나 큰 사회적 논란을 일으켜 왔다"고 지적했다.

"'진실이 사람들에게 다가가 볼까 신발끈을 매는 동안 거짓은 지구의 세 바퀴를 돌고 있다.' 영국의 처칠 수상이 그런 말을 했다죠. 황당하고 자극적인 주장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전파되는 반면 진실되거나 따분한 설명은 (전파되는 속도가) 늦더군요. 이 말의 의미를 공직에 있으면서 많이 느꼈습니다."

김 전 본부장은 두 시간에 걸친 간담회 내내 한미FTA 체결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김 전 본부장은 "우리나라가 이토록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70년대부터 대외지향적인 수출드라이브 전략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교역이 커지니까 국내총생산(GDP)도 커지는 것이 우리나라의 경제구조이며 그래서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강연 도중 오는 3월 15일 한미자유무역협정(한미FTA)이 발효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김 전 본부장은 한미FTA 체결 필요성에 더 힘을 실었다. 김 전 본부장은 "1988년 외국산 담배를 수입하면 우리나라 담배 산업이 망할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오히려 지금 현재 우리 담배가 우리나라 농산물 작년 수출 1등이었고 무려 6억 달러의 수출 수입을 올리지 아니냐"고 주장했다.

항공 협정에 대해서도 "미국이 80년대 '오픈스카이'하자며 개방 압박을 가했는데 현재 미주노선 여객은 90%가 대한항공 아니면 아시아나"라며 "화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불과한데 우리가 DHL이나 FedEx와 같은 화물운송업체와 제대로 교역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그런 것이어서 (한미FTA로) 개방돼야 큰 물량이 오가고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미FTA 폐기? 국제사회 신뢰까지 떨어질 것"

 이날 강연이 끝난 후 열린 한미FTA폐기반대 서명행사에서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서명하고 있다.
이날 강연이 끝난 후 열린 한미FTA폐기반대 서명행사에서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서명하고 있다.강혜란

최근 민주통합당의 '협상 폐기안'에 관해서는 "이미 비준까지 끝났는데 (폐기하자고 한다면) 이것은 국가간 신뢰가 떨어질 뿐 아니라 국제사회 신뢰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발효는 돼야하며 지금와서 거꾸로 가자는 (그들의) 주장은 적절치 않다"고 꼬집었다.


한미FTA 체결에서 독소조항으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ISD(투자자-국가소송제)에 관해서도 "우리나라도 2007년 중국과 투자협정을 개정하면서 중국이 거부하는데 협상으로 도입했다"며 "(미국과의) ISD조항을 없애려면 중국을 포함해 지금까지 ISD조항을 체결한 81개국과 다 재협상을 해야하며 ICSID(투자자-국가 분쟁해결을 위한 기구) 또한 탈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ICSID를 탈퇴한 나라는 단 두 나라, 볼리비아와 에콰도르밖에 없다"며 "이 두 나라 다 좌파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많은 사업들을 국유화한 나라인데 (우리나라가) 이런 또라이 같은 나라를 따라 가야겠냐"고 언급했다.

김 전 본부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재래시장 살리기·골목상권 침해에도 "보호를 어느 정도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보호 만능으로 가면 시장 자체가 무너져 버린다"며 "유통도 중요한 산업인데 긴 안목을 보고 발전하려면 어느 정도 경쟁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이어 "재래시장 상권 보호와 중소상인 살리기에 마땅한 대안이 없는 것은 안타깝다"면서 "앞으로 고민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최근 4월 총선 출마설과 관해 김 전 본부장은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참석자들은 행사가 끝난 후 김종훈 전 본부장의 서명을 시작으로 '한미FTA 폐기 철회 촉구 100만 서명운동(FTAOK.com)'을 시작했다.

덧붙이는 글 | 강헤란 기자는 오마이뉴스 15기 인턴입니다.


덧붙이는 글 강헤란 기자는 오마이뉴스 15기 인턴입니다.
#한미FTA #김종훈 전 외교통상교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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