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이 보도한 비례대표 명단, 얼치기가 작성"

[장윤선의 톡톡! 정치카페]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보도 '악의적 오보' 비판

등록 2012.03.05 10:05수정 2012.08.0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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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지난 3일 1면 사이드 톱으로 민주통합당의 비례대표 명단을 보도했다. ⓒ <조선일보>


지난 주말 <조선일보>를 보다 화들짝 놀랐습니다. 센 단독보도를 했기 때문입니다. <조선일보>는 지난 3일 1면 사이드 톱으로 민주통합당의 비례대표 명단을 보도했습니다. 1번부터 20번까지 이름에 번호를 붙여가며 상세히 보도했습니다. 과거 전력 위주로 어떤 인물인지도 설명했습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1번에는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출신의 남윤인순 최고위원, 2번은 한국노총 위원장인 이용득 최고위원, 3번은 대학 시절 방북했던 임수경씨, 4번은 이석행 전 민주노총 위원장, 5번은 최민희 전 민언련 사무총장, 6번은 김기식 민주통합당 전략기획위원장(전 참여연대 정책실장)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명숙 대표는 당선권 마지막 부근인 19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거기다 친절한 해석까지 덧붙입니다. 민주통합당은 통합의 한 축을 이뤘던 노동계와 시민사회 출신 인사들을 비례대표에 최대한 배려할 것이라고 말이지요. 심지어 이 문건은 조만간 개최될 비례대표 공천심사위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았습니다.

<조선> 보도에 민주당 발끈...'공작정치 악습 반복'

이 보도를 접한 민주통합당은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악의적인 오보이자 공작정치의 악습을 반복하는 보수언론의 낡은 수법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가장 먼저 <조선일보>의 보도에 반박하고 나선 것은 이용득 최고위원입니다.

그는 4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비례대표 명단은 명백한 오보"라며 "어떤 형태로는 4·11 총선에 출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럼에도 이런 일이 언급되는 것은 한국노총의 민주통합당 참여를 무산시키려는 불순한 정치 의도"라고 비판했습니다.

이 최고위원은 이어 "고용노동부와 일부 언론이 도를 넘어서 한국노총의 정치참여에 대해  왜곡과 폄훼를 하고 있지만, 이는 법으로 보장된 것"이라며 "비정규직 문제, 청년실업, 정리해고, 여성 일자리, 최저임금 등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기 때문에 정치에 참여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신경민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선일보>의 취재와 편집, 가치판단을 우리는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신 대변인은 "민주통합당에 조금이라도 출입한 사람은 짐작할 수 있듯이 팩트 면에서 맞지 않다"며 "친절하게 순번까지 정해준 것도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는 "<조선일보>가 거론한 몇 사람은 전혀 검토대상에 오르지도 않았다"며 "당내 깊숙한 사정을 모르는 자가 만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무엇보다 신 대변인은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이 명단은 지금까지 거론됐던 이름이 총망라돼있다"며 "그런데 최근 비밀리에 거론됐던 핵심 인물들은 다 빠졌으니 얼치기가 작성한 명단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신 대변인은 또 "<조선일보>가 그런 기사를 1면 사이드 톱에 실었다는 결정에 놀랐다"며 "언론자유가 있으니 쓰는 걸 뭐랄 수는 없지만 당에 큰 파문을 일으킨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습니다.

신 대변인의 말대로, 민주통합당을 출입하는 기자들이라면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인물들이 대개 거론됐습니다. 아주 상식적인 수준의 명단입니다. 그리고 누가 보더라도 번호와 이름은 틀릴 수 있는 명단이었습니다. <조선일보>도 스스로 이렇게 밝힙니다. "물론 이 명단에 실렸다고 공천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이지요.

그렇다면, <조선일보>가 이 명단을 보도한 의도는 무엇일까요?

"당내 갈등 증폭시키려는 <조선>의 불순한 의도"

신경민 대변인의 말입니다.

"민주당을 흔들려는 것밖에 더 있을까요? 지역 공천 개판 치면서, 결국 비례대표 공천도 개판이다 이런 걸 보여주려고 한 것 같습니다."

홍영표 민주통합당 의원은 "<조선일보>의 아주 악의적인 조작보도"라며 "이용득 위원장이 비례대표 2번이라는 명단이 보도되면서 한국노총이 발칵 뒤집혔다"고 말했습니다. 이미 이 위원장은 당내에서도 비례대표로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한국노총 대의원대회에서도 이미 결정된 내용이라고 말이지요.

무엇보다 홍 의원은 "대여섯 명 빼고는 다 틀린 명단"이라며 "분야별로 추천받아 공심위에서 결정하는 절차를 아직 시작도 안 됐는데 이런 명단을 유포하는 것은 매우 의도가 불순하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 명단은 결국 시민사회 죽이기 명단"이라며 "당내 갈등을 증폭시켜 논란의 화살을 시민사회와 노동계로 돌리려는 의도된 오보"라고 비판했습니다.

김현 민주통합당 수석부대변인은 좀 더 구체적으로 문제를 짚어냅니다. 그는 "비례대표로 거론되는 인물이 누구인지 취재한 다음 주로 얘기되는 인물들을 거론한 것"이라며 "문건을 입수했으면 한 부분이라도 보여줘야 하는데 그래픽으로 명단을 처리한 것으로 볼 때 문건을 입수했다는 주장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 수석부대변인은 "<조선일보>가 당을 우습게 생각하는 것이 분명히 드러난 사건"이라며 "언론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상실한 대표적 보도로 꼽을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또 "선거 때만 되면 검찰이 선거개입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보수언론도 똑같이 하려는 것 같다"며 "결국 친노와 시민사회, 노동계가 다 해먹는다는 핑계를 대기 위한 공작정치"라고 주장했습니다.

김현 수석부대변인은 "결국 <조선일보>가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공천심사위원회를 '허수아비'로 만들 생각으로 작성한 명단 같다"며 "틀릴 줄 알면서도 과감하게 던지는 것을 보면 이것은 되게 하기 위한 명단이라기보다는 안 되게 하기 위한 명단"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당내 고위 관계자는 "이런 보도는 의도가 너무나 분명한 오보"라며 "아웃시키고 싶은 사람들을 거론하고 결과적으로 죽이기 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조선일보>가 제시한 명단을 자세히 보니 1번부터 6번까지 죄다 시민사회 출신이거나 노동계 인사입니다. 틀린 줄 알면서도 과감하게 보도하는 용감함. 역시, <조선일보>입니다.
#조선일보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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