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무지개' 교정시설 담 안에서 더욱 꽃피길

교정시설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달라지고 있어요

등록 2012.03.21 11:52수정 2012.03.2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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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정시설에서의 문화예술연극공연
교정시설에서의 문화예술연극공연이영미

교정시설에 문화예술의 꽃씨들이 심어진다. 바람이 우연히 꽃씨를 날려서 척박한 땅에 자생적으로 피는 꽃들과 스스로 피우고 싶은 꽃들을 피우는 땅들의 마음은 어떻게 다를까.

올해 교정시설(矯正施設)에 보급되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들은 사전 수요희망 조사를 통해 교정시설이 원하는 분야를 먼저 공지하고, 그 분야를 다양하게 실행할 프로그램들을 모집한 뒤 같은 분야라도 다양한 기획내용을 교정시설이 선택한 후 보급하게 된다. 교정시설이라는 구성원들이 원하는 문화예술의 꽃씨들을 골라서 심게된 셈이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고 법무부와 협력하는 2012년도 전국 교정시설 문화예술 교육사업은 체험형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으로 구성될 계획이다. 해당 교정시설의 사전수요조사를 바탕으로 희망하는 수요에 의거한 문화예술교육의 기획 서류와 동영상자료와 함께 공모형식으로 받아 1차 선정한 뒤 다시 법무부가 이들 프로그램과 해당 교정시설을 확정해 4월부터 시행하게 된다.

교정시설 문화예술 교육은 전국 56개 교정시설의 77% 규모인 43개 교정시설이 참여를 희망했고, 충북 지역에는 청주교도소, 청주여자교도소, 청주소년원, 충주구치소 등 4개 교정시설이 참여를 희망해 4월부터 12월까지 매주 1회 2시간씩 30회를 실행하게 된다. 청주교도소는 '나아지는 삶을 위한 행복한 책 만들기 - 나를 살펴보는 특별한 여행'의 문학교육 프로그램을 청노교육 문화센터가 주관해 실행하게 됐다.

주강사와 추진담당과 특강사 등이 모두 지역에서 저서를 몇 권씩 발간한 전문작가들로서 교정시설의 스트레스 해소와 자존감 회복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성취감을 느껴 사회성 회복에 도움이 되게끔 기획됐다. 특별한 사항은 교육생들이 적극적으로 스스로 책을 발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 그리고 청주 여자교도소의 경우는 음악교육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청주소년원은 국악과 무용, 충주구치소는 미술교육 프로그램을 실행하게 됐다.

마음의 냉담, 서서히 녹아가네

 교정시설에서 송파산대와 양반탈춤 교육을 받는 모습
교정시설에서 송파산대와 양반탈춤 교육을 받는 모습이영미

이전에 청주교도소와 청주여자교도소에서 시행된 연극과 음악 등의 문화예술교육 실행 후 청주교도소 수료생들이 제출한 소감문에서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다.


"죄를 짓고 수용생활을 하고 있고 견디기 위해서 일부런 담안에서는 냉혹해져야 산다고 하기에 강한 척, 차가운 척 하고 지냈지만 그럴수록 마음이 더 외로워졌다. 다시 출소했을 때 이러한 냉담한 마음을 그대로 가지고 가야 하나 하는 회의도 들었지만 부드러운 음악을 자꾸하고, 감성이 살아나고 부드러워지고 방안의 동료들에게 성을 잘 안내게 됐다."

청주여자교도소에서 연극교육을 받은 수용생들은 "몸과 몸을 통한 이신전신(以身傳身)으로 마음 안의 앙금들을 몸짓으로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대인 공포증이 사라져 사회 복귀에 자신감이 생길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외에도 '사회와 단절된 이곳에서 지속적으로 찾아와서 열정적으로 교육하는 강사님들의 정성으로 많은 배움과 위로가 되어 성격이 많이 온화해집니다' '두 개의 반 선택을 놓고 연극반을 선택했는데 참 잘한 것 같다. 매주 연극시간만 기다려지고 마음안의 앙금이 녹는 것 같다'는 다양한 소감이 나오기도 했다.

그동안의 교정시설에 시행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은 먼저 프로그램을 공모받아 법무부와 협력하여 교정시설과 매칭했으나 이번에는 교정시설이 희망하는 사전수요조사를 먼저 받아 그에 맞는 프로그램들을 기획하도로 해 교정시설이 희망하는 교육목적에 상당히 근접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공감지수를 높이겠다는 의도다.

수용생이 교육매개체에서 교육촉매자로

 수용생들의 얼굴은 탈로 가리고 교육종강후 실버탈춤단과 교류공연을 마친 모습
수용생들의 얼굴은 탈로 가리고 교육종강후 실버탈춤단과 교류공연을 마친 모습이영미

청주교도소에는 자신에게 맞는 시각예술교육을 장기간 교육받은 수용생이 모범수가 돼 감형을 받아 특사로 출소한 후 지자체를 비롯해 전국 중견작가와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하는  사례가 있다. 수용자가 변화돼 문화예술 작가로 된 드문 경우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교정시설에서의 문화예술교육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만큼 문화예술교육이 교정시설의 스트레스 해소뿐 아니라, 나아가 같은 교정시설안의 수용생들에게도 영향을 주고 스스로의 삶의 변화도 만들어 사회복귀가 가능하고 문화예술매개의 역할도 할 수 있다는 것이 실증된 사례이다

그러나 교정시설 소통문화와 시스템은 계속 변화해야 바람직하다. 수용생 몇 명에게 영향을 주는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이 아니라 수용생들의 소통환경의 변화와 교정시설 내의 문화에 대한 시스템의 변화와 개선을 유도해 수용생들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구조의 개선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용생들이 스스로 변화해 공감지수가 높아질 때를 교정시설은 경계하는 경향도 있고, 또 한창 교육의 효과가 최고치에 이르렀을때 30회로 제한된 시수로 종강을 해서 아쉽다는 수용생들이 많았다. 그래서 올해부터 효과가 좋았던 교육은 지속적으로 이어지게 해 부분 보완했다.

올 한해 충북의 4개 교정시설에 실행되는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들이 수용생들의 마음에 공감 무지개를 이뤘으면 한다. 또한, 교육 프로그램들이 좋은 결실을 맺어 수용생들이 발표할 때는 전체 수용생이나 지역사회가 관심을 가지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교정문화예술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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