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비대위원 "나도 사찰 들어올까 의심"

[인터뷰]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불법 사찰-막말 논란 정치혐오감 더할 것"

등록 2012.04.10 15:39수정 2012.04.1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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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 이동철


"나 또한 새누리당 비대위원으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듯한 발언들을 했던 이유로 사찰이 들어오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민간인 불법 사찰 문제는 우리사회가 아직까지 법치와 민주화로 들어선 것이 아니라는 증거다… 이명박 정권이 개입 되었는가와 별개로 이런 문제를 단절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

이준석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 최근 불거진 민간인 불법사찰 논란에 대해 자신에게도 "사찰이 들어오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불안함을 내비쳤다. 이 위원은 최근 민간인 사찰 문제를 접하고 "당의 쇄신과정에서 제기한 비판 때문에 스스로 발언이 제한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또한 폭로된 2600여 건의 사찰의혹 중 80%는 참여정부 시절의 내용이라는 청와대의 반박에 대해서는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기 때문에 꺼내서는 안 되는 말"이라고 일축하며 "실체적 진실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4·11 총선을 코앞에 두고 이명박 대통령의 민간인 불법 사찰 관련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방송인 김제동씨에 대한 국정원 사찰 의혹도 터져 나오며 자유주의 성향의 2030세대의 표심이 대거 정권심판론으로 분출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민간인 사찰 단절 의지 표명해야... 정권심판론 새누리당 일부 책임 있어"

6일, 2030세대의 지지를 되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이준석 새누리당 비대위원을 만났다. 부산과 수도권을 오가는 지원유세로 정신없이 바빴다는 이 위원은 오후 6시 무렵 약속장소인 강남역 인근 찻집에 빨간 새누리당 점퍼를 걸친 채 수염도 깎지 않은 모습으로 나타났다. 1시간 가량의 인터뷰 내내 그는 유세일정을 조율하기 위한 당 관계자와의 통화로 분주했다. 이상돈 새누리당 비대위원과 "4·11 총선 새누리당 당선 의석수를 두고 5만 원 빵(짜리) 내기를 했다"며 즐거워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20대 청년이었다.

인터뷰에서 이준석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은 최근 불거진 민간인 불법사찰 논란에 대해 "정부가 명확하게 단절의지를 보여야 된다"고 말하면서도 사과의 주체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야당과 시민사회의 주장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된다"는 자세를 취했다. 또한 이번 민간인 불법 사찰 문제가 2030세대의 정권심판론으로 나타나기보다는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노원갑)의 막말 논란과 뒤섞이며 "정치혐오감을 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새누리당의 공동책임에 대해서는 "정권심판론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 면서도 "'이명박근혜'라는 말이 의미를 얻으려면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비대위장이 얼마나 긴밀한 협력체계를 갖느냐를 따져봐야 하는데 비대위가 당의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의 교감은 없었다"며 관계에 선을 그었다.

'청년비례대표 배치와 관련해 새누리당이 소홀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새누리당 강세지역에서 20대 후보를 공천하는 것 자체에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새누리당이 발표한 등록금 공약에서 교육재정의 직접 지원이 빠졌다는 비판에 관하여 이 위원은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해 7조원이란 재원을 어떻게 대학에 투여할 것인가의 문제"라며 "새누리당은 대학의 자구 노력을 조건으로 투입하는 것이며 이는 고육지책이지만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손수조 후보에 대한 자질 논란에 관해서는 "자신에 대한 공격이 손 후보에게 옮겨간 것"이라며 "언론이 준비 안 된 후보라는 프레임으로 몰고 가는 측면이 있다"고 손 후보를 적극 옹호했다.

"정당정치에 익숙하기까지 시간이 부족했다"고 아쉬워한 이준석 위원은 "단순히 언론에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 새누리당의 전략수립과 같은 의미있는 활동을 했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비대위원으로서 활동을 평가했다. 비대위 해산 이후 진로를 묻는 질문에 이 위원은 로마시대의 자영농민의 신분으로 국가의 부름을 받아 집정관의 임무를 마치고 다시 농민으로 초연히 돌아간 "킨키나투스를 본받고 싶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다음은 이준석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청와대의 참여정부 거론은 '민간인 불법 사찰' 본질 호도"

- 이상돈 새누리당 비대위원이 민간인 불법 사찰에 대해 정부가 사과하고 이 대통령이 보고 받았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그에 맞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생각인가?
"민간인 사찰 문제를 접했을 때 나와 국민들이 느낀 충격이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새누리당 비대위원으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듯한 발언들을 했던 이유로 사찰이 들어오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이는 실체적 위협이다. 당의 쇄신과정에서 제기한 비판 때문에 스스로 발언이 제한되는 느낌을 받았다. 민간인 불법 사찰 문제는 우리사회가 아직까지 법치와 민주화로 들어선 것이 아니라는 증거다. 이명박 정권만이 아니라 어떤 정권에도 이런 의심이 있을 수 있다. 이명박 정권이 개입 되었는가와 별개로 이런 문제를 단절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 이명박 정권 입장에서는 '하필이면 우리냐'라는 억울함이 있을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실체적 진실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 이명박 정권이 민간인 불법 사찰 문제에 대해 빠르고 명쾌하게 사과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과의 주체는 누가 되어야 하다고 보나?
"불법요소가 있는 민간인 사찰에 대해 국민들이 어느 정도 심증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에 사과를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주체가 대통령이냐 아니냐의 문제는 또 다른 문제이다. 제가 봤을 때, 대통령이 불법사찰에 관련 되었다고 할 만한 확증은 없는 것 같다. 대통령 탄핵사태도 겪었던 만큼 이런 엄중한 문제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청와대의 주장처럼 폭로된 2600여 건의 내용 중 80%는 참여정부 시절의 사건이라 말을 꺼내면 안 된다.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기 때문이다. 신호위반 하다가 걸려놓고 다른 사람도 신호위반 했는데 왜 나만 가지고 그래 하는 식이다. 설사 (현 정권이) 정략적으로 전 정권을 공격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더라도 오히려 최대한 빨리 20%에 해당하는 본인들의 잘못을 털고 가는 게 맞다. 이미 사건이 폭로된 지 1주일 이상 시간이 흘렀다.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

- 최근 <오마이뉴스>의 여론 조사에서 국민의 73.2 %가 민간인 불법사찰이 이번 총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2030의 표심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
"청년들의 정치참여와 관심이 고조된 상황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해서 안타깝다. 청년층이 정쟁자체에 불신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너무 복잡하게 몰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기적으로 2년 전의 일을 왜 이 시점에서 폭로했을까 하는 의문도 있다. 여기에 <나꼼수> 김용민 후보의 막말 논란이 더해지며 여야 사이의 정치적 공방이 가속화 되고 있다. 누가 잘못했느냐를 가지고 싸우면서 결국에는 20대에게 정치혐오감만 더하지 않을까." 

"새누리당 민간인 불법사찰에 '동물반사적 반응' 안타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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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과 이준석 비대위원이 12일 오전 국회 비대위원장실에서 열린 회의에서 새누리당 새 당가와 응원가를 들은 뒤 박수를 치고 있다. ⓒ 권우성


- 김제동씨에 대한 국정원의 사찰 폭로를 계기로 젊은층의 투표참여 독려가 맞물려 정권심판 분위기가 가속화 될 전망이라는 분석도 있다.
"투표참여는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여기에다 사찰 정국이 가미 된다고 하면 그거야 뭐. 시기상 진실을 가릴 수 없는 상황에서 이런 문제가 제기되어 안타까운 상황이다. 그러나 이것이 대선까지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도 생각을 해봐야 한다. 결국 이 사건의 진실은 아무리 늦어도 대선 전에는 밝혀질 것이다. 그렇다면 만약 여당이 잘못한 것이라면 이번에 사찰문제가 투표의 기준이 되어 심판 받는 것이 정당한 일이다. 그런데 야당이 필요 이상으로 폭로에 열을 올렸다면 국민들의 그 견제심리가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 "새누리당이 양비론적 입장을 견지하면서 물 타기를 하려 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가) 굉장히 원론적이고 동물반사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선거라는 현실적 상황이다 보니까 '어! 80%는 참여정부 때 발생한 문제네!' 이런 식이다. 좀 안타까운 점이 있다. 선거를 일주일 앞둔 시기라 저도 선대위한테는 뭐라고 할 수 없다. 한 달 전이라면 최고지도부인 비대위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은 선거라는 상황 속에서 모든 지역구를 비롯해 선거대책위원회가 선거를 지휘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리더십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상황이다."

- 새누리당은 이번 총선 후보 공천에서 청년비례대표 후보선출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았다. "청년의 정치참여 부분에서 새누리당이 소홀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민주통합당에서 말하는 35세라는 청년들의 생물학적 나이를 기준으로 한다면 새누리당도 비례대표 22번과 24번에 30대 청년들을 배치했다. 물론 당선 안정권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22번까지는 당선권으로 본다. 새누리당의 공천 신청 과정에서 20대가 2명, 30대가 16명 지원했다. 그 20대 중 1명이 손수조 후보이고 나머지 1명은 구미 김찬용 후보라고 최종경선까지 갔다. 오히려 새누리당은 지역구 쪽에서 패널티 없이 청년들을 배려했다. 부산은 우리의 강세지역인데 거기에 20대를 공천했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 야권이 청년의 정치참여를 이끌었다고 하지만 청년비례 등의 면면을 보면 기존에 정당활동을 해 온 사람들이다. 통합진보당의 김재연씨가 시민사회 활동을 통해 커온 케이스라면 우리는 오히려 손수조 후보처럼 도전정신을 가진 일반인들의 정치참여 벽을 낮춘 부분이 강점이다."

"손수조 후보가 '얼굴마담'이라면 누가 20대 대변하나?"

- 임해규 새누리당 의원보다 더 좋은 청년정책을 만들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물리적으로 2030이 국회에 진출한다고 청년세대의 정책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했는데?
"청년들과의 접촉을 얼마나 활발하게 진행하는가의 문제다. 임해규 의원을 거론한 이유는 청년들과의 접촉 노력이 훌륭했기 때문이다. 임 의원이 등록금 문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청년들과 소통한 것은 통합진보당의 김재연 후보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20대 의원을 대변하기 위해 20대가 들어가야 한다는 것은 약사의 이익을 위해 약사가 비례대표에 들어가야 된다는 것과 비슷하다. 그런 것들이 긍정적 효과를 가져 왔는지는 의문이다."

- 등록금과 주거문제, 청년실업 등 20대의 문제는 단순히 20대만이 아닌 전 사회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지 않나?
"국회의원이라는 타이틀에 너무 집착한다는 것이 문제다. 비례대표에 장애인을 집어 넣으면 장애인 문제가 해결 된다는 것과 같다. 내가 본 바로는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소수자 인권을 대변하기 위해서 소수자가 들어가는 것이 맞느냐 아니면 지금까지 소수자를 잘 대변해 온 사람이 들어가는 것이 맞느냐는 다른 문제다."

- '스펙타파'나 희망사다리 장학금 등 새누리당이 내세운 20대 총선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대학생 단체나 청년단체들의 의견은 어떻게 반영되었나.
"새누리당 청년위원회에서 제안들을 보내주긴 하는데 20대 활동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청년유니온 등 학생 청년단체의 제안을 참고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정책회의에서 청년단체들의 제안도 같은 테이블에서 함께 검토된다. 새누리당이 그쪽의 입장을 덜 반영할 수 있지만 합리성이 있다면 모든 것을 함께 검토할 수 있다. 이번에 비대위에서 장애인 보험가입을 금지한 악법에 대해 통합진보당 계열의 단체에서 올라온 정책을 수렴했다. (통합진보당) 곽정숙 의원님의 폐지의견을 참고해서 새누리당의 당론을 바꿨다. 이처럼 합리적 정책에 대해 참고할 수 있다." 

- 반값등록금 정책과 관련하여 3월 29일 새누리당이 발표한 등록금 대책이 "현 정부의 등록금 대책을 재탕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새누리당의 등록금 정책은 취업 후 상환제와 국가장학금 확충이고 야권은 반값등록금이다. 그런데 열린우리당 시절로 돌아가면 완전히 반대였다.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취업 후 상환제이고 야당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반값등록금이었다. 제 생각에는 결국 재정을 누가 관리하느냐의 차이다."

- 대학 회계투명성을 강조한 새누리당 안과 국가재정의 직접지원을 강조한 야권의 등록금 정책은 방향과 철학에서 차이가 있는 것 아닌가?
"물론 이번 총선에서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직접재정 투입을 위한 교부세를 새누리당도 검토하고 있었다. 그러나 야권도 대학회계의 투명성을 통한 등록금 인하를 강조하고 있다. TV토론에서 김재연 통합진보당 후보도 반값등록금 재원 마련에 대해서는 감사원의 대학 등록금 감사 결과를 예로 들며 대학의 자구 노력을 강조하더라. 이렇게 생각해 달라. 반값등록금에 들어가는 예산 7조원을 야당은 그냥 주겠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그냥 주는 것이 아니라 국가장학금의 형태로 대학의 자구노력 여하에 따라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우스갯소리지만 새누리당 비대위 내에서도 이왕 줄 돈인데 이것저것 조건 붙이는 게 좀 치사하다는 의견이 있다. 서울 소재 사립대의 등록금 인하폭을 강제하지 못하는 한계도 있다. 그러나 부실 지방 사립대들에서는 20% 가까운 등록금 인하의 성과도 나오고 있다."  

- 손수조 후보의 공약위반과 자질과 관련된 논란이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손수조 후보에 대한 공격은 새누리당의 20대 정책에 대한 공격과정에서 타깃이 이준석에서 손수조로 옮겨간 것으로 본다. 나에 대한 공격의 핵심이 보편적 20대의 정서를 대변할 만한 경험이 없다는 것이었다. 손수조 후보는 8평짜리 전셋집에서 30군데가 넘는 곳에 입사지원을 하고도 낙방하는 등 20대의 힘든 삶을 살아왔다. 이런 손수조 후보에게 얼굴마담이라고 한다면 도대체 누가 20대를 대변한다는 것인가."

- 3000만 원 선거운동 공약 등 청년의 참신성을 부각하는 공약이 깨진 점에 대한 비판이 핵심인데.
"손수조 후보가 3000만 원 선거공약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선거법상의 문제기보다 손수조 후보기 때문에 논란이 되는 것이라 본다. 선루프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유세한 부분이 선거법 위반이라는 논란도 있는데 문재인 후보도 자원봉사자들에게 떡국을 대접했다는 부분이 의혹으로 제기되지 않나. 선거과정에 있을 수 있는 논란이라고 본다. 당 차원에서도 미숙함이라고 입장을 밝혀 비판을 받기는 했다. 그러나 언론이 이를 손수조가 준비가 안 된 후보다라는 프레임으로 몰고 가는 경향이 있다."

"민주당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사고 버려야"

- 새누리당은 한미FTA와 제주해군기지 반대는 노무현 정부 당시의 정책에 대한 야당의 말 바꾸기라며 박근혜 대 노무현이라는 선거구도로 임해왔다. 2030세대에게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보나.
"우선 박근혜 대 노무현의 구도는 민주통합당이 야기시킨 측면이 있다. 저희 쪽이 친박계가 약진했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민주통합당도 친노계열이 너무 선명하지 않나. 구태의연한 정치라고 생각한다. 양쪽 모두 생각을 잘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한미FTA나 해군기지 역시 민주통합당이 꺼낸 프레임이다. 그 과정에서 현재 야당이 이전 정권운영 당시 입장을 확인하다 보니 어이가 없는 상황이 발생하더라. 그때의 논리가 지금은 달라진 것이라고 말하며 정치를 참 쉽게 한다. 그것을 짚고 넘어간 것이다."

- 전 정권에서 추진한 일이라도 비판이 있으면 재검토 될 수 있지 않나.
"재검토 될 수 있다. 문제는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사고를 버렸으면 좋겠다는 거다.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반값등록금 등 약속한 것을 지키라고 비판하지 않나. 왜 새누리당에게만 적용되나."

- '이명박근혜' 라는 야당공세를 정략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부자감세나 한미FTA에 일관되게 동의하는 등 박근혜 위원장과 이명박 정권과의 차별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많다.
"정권심판론 자체에 대해서는 일정부분 책임질 소지가 있다. 소위 친박계 인사들의 입각이나 총선과정에서 공천자들 중 이명박 정부에서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으로 활동했던 이들이 있다. 그 과정에서 말릴 수 있는 것을 말리지 못한 부분도 있다. 신자유주의를 강화하면서 비판 받은 부분은 좌측 깜빡이 켜고 우회전 한 노무현 정권과 노골적으로 우회전 한 이명박 정권이 다르지 않다. 다만 다보스 포럼에서도 제시 되었듯 자본주의가 새로운 전기를 맞았고 이에 따라 (복지나 분배의) 방향성을 잘 잡았다고 본다. 실정에 대한 책임은 어쩔 수 없는 여당의 몫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방향성이다.

감세와 한미FTA 동의의 문제는 민주통합당이나 새누리당 모두 의회에서 투표를 할 때 당론에 구애받는 후진적 정치문화가 있다. 정당정치의 현실에서 지엽적인 비판인 것 같다. '이명박근혜'라는 말이 의미를 얻으려면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비대위장이 얼마나 긴밀한 협력체계를 갖느냐를 따져봐야 한다. 내가 비대위원으로 확신하지만, 비대위가 당의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의 교감은 없었다. "

- 새누리당 비대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당 개혁과 공천과정에 참여했다. 20대로서 이 위원의 이야기가 당내에 많이 반영된 것으로 보나.
"솔직히 말씀드리면 김종인, 이상돈, 이준석 셋만 비대위에서 활동했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적어도 제가 비대위 내에서 나이라는 기준으로 저평가 받지는 않은 것 같다. 비대위 활동은 밖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많다."

- 보이지 않는 부분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비대위원으로서 당내 정책결정 과정에 중심적으로 참여하거나 당의 전략을 구성하는 부분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이런 활동은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만약 당이 내게 언론에 20대를 대표한다는 이미지만을 강요했다면 제스스로 불만족스러웠을 테고 더 공허했을 것이다." 

- 자신의 의견을 새누리당에 반영시키는 과정에서 느꼈던 한계는 무엇인가?
"한계도 분명히 있었다. 국회의원들과 내 의견을 겨룰 수 있는 상태로 올라오기까지 시간이 너무 짧았다. 임해규 의원님과 교육문제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15일 동안 엄청나게 공부만 하기도 했다. 비상시기에 당에 들어오면서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이런 문제는 앞으로 청년 비례대표들이 국회에 들어가더라도 똑같은 문제일 것이다. 정당정치에 적응할 시간이 걸릴 것이다."

- 이후 정치활동에 대한 계획은?
"많은 고민을 했다. 비례대표로 유의미한 순번의 제의도 들어왔다.(웃음) 그러나 제가 국회의원을 안 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공천과정에서 제 소신을 이야기 할 수 있었다. 로마사에 보면 킨키나투스라는 사람이 있다. 밭을 일구다 외적의 침입에 참전하여 적을 물리치고 평화가 찾아오자 다시 돌아와서 밭을 갈았던 집정관이다. 그 사람을 본받고 싶다. 정치라는 것을 직업적으로 사고하는 것에서 벗어났으면 한다. 전문성을 갖추고 정치에 기여하는 것도 의미있다고 본다."

덧붙이는 글 | 이동철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동철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새누리당 #이준석 #민간인 불법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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