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교육청(교육감 이기용)이 자신들이 '일제고사(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전국 1등'이라면서 돌로 만든 기념탑을 세워 눈총을 받고 있다. 일제고사를 만든 교과부도 "충북도교육청을 1등이라고 한 적 없다"는 상황. 이런 가운데 충북도교육청이 나랏돈으로 기념탑까지 세운 사실이 알려지자 "구시대적 행태"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충북교육청 "1등 하면 세우자고 교육감과 직원들이 약속"
5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이 교육청은 지난해 12월, 가로 2m 세로 1.5m 크기의 자연석을 깎아 충북 청주시 흥덕구에 있는 도교육청사 정문 앞에 조형물을 세웠다. 이 조형물에는 "적극적인 자세가 기적을 만든다"는 글귀 아래에 "2009, 2010, 20011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전국 1위"라는 글자도 새겨 넣었다.
도교육청 총무과 관계자는 "(일제고사에서) 3년 연속 최우수를 하면 조형물을 세우자고 교육감과 직원들이 약속함에 따라 지난해 12월 돌에 서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과부는 2008년 이후 일제고사 결과 발표에서 충북도교육청이 1등이라고 발표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과부 교육정보기획과 중견관리는 "(일제고사) 결과 발표는 실제 점수가 아닌 3단계 척도에 따라 기초 미달 학생과 도달 학생을 내보이는 것이어서 시도교육청별 정확한 등수가 나올 수 없다"면서 "우리는 충북도교육청이 1등이라고 한 적이 없으며 해석을 그쪽에서 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안순애 전교조 충북지부 총무국장도 "충북은 일제고사를 대비한 초등학생 0교시와 일제고사 부정행위 등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은 지역"이라면서 "올해 6월 26일 일제고사를 앞두고 벌써부터 일부 초등학교에서 점심시간과 쉬는 시간을 줄인 사실을 하소연하는 학부모의 전화가 전교조에 걸려오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전교조 "기념돌탑까지 세운 것은 창피한 행태"
이어 안 국장은 "사정이 이런데도 일제고사를 대비한 문제풀이를 가장 독하게 닦달해온 도교육청이 기념 돌탑까지 세운 것은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창피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반면, 도교육청 관계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기초 미달 학생이 전국 최저이기 때문에 이를 기념하기 위해 조형물을 세운 것이 문제 될 것은 없지 않느냐"면서 "교육감님이 직접 지시한 것도 아니고 자연석에 서각을 한 것이라 예산도 수십만 원 정도밖에 들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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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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