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판사' 이정렬 창원지법 부장판사가 8년 전 인터넷라디오 방송에서 '성적 막말'을 했던 것이 공개돼 새누리당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멤버에서 정치신인으로 변신한 김용민 야권단일후보(서울 노원갑)를 선처했다.
'막말' 파문이 일자 김용민 후보는 3일 자신의 트위터에 "김용민입니다. 과거에 했던, 개그고 연기라 해도 바르고 옳지 않은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정치에 입문한 이상, 앞으로 사려를 담은 말을 하겠습니다. 불쾌감을 느끼신 분들에게 용서를 구합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이정렬 부장판사는 이날 밤 김 후보의 글을 리트윗하며 자신의 트위터에 "시효도 완성된 듯 하고, 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에 충분히 참작할 바가 크며, 개전의 정이 현저하므로, 경춘선 철로를 문화공간으로 만들 것을 조건으로 이번에 한하여 선처하기로 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 부장판사가 언급한 '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와 관련,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4일 자신의 트위터에 "확인 결과 김용민 후보의 동영상 발언은 2004년 성인전용방송에서 관타나모 캠프에서 벌어진 성폭행을 비판하면서 부시 대통령 등 미국 정치지도자도 당해야 한다는 취지로 뱉은 것이었습니다"라고 '막말' 논란을 일으킨 문제의 동영상 맥락을 설명했다.
또 '경춘선 철로 문화공간'은, 김용민 후보가 지역에 내놓은 공약이다. 김 후보는 월계동 공릉동 경춘선 폐선구간을 구간별 테마가 있는 '활기찬 청춘선'으로 조성해 기차는 다니지 않으나 청춘이 다니는 청춘공간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는 이 부장판사가 우회적으로 김용민 후보에게 지지를 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후보가 4일에도 자신의 블로그와 트위터에 사과문과 함께 동영상을 올리자, 이정렬 부장판사는 "'개전의 정'이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으로 뉘우치며, 재발의 가능성이 없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말합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거나, 잘못을 인정하더라도 '나만 그런 것이 아니다'는 식으로 진정으로 반성하지 않는다면 '개전의 정'이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이때는 오히려 엄벌에 처해지는 경우가 실제 재판상 더 많습니다"라는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