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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우익 통일부 장관 ⓒ 유성호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연일 대북 강경발언을 쏟아내고 있어 그 배경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8일 오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북한정책포럼 조찬강연에서 "탈북자 문제의 근본 원인을 제공하는 것은 북한"이라고 비난했다.

류 장관은 "자기 국민을 먹이지 못하고 정치적으로 박해해서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는 일은 일차적 책임이 북한에 있다"며 "북송되어 왔을때 가혹하게 처벌하는 이중, 삼중의 박해를 멈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 장관은 이어 최근 북한이 남한 정부와 이명박 대통령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험담과 욕설을 퍼붓는데 대해서는 "내부가 시끄러워지면 바깥으로 문제의 초점을 돌려서 내부를 정비해나가는 전통적인 국가 통치전략"이라고 깎아내렸다.

그는 또 "북한의 내부 권력관계가 완전히 정비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북한이 내부 권력관계가 완전히 안정되면 쓸데없이 대내외에 긴장을 조성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북한 권력승계가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던 정부 입장과는 사뭇 다른 발언이다.

류 장관의 이와 같은 발언은 어제(7일) 서해 연평도의 해병대 부대를 방문한 김관진 국방장관의 발언과 겹쳐지며 정부내 대북한 기류가 변화한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김 장관은 당시 이 자리에서 장병들에게 "북한의 도발시 원점과 지원부대까지 완전히 굴복할 때까지 강력히 응징할 것"을 당부하고 특히 "적 사격량의 10배까지 대응사격하라"고 했다.

김 장관은 또 "최근 북한의 수사적 위협과 포병 사격훈련,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의 군부대 방문 횟수가 대폭 증가한 것은 북한의 권력승계가 완전하지 않다는 방증"이라고 말해 류 장관의 김정은 권력승계 평가와 궤를 같이 했다.

그는 "(북한이 도발하면) 군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복수차원에서 단호하고 강력하게 응징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7일 연평도 해병대 부대를 방문하여 군사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 국방부

청와대 긴급 안보장관회의 이후 강경발언 잇따라

이같은 발언들은 지난 6일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긴급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소집해 총·대선에 북한이 개입할 가능성을 포함한 전반적인 대북 대책을 논의한 다음에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2시간 가까이 열린 회의에서 북한 '김정은 체제'의 최근 동향과 동북아시아 안보 현황을 보고받고, 총선과 대선에 북한이 개입해 국론을 분열시킬 가능성 차단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는 김성환 외교·류우익 통일·김관진 국방장관, 원세훈 국정원장, 하금열 대통령실장, 천영우 외교안보수석, 안광찬 국가위기관리실장, 김태효 대외전략기획관 등이 참석했다.

한편,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류 장관의 이날 발언은 탈북자 문제가 한국, 중국, 미국 등 주변국들에서 논란이 되고있는 반면 북한만 빠져있는 상황에서 처음으로 작심해서 한 발언"이라며 "북한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남측의 대화 제의에 호응하고 나와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