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근혜 결집용 '정운찬 신당' 뜰 수 있을까

공천 배제 친이계-국민생각-자유선진당 접촉...정운찬 "이미 늦었다"

등록 2012.03.11 10:28수정 2012.03.1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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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 유성호


4·11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10일 전국을 포괄하는 야권연대에 합의한데 비해 보수 쪽은 갈라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우선 새누리당 공천에서 대거 배제된 친이(이명박계) 인사들과 '국민생각' 쪽을 중심으로 정운찬 전 국무총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그를 전면에 내세워 세력화하면서 보수세력 내의 비(非)박근혜 진영을 결집시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총리는 세종시 수정문제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대립한 바 있고, '초과이익공유제'로 삼성그룹 등 재벌들과도 마찰을 빚는 등 중도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 낙천이 확실시되면서 탈당을 공언하고 있는 안상수 전 대표 등 새누리당 낙천자들과 국민생각의 박세일 대표가 박근혜 위원장에 맞서는 대안으로 그를 염두에 두고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의 극단적인 대결의 정치문화를 바꿔야 한다며 지난해 말부터 새누리당 인사들은 물론 한광옥 전 대표 등 민주당 구민주계 인사들과 만나온 김덕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전 대통령 통합특보)도 최근 정 전 총리를 만났다고 한다.

정운찬 전 총리 쪽 "이미 늦었다"며 부정적 분위기

이런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9일 정 전 총리와 청와대에서 오찬을 겸해 독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는 정 전 총리가 동반성장위원장으로서 동반 성장의 추진 상황을 설명하고 싶다고 요청해온 데 따라 만들어진 자리로 동반성장 문제가 대화주제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정 전 총리가 이 대통령의 후계구도 속에서 국무총리를 맡았던 인물이고, 친이계 일각에서 그를 앞세운 세력화를 구상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만남 자체가 정치적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a  4.11총선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전여옥 의원이 9일 오전 국민생각 입당을 선언한 뒤 박세일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4.11총선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전여옥 의원이 9일 오전 국민생각 입당을 선언한 뒤 박세일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 남소연


정 전 총리는 현재까지는 자신에 대한 정치적 요구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한 측근은 "정 전 총리가 김덕룡 의장, 박세일 대표, 안상수 전 대표로부터 정치참여에 대한 제안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정 전 총리는 지금 총선에 개입하기는 늦었고 총선성과 없이 대선에 참여할 수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그를 내세우려는 친이계나 박세일 대표 등과는 정치적 가치에 대한 차이도 크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일 대표가 국민생각 창당을 함께 준비하던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와 갈라진 이유 중 하나가 재벌개혁 문제였던 데 비해 정 전 총리는 재벌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인물이다.

'국민생각' 박세일, "자유선진당과 시대 보는 안목 같다"

'정운찬 신당'론과 함께 자유선진당과 국민생각의 합당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전여옥 의원의 입당 등 새누리당 낙천자들에 대한 '이삭 줍기'에 나선 국민생각이 추가로 4, 5명 정도의 현역의원을 영입한 뒤 현재 15석인 자유선진당과 합당해 원내교섭단체(20석)를 만드는데 양당이 합의했다는 것이다.

박세일 대표는 9일 불교방송 <전경윤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자유선진당과의 통합 또는 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양당구조를 극복해야 한다는 면에서 자유선진당과 시대를 보는 안목이 같다"며 "앞으로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두 가지의 큰 흐름이 합쳐질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으나 자유선진당의 기반인 충청권이 박근혜 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고, 세종시 수정문제를 높고 정 전 총리와 자유선진당이 격하게 대립했다는 점에서 부정적 전망도 많다. 이와 함께 세종시 수정에 실패해 물러난 전 총리가 대선주자로서의 동력을 잃은 게 아니냐는 시각도 큰 부담거리다.
#정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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