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투표 참여는 후세를 위한 가장 큰 봉사다

합리적 의사결정 구조가 무시되는 역사적 퇴행 막아야

등록 2012.04.06 13:06수정 2012.04.06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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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지금 한국은 총선에 모든 관심이 집중된 상황인 듯하다. 국내외 체류하고 있는 한국 사람이라면 대부분 그런 관심을 가지는 일은 당연한 것이다. 우리의 그런 관심이 이왕이면 추상적이고 막연한 관심이기보다 좀 더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관심이었으면 한다. 또한 나의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관심을 피력하는 것도 이 시대를 사는 한 사람으로서 필요한 일이란 생각이다. 그래서 이번 총선에 대한 나의 이야기를 좀 하고자 한다.

나는 바닷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정치적 분위기가 항상 무르익던 때의 기억으로는 담벼락의 선거포스터들이 남아 있다. 그것이 내가 기억하는 가장 정치적인 인식 행위의 하나였다. 가끔씩 선거포스터에 붙은 인물들의 이름을 외우며 친구들과 장난스런 농담도 주고받았다. 그러나 그것이 정치적 판단을 바탕으로 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 정치적 상황에서는 어린 아이들도 치기를 벗어난 조롱과 농담을 할 만한 현실이 돼 개탄스럽다.

a 투표하러 갑시다. 지난 3월 29일 네팔한국대사관에서 투표권을 행사했다. 민주주의 꽃은 선거라는 메시지가 우리에게 그 어느 때보다 와닿는 시절이다.

투표하러 갑시다. 지난 3월 29일 네팔한국대사관에서 투표권을 행사했다. 민주주의 꽃은 선거라는 메시지가 우리에게 그 어느 때보다 와닿는 시절이다. ⓒ 김형효



아마도 골목어귀에서 "너 그러다 사찰 당할 거야!"하는 식의 말이 아이들 입에서 나오는 상황 말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으로 인해 아이들도 사회 현상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래서 그들도 어른들이 누리는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어른들의 가혹한 정치행위가 그들에게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른들이 논하는 정치적 이상이 아이들에게 들려진다 해도 희망의 이야기이길 바란다.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 미완의 숙제들, 그리고 그런 논의와 연결된 민족이나 민주 평화와 통일 등은 그 어느 누구에게도 상처내지 않는 공동의 가치다. 그래서 아이들이 들어서 꿈을 꾸고 희망을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그동안 투표를 할 때마다 이슈가 있었고 당파에 따라 다양한 논의와 정쟁에 가까운 경쟁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처럼 뉴스에서 오르내리는 소식들이 어둠으로 가득한 적도 없는 것 같다. 나는 나라 밖에 있으며 일찌감치 투표를 마쳤다. 나는 이번 총선에 한 표를 행사하며 우리의 투표행위가 왜 중요한지를 간절하고 절실하게 느꼈다. 기존엔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었다. 그만큼 자유와 평등의 가치가 퇴보한 상황을 너무나 쉽고 노골적으로 느끼며 바라본 적이 없어서다.

물론 그것이 과거 민주정부를 실현하던 때의 그것과도 다르다. 희망에 가득한 상황에서 행한 투표는 기쁨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이 아니다. 만약이라는 가정 아래서 두려움이 넘친다. 이번에 국민이 민주와 평등, 평화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소홀한 결정을 한다면 어쩌나 하는 것이다. 4대강을 파헤치고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상황에서 야당과 정치집단들은 그 어떤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밀어붙이기만 횡행하여 한국은 싸움판 같기만 했다. 그 어떤 순간에도 민의가 바르게 반영되지 못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지금 제주도에 강정마을 사태만 봐도 그렇다. 정치적 이해타산과 상관없이 거리를 두고 그 상황을 바라보아도 너무한다. 자연, 우리의 산하는 우리의 역사와 함께해온 민족문화유산의 근간이다. 그럼에도 그것을 훼손하는 데 정부가 강제력을 동원하여 무자비하다할 정도로 일을 진행한다. 국민의 의사나 시민사회단체 혹은 정치, 사회, 문화계의 의견은 묵살된다. 더구나 평생을 살아온 터전을 지켜야한다는 주민들을 붉은 색칠을 하여 몰아낸다. 잡아가둔다. 대체 어찌해야 하는가? 국민은 국가에 어떤 존재인가? 합리적 의사 결정 구조가 무시되는 사회는 안된다.

그저 무기력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어 허탈하고 안타까움만 넘친다. 그리고 이 시대에 존재하는 자체가 죄인인 심정이 든다. 이런 마음을 갖는 것은 내게도 비극이고 국가와 사회 전반에 비극이란 생각이다.


이야기를 달리하자. 나는 어린 시절 정치적 이해와 상관없이 대한민국에서 성장했다. 그리고 청년기에는 아주 정상적인 사유로 군대에 가야된다며 처지에 안 맞지만 지원해서 군에 입대했다. 가만있었으면 입대하지 않아도 되는 처지였다. 지금 나는 강렬하게 통일을 꿈꾼다. 과거에 모르던 역사적 사실과 통일의 필요성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우리의 미래에 절실한 역사적 과제란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총선이 그 길에 매우 중요한 역사적 상황이란 판단이다.

그리고 그 후 세상을 경험하면 할수록 우리 사회 심각한 병폐들이 분단에서 오는 것들임을 느끼고 보게 되었다. 우리 내부의 갈등에 아주 많은 부분에는 분단이 자리잡고 있었다. 나는 지금이 분단을 극복하는데 아주 중요한 시점이란 생각이다. 민주 질서의 퇴보를 가져온 정부, 서민들의 생활안정을 파괴하는 정부로는 통일로 가는 미래의 문을 열 수 없다. 이제 희망을 위해 적극적인 투표 참여와 후세들의 안녕을 위해 결단을 해야한다. 민주와 민족의 장래를 위한 투표야말로 가장 위대한 사회봉사일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수원뉴스에도 게재합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e-수원뉴스에도 게재합니다.
#민주화, 통일 #총선, 투표 참여 #정치적 이해, 합리적의사 #평화 통일, 합리적 민주 #김형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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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사람의 사막에서" 이후 세권의 시집, 2007년<히말라야,안나푸르나를 걷다>, 네팔어린이동화<무나마단의 하늘>, <길 위의 순례자>출간, 전도서출판 문화발전소대표, 격월간시와혁명발행인, 대자보편집위원 현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홈페이지sisarang.com, nekonews.com운영자, 전우크라이나 예빠토리야한글학교교사, 현재 네팔한국문화센타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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