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복은 없다"... 공천탈락 광주 현역의원 대거 출마

[총선 현장-광주] 민주당 탈당과 출마선언 이어져... "당선만 하면"

등록 2012.03.19 13:55수정 2012.03.1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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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통합당 4. 11 총선 호남지역 공천에서 탈락한 김재균(광주 북구을), 강봉균(전북 군산), 최인기(전남 나주화순), 조영택(광주 서구갑)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이날 이들은 "공천심사위원회는 자의적 잣대를 들이대며 흠결 없는 후보들을 공천에서 배체시켰다"며 "친노 세력의 각본에 따라 꼭두각시처럼 유력한 호남 정치인을 학살한 것이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4. 11 총선 호남지역 공천에서 탈락한 김재균(광주 북구을), 강봉균(전북 군산), 최인기(전남 나주화순), 조영택(광주 서구갑)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이날 이들은 "공천심사위원회는 자의적 잣대를 들이대며 흠결 없는 후보들을 공천에서 배체시켰다"며 "친노 세력의 각본에 따라 꼭두각시처럼 유력한 호남 정치인을 학살한 것이다"고 말했다.유성호

광주에서 '승복'은 없었다.

4·11총선을 위한 민주통합당의 공천이 마무리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 지역의 '탈당 러시'가 두드러지고 있다. 광주 8개 지역구 중 이번에 낙천한 현역 국회의원 3명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김재균, 조영택)하거나 고려(김영진)하고 있다. 민주당이 무공천 결정을 내린 동구는 2명의 예비후보가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이병훈, 양형일)를 선언했다.

이외 공천에서 탈락한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들도 속속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광주 지역 총선 정국이 혼란스런 상황이다.

이에 많은 시민이 당의 선택에 불복한 후보들에게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으며, 동시에 낙천한 후보를 지지하는 움직임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현역 낙천자, 잇따라 무소속 출마 선언

5일 일찌감치 민주당의 공천을 받지 못한 초선의 조영택(광주 서구갑), 김재균(광주 북구을) 의원은 각각 14일과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조 의원은 14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칙도 기준도 없는 밀실공천으로 조영택을 희생시키려는 음모에 결코 굴복할 수 없다"며 "탈당이 또 다른 고난과 독배임을 분명히 알지만, 그 잔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무소속 출마 뜻을 밝혔다.


이어 그는 "특정인을 공천하기 위해 현역의원을 배제시킨 후 아무런 결정도 못한 채 현재까지 표류하고 있다"면서 "이는 광주시민과 서구민을 우롱함과 동시에 얕잡아본 행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민주당 광주 서구갑 경선은 14일까지 경선 방식을 두고 표류하다가 기존 공천심사위원회(이하 공심위)가 상정한 원안대로 박혜자-장하진 여성 후보 간 경선으로 확정됐다. 하지만 장하진 후보가 19일 후보 등록을 포기했다.


김재균 의원 역시 15일 광주시의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특정 친노 486은 원칙과 기준 없이 호남 현역의원만을 탈락시키고 광주시민을 우롱하고 얕잡아 보는 공천학살을 자행했다"며 "민주화의 성지이자 민주정부의 뿌리인 광주의 자존심을 흔들어 버렸다"고 무소속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김 의원의 지역구인 북구을은 당내 경선을 통해 임내현 후보가 최종 후보로 결정됐다.

5선의 김영진 의원(광주 서구을) 역시 5일 공천 탈락이 확정된 가운데 무소속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이번주에 거취를 표명할 예정이다.

민주당 국민경선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전직 동장의 '투신 사망' 사건이 발생한 광주 동구는 민주당이 일찌감치 공천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탈당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예비후보였던 이병훈 후보는 7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무책임하게 무공천 지역으로 지정한 동구에 출마해야 하는지 고민했다"며 "많은 분이 용기를 줘 고민끝에 무소속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투신 사망' 동구, 민주당 출신 무소속 3명 가능성

역시 민주당 예비후보였던 양형일 후보는 13일 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공신 선언했다. 양 후보는 광주시의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몸담은 당을 잠시 떠나는 아쉬움과 아픔이 있지만 불가피한 선택일 수밖에 없다"며 "박주선 후보는 정계를 떠나고 유태명 동구청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와중에 투신 사망 사건에 연루된 현역 박주선 의원의 출마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도 나오면서 동구의 '민주당 출신 무소속 후보 난립'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전 동장의 투신 사망 사건을 계기로 동구 계림동 선거인단 불법 모집 수사에 착수해 관련자 5명을 구속했다. 이어 8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박주선 의원과 유태명 동구청장을 불구속 입건했으며, 12일에는 동구 지원동으로 수사를 확대해 1명을 추가로 구속했다.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한 예비후보들의 무소속 출마도 이어지고 있다.

광주 북구갑 공천에서 탈락한 김경진 후보는 15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혀 객관적이지 못하고, 공정하지 못한 공천심사 과정 탓에 국민경선 공천이라는 구호는 그저 허울에 불과했다"고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혔다. 북구갑은 현역인 강기정 의원이 12일 국민경선 과정을 거쳐 민주당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야권연대로 오병윤 진보통합당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나서는 광주 서구을 역시 민주당 예비후보였던 서대석 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서 후보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더 이상 중앙당은 광주 시민에게 희생만을 강요하는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며 "진정 서구민을 대변하고 대의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정치인이 되기 위해 어려운 첫발을 내딛겠다"고 탈당 의사를 밝혔다.

여성 후보 간 경선으로 확정됐던 광주 서구갑의 송갑석 예비후보는 "본선 경쟁력이 가장 높은 여론조사 1위 후보를 배제시키는 지도부와 공심위에는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기 때문에 재심을 신청하지 않겠다"며 "19일 별도의 기자회견을 통해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겠다"고 무소속 출마를 시사했다.

낙천자 지지선언 이어져... 시민들 '글쎄'

이러한 상황에서 낙천자들을 향한 지지선언도 나오고 있다. 

광주의 일부 종교·시민단체 대표들은 14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영진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한 것에 울분과 개탄의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며 김 의원의 무소속 후보 추대 의사를 밝혔다.

이에 김 의원은 "지역민과 지역 원로들의 의견을 수렴해 곧 (무소속 출마)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광주 서구갑 지역위원회도 15일 긴급 상무위원회를 열고 "조영택 의원과 송갑석 후보를 배제한 경선 결정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18일에는 박주선 의원의 지지세력인 민주당 동구지역위원회 소속 일부 시의원을 비롯한 지방의원들이 "잘못된 경선제도와 준비 미흡에서 벌어진 돌발적 사건을 한 개인에게만 책임을 지우는 것은 온당치 못한 처사다"며 "박주선 의원의 동구 출마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의 시선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당 결정에 불복한 것은 '합의 정신'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A씨(75. 광주시 북구)는 "당에 공천 신청을 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합의한 것"이라며 "공천에서 탈락하니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오는 것은 합의를 져버리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또 '대규모 탈당과 무소속 출마'는 민주당이 광주에서 갖는 '특수 가치' 때문이란 분석이 있다. 즉, 민주당과 관련한 이력만 있으면 낙천했더라도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광주일보>는 최근 지역 정치권에서 적어도 3~4명의 무소속 후보(전남 포함)가 당선할 것이라 예측했다.

이에 대학원 박사과정의 백경호씨는 "(공천에서 탈락했다고)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소속했던 정당을 무차별 공격하고, 또 나중에 복당하는 것을 보면 국민은 정치 혐오를 느낄 수밖에 없다"며 "공천과 상관없이 광주에서는 이긴 놈이 '장땡'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덧붙이는 글 | 소중한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덧붙이는 글 소중한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광주 #민주통합당 #무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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