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이런 인터뷰 하는 날 올지 몰랐다"

뉴욕에 한식당 '크리스털벨리' 열어... 원더걸스 선예 "너무 예뻐요"

등록 2012.03.28 11:27수정 2012.03.2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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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 크리스털벨리(Kristalbelli)라는 이름의 한국식 바비큐 레스토랑을 연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 최경준


"설렌다. 새로운 음반 발표할 때와 똑같은 것 같다. '입으로 들어가는 음반'이라고나 할까?"

가수이자 프로듀서인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가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 크리스털벨리(Kristalbelli)라는 이름의 한국식 바비큐 레스토랑을 열었다. 박 대표는 이날 오픈 행사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뉴욕 한복판에 고급 한식당을 열게 된 배경과 향후 계획 등을 설명했다.

식당 내부 공사가 마무리되고 본인도 이날 처음 식당에 와 봤다는 박 대표는 "굉장히 떨린다"는 말로 기자간담회를 시작했다. 가장 이목이 집중된 것은 원더걸스·2PM·2AM 등 아이돌그룹을 거느린 엔터테인먼트사 대표가 뉴욕까지 와서 레스토랑 사업을 하게 된 배경이었다.

"식당을 연다고 했을 때 많은 분들이 사업의 다각화냐, 새로운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냐고 말하는데, 단순히 영리를 위해서 하는 일이 아니다. 미국에서 여러 가지 한류와 관계된 일을 하다 보면 친구들이 좋은 한국 음식점에 데려가 달라고 하는데, 자신 있게 데려갈 만한 장소가 딱히 없더라. 미국 사람이 한국 음식을 먹으면서 K-POP이나 한류를 쉽게, 즐겁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됐다."

그러나 박 대표는 '계획도 없이 잘 모르는 분야의 사업을 하려고 한다'는 JYP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박 대표는 자신이 3개월에 걸쳐 직접 개발한 수정 그릴(불판)로 한식당 사업에 부정적인 주주들을 설득했다고 한다. 미국에서 일본인 친구의 도움을 얻어 제작한 수정 그릴을 한국으로 가져가 주주들 앞에서 직접 고기를 굽는 시연을 하고 나서야 사업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크리스털벨리와 기존 한식당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역시 이 그릴을 꼽았다.

"크리스털벨리는 분명히 한식당... 세계적으로 프렌차이즈할 계획"

박진영씨가 뉴욕 맨해튼에 문을 연 한국식 고급 바베큐 레스토랑 '크리스털벨리'의 직원이 고기를 굽고 있다. ⓒ 최경준

"개인적으로 음식점 갈 때마다 불판이 제일 아쉬웠다. 다른 식당에서 쓰는 불판은 고기가 구워지는 속도가 느리고, 디자인이 없고, 옷에 연기가 배고, 기름이 잘 빠지지 않는다. 이 네 가지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서 제가 직접 수정(크리스털) 그릴을 개발했다. 사실 그릴을 빼고 나머지는 다른 식당과 비교해서 큰 차이가 없다. 그릴 자체가 가장 큰 차이점을 만들기 때문에 그 그릴을 직접 만들어서 보여주는 것으로 JYP 주주들을 안심시킬 수 있었다."


박 대표는 이 그릴과 관련에 디자인과 상표권에 대한 특허는 냈지만, 기능적인 면에서는 자격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특허를 내지 못했다. 박 대표가 만든 수정 그릴의 디자인은 중국 당나라 봉화현 사람으로 미륵보살의 실존 모습이라고 여겨졌던 포대화상의 형상을 닮았다. 특히 이 식당에서 주로 쓰는 고기는 한우가 아닌 일본 흑우로 유명한 와규(일본 고베산 쇠고기)다. 이 때문에 한식당으로서 정체성이 의심된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크리스털벨리는 분명히 한식당"이라고 강조했다.

"고기는 미국에서 재배한 일본 와규를 쓰고 있지만, 디자인에 어떤 중국 요소가 들어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단지 마음씨 좋은 (뚱뚱한) 아저씨를 생각해서 만든 게 전부다. 재료에 프랑스산 생선을 쓰든, 남미산 송아지를 쓰든, 그게 중요한 건 아닌 것 같다. 우리는 음식을 한국의 전통적인 방식으로 요리하기 때문에 한국식당이다."

JYP엔터테인먼트는 크리스털벨리를 위해 2년 전 자회사 JYP푸드를 설립했다. 크리스털벨리는 앞으로 서울은 물론 미국 LA, 일본 도쿄,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에도 선보일 예정이다. 박 대표는 "이 식당을 세계적으로 프렌차이즈하는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음식 제조 과정, 고기 굽는 과정, 서빙을 하는 과정 등을 전부 매뉴얼화 시켰다"고 밝혔다.

특히 크리스털벨리에서는 구운 고기를 자를 때 가위를 쓰지 않고 칼을 쓴다. 박 대표는 "불판이 수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칼질이 가능하다"며 "가위로 음식을 자르는 게 보기에 좋지 않아서 큰 조각의 고기가 어느 정도 익었을 때 칼로 자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가 이런(고기 굽는 방식에 대한) 인터뷰를 하는 날이 올지 몰랐다"며 웃어 보였다.

"저는 평생 돈을 벌기 위해서 적금이나 주식, 부동산 투자 등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냥 제가 좋아하는 일만 해 왔다. 사실 지난 10년 동안 고기를 입에도 대지 않고 끊었다. 그러다가 의사의 추천으로 고기를 다시 먹기 시작했는데, 10년 만에 고기 불판을 보니까 너무 답답하더라. 시대는 너무 변했는데, 불판은 하나도 변하지 않은 것이다. 사실 제가 잘 먹으려고 수정 그릴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헤드폰을 개발해서 다음 달에 런칭을 하는데, 그것 역시 헤드폰 사업을 해서 돈을 벌어야겠다는 게 아니다. 디자인이나 음향 등 기존의 헤드폰이 전부 마음에 안 들었다. 그래서 2년 동안 새로운 헤드폰을 개발했다. 그런 식으로 제가 뭔가 하고 싶고 필요한 것이 자연스럽게 사업으로 연결됐다."

박진영이 개발한 칵테일 'JYPlum' 맛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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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가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 문을 연 한국식 바비큐 레스토랑 크리스털벨리 오픈 행사에 원더걸스의 선예(왼쪽)와 혜림도 참석했다. ⓒ 최경준


박 대표가 외부 디자인은 물론 내부 사운드까지 제작에 참여한 헤드폰의 이름은 '다이아몬드 눈물'이다. 박 대표는 아시아 엔터테인먼트사 최초로 소속 가수들을 모티브로 한 헤드폰을 제작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털벨리 2층은 1층과 달리 현대적이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의 바를 만들어 칵테일, 와인 등을 제공한다. 이곳에서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이름을 딴 술과 음식 등을 먹을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박 대표는 "저희 가수들의 이름을 딴 음식이나 칵테일은 본인들이 원하면 만들 수 있지만, 굳이 억지로 만들지는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신 크리스털벨리에서는 박 대표가 자두를 이용해서 개발한 뒤 자신의 이름을 붙인 칵테일 'JYPlum'을 맛볼 수 있다.

한편, 이날 오픈 행사에는 아이돌그룹 원더걸스의 선예와 혜림이 참석해 크리스털벨리 개업을 축하했다. 선예는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기대했던 것만큼 식당이 예뻐서 손님들이 좋아하실 것 같다"며 "많은 분들이 오셔서 좋은 음식도 먹고, 좋은 추억도 나누면 좋겠다"고 말했다.

크리스털벨리는 맨해튼 한인타운(32스트릿)에서 멀지 않은 36스트릿(5애브뉴와 6애브뉴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규모는 600㎡ 정도이고 와인바를 합치면 22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박진영 #선예 #혜림 #크리스털벨리(KRISTALBELLI #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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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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