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로 자살...사고에 책임지는 자세 보여라"

[현장] 20일 '기관사 사망' 서울도시철도 규탄 결의대회

등록 2012.03.20 20:53수정 2012.03.20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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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시철도노조 20일 오후 3시 서울시 성동구 용답동 본관앞에서 정주남 위원장과 조합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사측 경영진을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가졌다. ⓒ 박상봉


서울도시철도노조는 20일 오후 3시 서울시 성동구 용답동 서울도시철도 본관 앞에서 정주남 위원장과 조합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사 경영진을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가졌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지하철 5, 6, 7, 8호선을 운행하고 있다.

정주남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고(故) 이재민 노동자는 공황장애를 앓다가 지난 12일 오전 8시 2분경 아침 교대근무 마치고 퇴근길 지하철 5호선 왕십리역 승강장 비상출입문을 열고 선로 쪽으로 나가 마천행 열차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었다. 그런데도 경영진은 자살한 것이라 요구사항을 수용할 수 없고, 고인 영정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할 것이 없다고 되풀이 말하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정 위원장은 "지난 2003년 두 명의 노동자가 공황장애를 앓다가 희생당했고, 그 뒤 11명의 기관사가 고용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승인을 받은 바 있다"며 "공사 경영인들은 사고에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라"고 주장했다.

이상무 공공운수연맹 위원장은 연대사를 통해 "노동자가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얼마든지 가능한데도 도시철도공사 경영진들은 공공성보다는 효율성을 중시하면서 노동통제만 강조해 결국 고(故) 이재민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갔다"면서 "제2, 제3의 고 이재민 노동자가 나오지 않도록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도시철도노조 김태훈 승무본부장은 경과보고 통해 "지난 16일 고인의 유족들은 ▲ 공사의 사과와 명예회복 ▲ 산재인정 및 유족보상 ▲ 재발방지대책 등을 내용으로 하는 요구안을 전달했다"며, "공사 측 잘못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유가족들이 억울하지 않도록 응분의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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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시철도노조는 지난 19일 서울시 성동구 용답동 도시철도공사 본관앞 분향소를 설치하여 조문객들의 발길이 끝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 박상봉


이에 대해 공사 측 김성호 운영본부장(직무대행)은 승무분야 관리자들과 함께 서울 성동구 행당동 17번지 한양대병원 장례식장 고인의 빈소에 찾아와 "사과할 것이 없고 보상해줄 것이 없다"고 밝혔다.

도시철도노조는 고 이재민씨에 대한 산업재해 보상을 위해 자료를 확보하고 있지만 현행 법이 자살에 의한 사망은 산재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노조와 공사 측의 대립은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지난 12일 오전 8시경 고 이재민 노동자는 사망했으나 지금까지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한양대병원 장례식장 영안실에 안치되어 있다. 도시철도노조는 지난 19일 서울시 성동구 용답동 도시철도공사 본관 앞에 분향소를 설치하여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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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시철노조는 조합원 10여명은 20일 오전 9시 서울시 성동구 용답동 공사본관앞 공사측 경영진 규탄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 박상봉

덧붙이는 글 | 박상봉 기자는 서울도시철도노조 조합원입니다.


덧붙이는 글 박상봉 기자는 서울도시철도노조 조합원입니다.
#서울도시철도노조 #박상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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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봉 기자는 원진비상대책위원회 정책실장과 사무처장역임,원진백서펴냄,원진녹색병원설립주역,현재 서울시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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