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예술가 최병수씨 연출의 비핵 퍼포먼스.
장성하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을 끈 것은 국내 최초로 열린 세계 핵 피해자 증언대회였다. 이 자리에서 러시아에서 온 파벨 브도비첸코씨와 비키니섬의 조니 존슨씨, 후쿠시마에서 온 무토 루이코씨를 비롯하여 대만, 한국, 일본과 마셜제도 등 5개국에서 온 피폭자와 2세들이 핵 피해의 실태를 생생하게 증언하였다.
1954년 3월 1일 미군의 핵실험으로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인 남태평양 마셜제도 비키니섬의 선주민인 조니 존슨씨는 "우리는 늙어가고 있고 우리의 고향 비키니섬에서 죽을 수도 없다. 브라보 폭격 후 58년, 우리의 잃어버린 낙원 비키니섬은 이제 돌아갈 수 없는 핵과 수소폭탄의 지역이 되어 버렸다"고 토로했다.
또, 체르노빌 사고를 증언한 파벨씨는 "우리 세계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아는 이상 우리의 힘을 모아 상황을 헤쳐 나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핵 문제는 우리가 같이 해결해야 하는 목표다. 우리 자손들은 우리보다 행복한 세상에서 살아갈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후쿠시마시에서 온 무토씨는 "나는 가장 새로운 피폭자다. 정신적인 한계에 부딪혀 있다. 아이들을 살리고 안전한 식품을 먹을 권리 등 정부의 대책이 미흡하여 시민단체가 활동 중이다. 우리는 혼란과 절망 속에 있지만 합천 대회에 참여하여 세상에 많은 동료가 있음을 알고 용기를 얻었다. 모두가 손잡고 핵 없는 세상을 만들자"고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