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대전 중구에 출마한 4명의 후보 벽보.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전의 정치 1번지 중구는 둔산과 유성신도시에 밀려 쇠락하는 구도심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조금 있으면 충남도청마저 내포신도시로 이전해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사람이 떠나는 도시로 전락할 상황이다.
이 때문에 중구민들은 쇠락하는 지역을 발전시킬 적임자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다시 한 번 중구의 중흥을 이끌 정치인이 나와 주기를 바라고 있다.
도청 앞에서 상가를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갈수록 힘들어요, 먹고 살기가... 선거는 하긴 해야 겠지만 우리에게는 누가 되든지 간에 장사 잘되게 하는 게 최고죠"라며 길게 한 숨을 내쉬었다.
대전 중구에서 4·11총선에 나선 후보자는 모두 4명이다. 새누리당에서는 5선의 관록을 자랑하는 강창희(65) 후보가 6선에 도전하고 있고, 민주통합당에서는 통합진보당과 야권연대를 이뤄 야권단일후보로 이서령(49) 후보가 첫 도전에 나섰다. 자유선진당에서는 2선의 권선택(56) 현역의원이 3선에 도전하고 있다. 그리고 민주통합당 공천에서 탈락해 당을 옮긴 남일(51) 후보가 정통민주당으로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이번 대전 중구선거의 관심은 '대통령 만들 사람'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최측근임을 전면에 내세운 새누리당 강창희 후보와 충청의 대변자임을 내세우며 지역정치세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자유선진당 권선택 후보의 3번째 맞대결에 있다.
인지도와 정치력, 조직력에서 앞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창희 후보가 2004년과 2008년 두 번의 대결에서 권 후보에게 패배한 만큼, 강 후보는 이번만큼은 반드시 승리한다는 각오다.
특히, 그가 당선되어 국회에 입성할 경우, 6선 의원으로서 국회의장을 할 가능성이 있고, 나아가 12월 대선에서 박근혜 위원장의 최측근으로서 나름의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역할론도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권선택 후보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양당이 그 동안 충청을 홀대한 사례를 들먹이며 지역을 대변할 정치세력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그는 특히 이번 선거과정을 통해 곧 내포신도시로 이전하는 충남도청 건물을 완전철거하고 이전부지에 '국립 한국예술종합학교 제2캠퍼스'와 '한류문화센터'를 건립하는 공약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비록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건물이지만 근대 건축물로서 보존의 가치가 있고, 수많은 역사적 의미가 담겨 있기에 현재도 등록문화재로 등록된 이 건물을 완전 철거하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문화단체와 타 정당의 반발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권 후보는 쇠락하는 중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도청부지에 문화예술타운을 만들어 원도심활성화에 이바지해야 한다며 자신의 공약을 더욱 강력히 부르짖고 있다. 이 같은 권 의원의 주장에 도청 주변 일부 상인들은 '찬성'을, 문화단체와 타 정당은 '반대'를 외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되는 추세다.
최근에는 강창희 후보의 손자 주식증여 논란이 새로운 쟁점이 되고 있다. 강 후보의 6살과 4살짜리 친손자가 각각 3억 6000만 원과 2억 5000만 원대의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된 것. 한 방송사 토론회에서 권 후보가 이를 지적했고, 강 후보는 "그 동안 전혀 몰랐다"며 "이번 공천과정에서 알게 되어, 아들 부부와 상의해 공익재단에 전액 기부했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선진당대전시당 선거대책위원회가 나서서 '전액기부가 사실인지 밝혀라', '기부행위가 선거법에 위반되는 것 아니냐'는 등의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새누리당대전시당 선거대책위원회는 '기부증서'를 공개하고, '공익재단 기부는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선관위 유권해석을 공개하면서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