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선 사탕 들고 후드 쓰면 총 맞는다?

'흑인소년 총격사망사건' 전국적 파장... FBI까지 수사 나서

등록 2012.03.27 10:23수정 2012.03.27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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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밤 7시 30분 샌포드 AME 처치 앞마당에서 열린 시위에서 '네이버후드 워치 살인자를 기소하라'는 표지판과 함께 여성 시위자들이 스킷들 사탕 봉지를 들고 항의하고 있다.
20일 밤 7시 30분 샌포드 AME 처치 앞마당에서 열린 시위에서 '네이버후드 워치 살인자를 기소하라'는 표지판과 함께 여성 시위자들이 스킷들 사탕 봉지를 들고 항의하고 있다.김명곤

지난 2월 26일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 북부 샌포드시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이 흑인 사회는 물론 미국 사회 전체에 큰 파장을 일으키며 대규모 인종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건 당시만 해도 흔히 발생하는 지역뉴스에 지나지 않았던 흑인 소년 마틴 트레이본 총격 사건은 지난 12일 지역 내 흑인 교회의 유명 선교사가 이끄는 시위에 400여 명이 모인 것을 계기로 전국적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이번 사건은 특히 동네 출입문이 있는 주택단지에서 뚜렷한 범죄 혐의점이 없는 17세 흑인 소년이 총기를 소지한 28세 백인 청년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점에서 인종갈등으로 발전될 소지를 안고 있다.

여기에다 흑인 소년이 백인에 의해 죽었으나 백인은 처벌받지 않아 흑인민권운동의 씨앗이 된 '에밋 틸 사건'(1955년 14세 흑인소년이 백인여성에 휘파람 불었다는 이유로 구타당해 죽은 사건)과 유사한 틀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엄청난 폭발력을 안고 있다.

소년을 살해한 조지 짐머맨은 자신의 행위를 정당방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트레이본의 가족과 지지자들은 짐머맨의 무모한 스토킹 행위는 물론, 자신보다 11살이나 어린 비무장 소년과 말싸움 몸싸움 끝에 총기를 사용한 것은 상식을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행위라고 주장한다. 

흑인 급진단체, 총격 청년 체포에 '상금 1만 달러'

 지난 20일 7시 30분 샌포드에서 열린 항의 시위에서 흑인 주민들이 '인종차별 반대'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지난 20일 7시 30분 샌포드에서 열린 항의 시위에서 흑인 주민들이 '인종차별 반대'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김명곤

트레이본 지지자들은 짐머맨이 구속될 때까지 어떤 투쟁이라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13일 플로리다 FAMU대학 흑인법학도협회가 중심이 되어 세미놀 카운티 법정 앞에서 시위를 벌였고, 20일 저녁 7시에는 샌포드 AME처치에서 '타운미팅'을 벌임과 동시에 500여 명이 구호를 외치며 가두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우리는 (모두) 트레이본이다", "정의 없이 평화 없다", "인종차별을 중단하라", "짐머맨을 기소하라", "경찰서장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지나치는 차량들도 이들의 구호에 맞추어 경적을 울리며 지지하는 표시를 했다.

특히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트레이본이 총격을 받아 사망할 당시 손에 들고 있던 스키틀 캔디나 캔디 봉지를 손에 들거나 표지판에 붙인 채 행진해 '억울한 죽음'을 항의했다.


한 여성 시위자는 자신의 피켓 표지판에 붙인 트레이본의 사진을 가리키며 "얘 얼굴을 봐라, 얘 눈을 봐라! 도대체 이런 애송이에게 총질을 하다니!"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다른 남성 시위자는 "인종적 편견의 문제가 아니다, 정신이상자의 이상 행동이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2일에는 샌포드 퍼스트 실로 미셔너리 처치에서 8000여 명이 모여 유명 민권운동가인 알 샤프톤의 주도로 항의 집회를 가졌고, 24일에는 '반 백인주의'를 외쳐온 흑인 급진 단체 '블랙팬더'가 세미놀 카운티 법원 앞에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과격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특히 이 단체는 짐머맨을 체포하는 사람에게 1만 달러의 상금을 주겠다고 공표했다.

26일 오후 4시에는 세미놀 카운티 법원 앞에서는 전 민주당 대선 후보이자 흑인 사회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온 제시 잭슨 목사가 참석하는 군중집회와 대규모 거리 시위가 예정되어 있다. 잭슨 목사는 군중집회에 앞서 25일 오전 11시 올랜도 중심부에 가까운 이튼빌의 마케도니아 미션처치의 설교 단상에서 "(인종)폭력을 중단하라", "여러분의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키라"고 반복적으로 외치며 트레이본 마틴의 부당한 죽음에 분노를 표시했다.

이 밖에도 플로리다 지역의 탬파, 탈라하시, 잭슨빌, 마이애미, 그리고 애틀랜타, 시카고, 워싱턴, 볼티모어, 버지니아 노포크, 뉴욕, 피츠버그, 아이오와시, 필라델피아, 시애틀, LA 등지에서도 연이어 릴레이 항의 집회가 열리고 있다.

 제시 잭슨 목사가 25일 오전 11시 올랜도 지역 이튼빌의 마케도니아 미션 처치에서 설교단상에서 트레이본 사건과 관련하여 발언하고 있다.
제시 잭슨 목사가 25일 오전 11시 올랜도 지역 이튼빌의 마케도니아 미션 처치에서 설교단상에서 트레이본 사건과 관련하여 발언하고 있다.김명곤


이처럼 시위가 이어지면서 일반인들의 관심이 증폭되자, 릭 스캇 플로리다 주지사는 주 검찰청의 수사를 약속한 데 이어 16일 특별검사를 임명했다. 13일에는 미 의회의 강력한 요청과 더불어 미 연방검찰(FBI)까지 수사에 나서게 되었다.

비무장 17세 소년에게 '위협'받아 총질?

이번 사건으로 인해서 2005년에 미국에서 처음으로 통과된 플로리다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stand your ground)' 법도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현재 미국 주들의 절반이 실시하고 있는 이 법은 공화당의 지지 기반인 미국 총기협회가 적극 밀고 있는 것으로, 주민들이 자신의 집에 침입한 사람에게는 물론 길거리 행보 중 또는 운전 중에 위협적인 상황에서 총을 발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것이다. 결국 이 법은 짐머맨이 무죄를 주장할 여지를 남겨주고 있는 셈이다.

현재 일반 여론은 짐머맨의 스토킹과 총기 사용이 불법 또는 부적절하다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단지 범죄행위가 의심된다는 이유로 스토킹을 한 행위와, 비무장의 17세 소년과의 몸싸움에서 '위협'을 느껴 총을 발사한 행위도 용납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트레이본의 아버지는 지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전화로 사탕을 사러 간다기에 '(저녁용) 피자 살 돈은 있냐?'라고 물어본 것이 아들과의 마지막 대화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마이애미 닥터 마이클 M. 크롭 시니어 하이스쿨 11학년생인 마틴 트레이본은 비행기 조종사의 꿈을 안고 지역 조종학교에 파트타임으로 출석하고 있던 학생이다. 그의 영어 교사인 미셀 키프리스는 마틴이 A와 B 성적을 유지하며 기계 만지기를 좋아하는 등 손재주가 있는 학생이었다고 전했다.

트레이본은 틴에이저가 되면서 풋볼 선수로도 활약했고 리틀 리그 야구팀 코치인 아버지와 마이애미 대학 야구팀에 있는 친척을 도와 연습 및 경기 도우미로 활동하기도 했다. 가족들은 트레이본이 스포츠와 음악을 좋아하고 이제 막 운전을 시작해 여자 친구 찾기에도 호기심을 보이고 있었다며 그가 청춘의 봉오리를 피기도 전에 직업 경찰을 꿈꾸던 무모한 청년에 의해 스러진 것을 애통해 하고 있다.

 흑인 과격단체 '블랙 팬더' 멤버들이 트레이본 총격사건을 항의하는 뜻으로 관을 들고 샌포드 시청앞을 돌고 있다.
흑인 과격단체 '블랙 팬더' 멤버들이 트레이본 총격사건을 항의하는 뜻으로 관을 들고 샌포드 시청앞을 돌고 있다.김명곤

트레이본을 총격 살해한 조지 짐머맨은 수년 동안 일종의 자경단원인 '크라임-워치(범죄 감시 프로그램)' 자원봉사자로 일해 왔다. 짐머맨은 비가 내리던 사건 당일 오후 7시 15분경 자신의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으로 마을을 돌던 중 '수상한 자가 동네에 들어와 있다'고 911에 신고했고, 경찰은 그를 쫓아가거나 직접 상대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경찰의 권고를 무시하고 차에서 내려 트레이본을 쫓아갔고, 언쟁을 벌인 후 티격태격 몸싸움을 하다 트레이본에게 총격을 가했다. 트레이본은 현장에서 사망했다. 경찰 리포트에 따르면, 경찰이 당도했을 때 트레이본은 이미 총에 맞아 풀밭에 엎드려 있었다. 짐머맨은 코와 뒷머리에 상처를 입어 피를 흘린 채 있었고 그의 셔츠 뒷면의 피가 묻은 자리에는 풀들이 붙어 있었다.

트레이본은 아버지의 약혼자 집 인근의 편의점에서 스키틀 캔디와 병에 든 아이스티를 사가지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웬 청년이 자신을 뒤쫓고 있는 것을 알고는 발검음을 재촉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청년과 시비가 벌어진 끝에 비명횡사한 것이다.

미국사회에서 이 같은 종류의 사건들이 흔히 그렇듯 사건 초기에는 정당방위로 유야무야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목격자가 나타나고, 당시 통화를 한 친구의 증언이 매스컴을 통해 전해지면서 사건의 시발과 전개 과정의 정황에 의혹이 커지기 시작했다.

'헬프 미!' 외친 주인공은 누구?

911 신고 기록에는 짐머맨이 트레이본을 계속 몰아 세우는 내용이 들어 있다. 또 짐머맨은 트레이본을 일컫어 '수상해 보이는 흑인 남성'으로 묘사했다. 또 짐머맨은 전화 첫 부분에서 자신의 동네에 낯선 이가 침입했다고 말했으며, 통화 어느 시점에서는 "이 개자식들은 언제나 잘도 빠져 나가지(These assholes, they always get away)"라고 말한 내용도 들어 있다.

 20일 밤 7시 반에 샌포드 AME 처치 앞마당에서 '인종차별을 중단하라'고 적힌 표지판을 들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남성들.
20일 밤 7시 반에 샌포드 AME 처치 앞마당에서 '인종차별을 중단하라'고 적힌 표지판을 들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남성들. 김명곤

초저녁에 벌어진 짐머맨과 트레이본의 싸움을 먼 발치에서 목격한 이웃들의 911 신고에서는 두 남성 사이에 언쟁이 있는 것으로 묘사됐고, 이중 한 통화에서는 비명 소리가 들린 후 한 방의 총소리가 녹음됐다.

두 사람의 싸움의 일부를 유일하게 목격한 13세 소년은 어두운 곳에서 다투는 소리가 들렸고 빨간색 셔츠를 입은 남성(짐머맨)이 풀밭으로 넘어져 있는 것을 보았으나 자신이 데리고 있던 개를 쫓아가느라 발걸음을 돌렸다고 전했다.

또 사건이 발생한 지역과 가까운 곳에서 살고 있는 한 주민은 열려진 유리 창문을 통해 누군가 (아이 같은) 울음 섞인 비명을 지르며 "헬프 미!"라고 외치는 소리에 이어 총소리가 났으며, 갑자기 조용해졌다고 증언했다.

짐머맨은 자신이 "헬프 미!"를 외친 장본인이라고 경찰에 말했으나, 트레이본 가족들은 '헬프 미!'를 외친 것은 트레이본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증언자들은 당시 "헬프 미!"를 외친 사람의 목소리가 소년의 목소리였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경찰은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수사가 재개될 경우 이 부분은 진실을 가려내는 데 상당한 작용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트레이본의 여자 친구는 트레이본이 돌아오는 길에 전화로 누군가가 자신을 따라오고 있다고 전했으며, 전화기에서 "무엇 때문에 날 따라오지? 넌 왜 이곳에 돌아다니는 거야?" 하는 소리가 들려온 후 갑자기 전화가 끊어졌다며, 이는 짐머맨이 트레이본을 밀치는 바람에 전화 헤드폰이 빠졌기 때문일 것이라고 < ABC > 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여자 친구는 트레이본이 자켓 후드를 쓰고 발검음을 재촉한 것과 관련하여 뒤쫓고 있는 짐머맨에 대해 두려움을 느꼈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내린 비 때문에 후드를 쓴 것으로 추정하는 측도 있다. 일각에서 트레이본이 당시 자켓 후드를 쓴 것이 범죄자로 오해를 살 소지가 있었다고 주장을 펴 '사탕 유죄' 논란에서 '후드 유죄' 논란으로 옮겨가고 있는 형국이다.

 "무엇 때문에 나를 쫓고 있는 거야?"라는 전화 내용이 적힌 화면 사진과 함께 크레이본 총격사건을 머릿기사로 보도한 <야후 뉴스> 20일자.
"무엇 때문에 나를 쫓고 있는 거야?"라는 전화 내용이 적힌 화면 사진과 함께 크레이본 총격사건을 머릿기사로 보도한 <야후 뉴스> 20일자. 야후

짐머맨의 아버지는 현재 아들이 살해 위협 때문에 피신해 있으며, 사건이 매스컴의 편향 보도로 크게 비화되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특히 그는 매스컴이 아들을 백인이라고 단정하고 악질 인종주의자로 몰고 있는데 대해 아들의 행위가 정당방위이며, 인종적 편견과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다. 짐머맨은 아버지가 백인이고 어머니가 히스패닉인 다인종 혼혈 청년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발생한 지 1개월에 접어든 25일 현재 주정부와 연방정부의 수사관계자까지 개입하여 이번 사건에 대한 전면적인 재수사를 벌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범죄 수사관이 아닌 기껏해야 자원봉사자에 불과한 짐머맨이 사건 초기부터 예단성 의혹을 가지고 과잉행동을 했다는 여론이 비등하기 때문이다.

<올랜도 센티널>을 비롯한 매스컴들은 짐머맨이 평소 '지나친 행동파' 였음을 지적하고 있다. 짐머맨은 최근 14개월 동안 911 라인을 통해 총 46건에 달하는 신고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에서는 짐머맨이 이처럼 다량의 '신고' 건수를 올린 것은, 장래에 경찰이 되기를 열망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03년 올랜도 북부 레이크 메리의 한 남성이 앨벗슨 수퍼마켓에서 24인치 텔레비전을 그대로 가지고 나가는 것을 보고 세미놀 카운티 쉐리프국에 전화한 다음 그 남성의 차를 쫓아갔고, 결국 경찰이 그를 체포하도록 했다.

그러나 지나친 행위로 고발을 당한 적도 있다. 지난 2004년에는 운전 중 자신 쪽으로 침을 뱉은 남성을 쫓아갔던 적이 있었고, 상대 남성은 그를 위협적인 테일게이팅(차 뒤쪽으로 바짝 들이대는 행위)을 했다며 고발했으나 체포되지 않았다.

플로리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짐머맨은 두 차례 체포된 경력을 갖고 있다. 약혼자와 두 차례 심하게 몸싸움을 벌여 상호 접근 금지 명령을 받았다. 또 한 차례는 술집에서 경찰과 시비 끝에 밀친 행위로 체포되어 2급 중범죄 처벌을 받을 뻔했으나, 초범이라는 점이 참작되어 일정기간 사회봉사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짐머맨은 세미놀 스테이트 칼리지 학생으로 등록되어 있었다. 학교 측은 지난 주 긴급 회의를 열고 짐머맨의 등록을 취소했다. 학교 측은 살해 위협을 받고 있는 짐머맨과 다른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질 수 없으며, 부적절한 행위로 학업 분위기를 해친 학생은 퇴출시킨다는 교칙에 따라서 내린 조치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그 소년이 내 아들" 언급에 공화당 대선 후보들 발끈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한 '인종적' 언급과 관련하여 정치권에도 불똥이 튀어 논란이 일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3일 세계은행 총재로 한국계 김용 다트머스대 총장을 지명하는 자리에서 한 기자가 트레이본 사건에 대한 개인적 입장을 질문하자 "만약 내게 아들이 있었다면 트레이본 같았을 것이다"고 운을 뗀 후 "분명히, 이건 비극이다. 나는 부모들이 겪고 있는 것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소년을 생각하면, 바로 내 아이들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트레이본의 부모는 "대통령의 개인적인 언급은 우리의 심금을 울렸다"면서 "그러나 대통령의 아들이 트레이본 같았고 후드를 썼다면 그 역시 (범죄자로) 의심을 받았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오바마 대통령조차도 이번 사건이 인종적 편견에서 저질러진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미국 프로농구 NBA의 스타 선수 르브론 제임스가 '트레이본이 후드를 쓴 것이 범죄 혐의자 의심을 받아 총을 맞았다'고 주장하는 일부 미국인들에 항의하는 뜻으로 자신의 트위터에 동료 선수들과 자신이 후드를 쓰고 찍은 사진을 올려 놓은 소식을 전한 < AP > 뉴스.
미국 프로농구 NBA의 스타 선수 르브론 제임스가 '트레이본이 후드를 쓴 것이 범죄 혐의자 의심을 받아 총을 맞았다'고 주장하는 일부 미국인들에 항의하는 뜻으로 자신의 트위터에 동료 선수들과 자신이 후드를 쓰고 찍은 사진을 올려 놓은 소식을 전한 < AP > 뉴스.AP

오바마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현재 공화당 대선 후보로 유세중인 뉴트 깅그리치 의원과 릭 세토럼 의원은 인종적인 갈등을 부추기는 발언이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깅그치리는 <진 해니티 라디오쇼>에서 "대통령은 지금 총에 맞은 사람이 당신과 (인종이) 다른 백인이이라면 괜찮다고 주장하는 건가?"라고 반문하면서 "젊은이가 총에 맞아 죽은 것을 비극이라고 말하면서 이 나라를 분열시키자는 것으로, 그거야 말로 난센스다"고 공격했다.

센토럼 역시 다른 라디오 인터뷰에서 "미합중국의 대통령이란 미국을 분열로 몰고 가기 위해 이 같은 비극적인 개인적 사건들을 이용하기보다는 국민들을 결속하는 것이다"며 대통령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오바마의 정책자문 데이빗 플라프는 CNN <캔디 크롤리 쇼>에서 "매우 무책임하고 건방진 발언"이라고 받아치고 "저급하기 짝이 없는 인간본능에 어필하려는 짓으로, 공화당의 프라이머리는 어느 지점에 이르러서는 서커스나 어릿광대 쇼를 벌이곤 했다"며 깅그리치와 센토럼의 언급을 선거철을 맞아 인종에 호소하는 정치적 선동으로 몰아붙였다.

이로써 플로리다 중부의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트레이본 사건은 미국의 중앙 정치권으로까지 옮겨지며 미국 사회에 여전한 인종차별의 잔뿌리를 다시 부각시키고 이의 치유를 고민하게 만드는 축발제가 되고 있다. 제시 잭슨이 25일 올랜도의 작은 교회의 설교단상에서 마무리 발언으로 뱉은 사자후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진정한 변화는 나약한 시민들의 행동에서 이루어집니다. 예수가 죽음으로 부활을 예고했던 것처럼, 곧 닥칠 부활의 절기에 트레이본은 우리의 무브먼트에 의해 다시 부활하게 될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코리아위클리에도 실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코리아위클리에도 실렸습니다.
#트레이본 #인종차별 #플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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