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끝내 구럼비 바위 발파 감행하나

'공사정지명령 청문' 열리는 20일 발파 예정

등록 2012.03.18 17:19수정 2012.03.20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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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가 유네스코 자연유산 3관왕 기념으로 연 국제사진공모전에서 은상을 받은 구럼비 사진. 정우철 감독의 작품인 이 절경은 정령 깃든 구럼비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 절경도 이젠 사진에서만 볼 수 있게 될지 모른다. 삼성이 이 사진 속 풍경에서 불과 10미터 떨어진 할망물 근처에서 구럼비 본격 발파를 감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제주도가 유네스코 자연유산 3관왕 기념으로 연 국제사진공모전에서 은상을 받은 구럼비 사진. 정우철 감독의 작품인 이 절경은 정령 깃든 구럼비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 절경도 이젠 사진에서만 볼 수 있게 될지 모른다. 삼성이 이 사진 속 풍경에서 불과 10미터 떨어진 할망물 근처에서 구럼비 본격 발파를 감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정우철 감독

삼성물산(이하 삼성)이 20일부터 구럼비 바위를 본격적으로 발파할 예정이다. 이날은 제주도가 해군에 요구한 '공유수면매립공사 정지명령 청문'이 열리는 날이어서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발파하려는 지점은 '할망물' 근처. 할망물은 강정마을 주민이 제삿물로 쓰거나 기도를 하던 곳으로 민속문화재 가치가 높아 보존 논란이 멈추지 않는 구럼비 용천수다. 특히 이곳은 구럼비 발파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 국민의 시선을 끌었던 정우철 감독의 구럼비 사진 속 풍경에서 불과 10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온 국민에게 감동을 준 아름다운 풍광이 파괴될 위험에 처한 것이다.

삼성이 계획하고 있는 발파는 이전의 구럼비 발파와는 많이 다르다. 지금까지 발파는 케이슨 작업장을 만들기 위해 구럼비 인근 밭을 발파하는 것이었다. 이 작업은 삼성과 함께 공사를 수주한 대림산업이 진행했다. 

그러나 삼성이 20일 발파하려는 것은 구럼비 바위 그 자체다. 삼성은 '할망물' 인근 지역에 가로 24m, 세로 78m 규모의 적출장(방파제 공사를 위해 필요한 자재나 장비를 선박으로 옮기기 위한 임시 선착장) 만들겠다며 구럼비 바위 본격 발파를 예정하고 있다. 삼성이 발파를 강행하면 처음으로 구럼비 바위를 폭파하는 것이다.

삼성은 구럼비 바위 본격 발파를 위해 '천공(바위에 화약을 넣기 위해 구멍을 뚫는)작업'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과 삼성은 구럼비 본격 발파를 위해 쓰일 화약 8톤을 운반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삼성의 구럼비 발파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를 반대하는 각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7일 서울 삼성물산 본사 앞에서는 '구럼비 발파 저지와 구속자 석방을 위한 생명평화 미사'가 열렸다. 또 강정마을회는 "자연유산 파괴하면서 전쟁기지 짓는 삼성은 군수회사인가"라며 이를 반대하는 다양한 형태의 직접·온라인 행동을 호소하고 있다.


한편 제주도는 20일 '공유수면매립공사 정지명령 청문'을 연다. 제주도는 청문에 해군이 불응하거나 소명이 부족하면 즉각 공사정지 명령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제주도의 입장에 대해 지난 16일 제주를 방문한 국무총리실장 등은 "제주해군기지 공사는 법적으로도 하자 없다"며 '해볼 테면 해봐라'는 식으로 발언한 바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구럼비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삼성 #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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