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의 견고한 '수원성', 협공에 무너지나

[총선 현장 - 수원] 팔달 남경필-김영진, 장안 이찬열-김용남 막판 공방전 치열

등록 2012.04.10 21:49수정 2012.04.10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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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은 4개 선거구 중 새누리당·민주통합당·무소속 후보가 초박빙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수원을(권선) 외에 수원병(팔달)과 수원갑(장안) 선거구도 막판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남경필-김영진 후보 선거사무소 건물에 내걸린 선거 펼침막.
수원은 4개 선거구 중 새누리당·민주통합당·무소속 후보가 초박빙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수원을(권선) 외에 수원병(팔달)과 수원갑(장안) 선거구도 막판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남경필-김영진 후보 선거사무소 건물에 내걸린 선거 펼침막. 김한영

4·11총선을 하루 앞두고 경기 수원의 선거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수원은 4개 선거구 중 새누리당·민주통합당·무소속 후보가 초박빙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수원을(권선) 외에 수원병(팔달)과 수원갑(장안) 선거구도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관심지역이다.

여당 강세 지역인 이들 선거구는 모두 정치 신인이 현역 의원에게 도전장을 냈다. 팔달은 새누리당 중진 남경필(47, 현 지역구 의원) 후보와 야권단일후보인 민주통합당 김영진(44, 민주당 원내대표 정책특보) 후보가 맞붙는다. 장안은 야권단일후보인 민주통합당 이찬열(52, 현 지역구 의원) 후보와 새누리당 김용남(43, 전 수원지검 부장검사) 후보가 겨루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두 지역 모두 현역 의원들의 우세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신인들은 "투표함은 열어봐야 안다"며 막판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

[팔달] 남경필 "수원 끝까지 책임"- 김영진 "99% 위한 선수 교체"

 수원 팔달은 새누리당 중진 남경필 후보에게 야권단일후보인 민주통합당 김영진 후보가 남 후보의 '장기집권’을 끝내겠다며 민주개혁세력들과 연합전선을 구축해 마지막 총공세를 펴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남경필-김영진 후보.(기호 순)
수원 팔달은 새누리당 중진 남경필 후보에게 야권단일후보인 민주통합당 김영진 후보가 남 후보의 '장기집권’을 끝내겠다며 민주개혁세력들과 연합전선을 구축해 마지막 총공세를 펴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남경필-김영진 후보.(기호 순) 김한영

수원병(팔달) 선거구는 역대 총선 때마다 격전지로 분류됐다. 수원의 중심이자 경기도 '정치 1번지'로 상징되는 팔달은 4선의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가 부친의 대를 이어 16년을 장악해왔다.

이른바 '버스재벌' 정치인으로, 15대 임기 중 타계한 그의 부친 고 남평우(14·15대 의원) 전 의원까지 포함하면 수원에서 20년을 '장기집권'한 정치가문이다. 남 의원이 오랜 기간 팔달을 장악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부친의 탄탄한 조직기반을 물려받은 데다 원주민과 노인층 비율이 높고 보수성이 강한 지역적 특성도 있다. 이로 인해 남 후보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후폭풍이 매우 거셌던 2004년 17대 총선 때도 수원 4개 선거구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수원의 중심이자 경기도 ‘정치 1번지’로 상징되는 팔달은 4선의 새누리당 남 후보가 부친의 대를 이어 16년을 장악해온 아성이다. 남 후보가 지동시장 앞 광장에서 지지자들로부터 격려를 받고 있다.
수원의 중심이자 경기도 ‘정치 1번지’로 상징되는 팔달은 4선의 새누리당 남 후보가 부친의 대를 이어 16년을 장악해온 아성이다. 남 후보가 지동시장 앞 광장에서 지지자들로부터 격려를 받고 있다. 김한영

남 후보는 이번 총선 동안 매우 신중한 행보를 보여왔다. 그는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리면서 '은밀한 선거운동'을 벌였는데 일각에서는 악화된 지역민심을 달래며 지지를 유도하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또 남 후보는 "정책선거를 하겠다"며 '정권심판' 등 상대 김 후보의 공세에 '침묵'으로 대응했다. 3대 핵심공약으로는 ▲ 수원역 KTX 출발역 전환과 수원~서울 간 셔틀 통근열차 개통 ▲ 서울농생대 부지에 문화관광 공원 조성 ▲ 팔달문 상권 과거 활기 재현 등을 내걸었다.


그는 자신이 5선에 당선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 "수원시민의 요구를 가장 잘 알고 있는 후보이기 때문"이라며 "경기도 중심 도시인 수원이 도약하느냐, 정체하느냐의 갈림길에서 구민들이 힘 있는 후보인 저를 선택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승리를 자신했다.

그는 경기지역 진보진영 시민단체들이 '4·11총선 심판대상 후보'로 선정한 것과 관련, "한미FTA 비준안 처리 과정에서 외통위원장이었다는 것이 이유인 것 같다"면서 "끝까지 대화와 타협을 시도했던 노력을 평가해주지 않아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남 후보는 그러면서 "한-EU FTA 비준안을 여야가 대화를 통해 합의처리했던 것처럼 한미FTA 비준안도 합의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아쉽게도 본회의에 직권상정됐다"면서 "앞으로 대화와 토론이 꽃피는 선진 국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남 후보 측은 현재 판세를 우세로 보고 있다. 선거캠프 관계자는 "선거전 초반 백중우세로 평가했으나 점차 주민들이 새누리당의 쇄신에 대해 믿음을 보내고 있고, 질책이 격려와 기대로 바뀌고 있다"면서 "이제 확실한 우세구도로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영진 후보가 수원 못골시장에서 선거운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만난 한 야채가게 주인 이아무개(59.사진 오른쪽) 씨는 “이번 선거에서는 지역발전을 위한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며 “김 후보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었다. 이번에 꼭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진 후보가 수원 못골시장에서 선거운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만난 한 야채가게 주인 이아무개(59.사진 오른쪽) 씨는 “이번 선거에서는 지역발전을 위한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며 “김 후보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었다. 이번에 꼭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김한영

남 후보에 맞서 '정권심판론'과 '99%가 행복한 변화, 팔달구 선수교체'를 선거구호로 내건 정치신인 김영진 후보는 그동안 바닥민심을 파고들며 남 후보와의 차별화 전략을 구사해 왔다. 

김 후보는 서민과 중산층을 위하고 지역발전과 변화를 이끌 적임자는 자신이라며 선거전 막판 화력을 집중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9일 손학규 특별선대위원장의 지원도 받았다. 여기에 민주진보개혁 진영도 김 후보를 거들고 있다.

김 후보는 "이번 선거로 팔달도 바꾸고, 정권도 교체해야 한다"면서 "남경필 가문으로 인해 20년간 정체된 팔달구에 변화를 이뤄 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남 후보에 대한 지역민심의 피로도와 실망감이 대단히 크다"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 팔달구내 14개 전통시장의 특성화 등을 통해 수원경제의 메카로 발전시키는 한편 ▲ 99%가 행복한 혁신교육의 중심지역 육성 ▲ 사람과 역사, 문화가 공존하는 화성 재창조 프로젝트 추진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 후보는 자신이 당선돼야 하는 이유를 "99% 서민 중산층의 상징이자 대변자고, 남 후보는 1% 특권층의 상징이기 때문"이라며 "국회에 진출하면 15년간 현장에서 준비된 정책전문가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같은 486세대지만, 남경필과 김영진은 살아온 삶이 다르다"면서 "이번 총선은 국회의원 아들과, 농부의 아들의 대결"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의 이슈인 1% 특권층이 아닌 99%를 위한 변화는 간단하다"며 "서민 출신의 많은 후보들이 국회에 들어가 서민의 마음과 눈으로 정책과 법을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당선되면 우선적으로 할 일에 대해 "경제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재벌개혁을 통한 경제민주화를 추진하고, 이명박 정권 때 중단된 '과거사 진상규명' 활동을 재개하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 새누리당은 계속 과거와의 단절을 주장하는데, 19대 국회에서도 못하면 과거사 진상은 영영 잊혀진다"고 강조했다.

야권연대 합의로 김 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임미숙(42) 통합진보당 수원시원회 위원장은 "남 후보는 이명박 정권이나 새누리당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팔달에서 민심의 엄중한 정권심판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문제는 투표율이 변수인데, 투표율이 50% 이상 올라가고 2040세대의 투표 참여가 늘어난다면 우리가 이긴다"고 전망했다. 

[장안] 새누리당 김용남 추격에 민주통합당 이찬열 긴장

 무소속 2명을 포함해 모두 4명이 출마한 수원 장안의 초미의 관심사는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와 민주통합당 이찬열 후보의 막판 대결이다. 사진 왼쪽부터 김용남-이찬열 후보.(기호 순)
무소속 2명을 포함해 모두 4명이 출마한 수원 장안의 초미의 관심사는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와 민주통합당 이찬열 후보의 막판 대결이다. 사진 왼쪽부터 김용남-이찬열 후보.(기호 순)김한영

무소속 2명을 포함해 모두 4명이 출마한 수원 장안의 초미의 관심사는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와 민주통합당 이찬열 후보의 막판 대결이다. 여권 강세 지역이었던 이곳은 지난 2000년 16대 총선 때부터 18대까지 여야가 2승 2패의 전적을 기록하고 있다.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박종희(전 16, 18대 의원) 전 의원은 민주당 김훈동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으나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후폭풍 와중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나선 고 심재덕 전 의원에게 무릎을 꿇었다.

이후 박 전 의원은 2008년 18대 총선에서 지역구 탈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낙마했고, 2009년 10월 28일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이찬열 후보가 유명 방송인 출신의 한나라당 박찬숙(16대 한나라당 비례대표) 전 의원을 꺾고 당선됐다.

현재 이곳의 판세는 이 후보가 앞서고 있는 가운데 김 후보가 맹추격하는 양상이다. 이 후보의 지지율은 후보등록을 전후해 김 후보에게 10% 이상의 격차로 앞서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공식 선거운동 이후 김 후보의 본격적인 추격전이 시작되면서 격차가 크게 좁혀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이 후보 측이 내심 긴장하는 분위기다. 영화동 태생인 김 후보는 조직력이 탄탄한 수원고 학맥을 등에 업고 이 후보를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다.

김 후보 측은 막판 역전승까지 기대하고 있다. 김 후보 선거캠프 핵심 관계자는 "중앙당이나 자체 판세분석 결과 김 후보가 이 후보의 턱밑까지 따라붙었다"면서 "막판 추격전을 펼치면 역전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김 후보의 추격으로 격차가 좁혀진 것은 맞지만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면서 "새누리당이 박근혜 위원장을 동원해 바람몰이를 했지만 우리 쪽의 승세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여야의 장안지역 판세 분석결과를 보면 새누리당은 경합으로, 민주통합당은 우세로 각각 분류해 놓고 있다. 이는 두 후보 캠프의 반응과도 일치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이찬열 후보가 율전동 성균관대 전철역 부근 상가지역에서 선거운동을 벌이다 장보러 나온 한 유권자에게 지지를 부탁하며 인사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이찬열 후보가 율전동 성균관대 전철역 부근 상가지역에서 선거운동을 벌이다 장보러 나온 한 유권자에게 지지를 부탁하며 인사하고 있다. 김한영

지역구 현역 의원인 이찬열 후보는 '정권심판론'과 자신의 의정활동 성과를 내세워 바닥민심을 파고들며 재선을 노리고 있다. 이 후보는 최근 율전동 성균관대 전철역 부근 상가지역을 누비며 이른바 '저인망'식 선거운동을 벌였다. 이 후보는 손님이 없는 일부 업소에서는 업주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 후보는 '야권단일후보'인 점을 강조하며 승리를 자신했다. 그는 총선 본선에 오르기까지 당내 경선에 이어 통합진보당과 야권단일후보를 경선 등 두 번의 예선전을 치렀다. 이 후보는 "저는 장안구민들께서 선택해준 야권단일후보"라며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이명박 새누리당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교체에 앞장서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 후보는 '보궐선거 당선 이후 지역구를 위해 한일이 뭐냐'는 질문에 ▲ 지하철 4호선 연장사업인 수원~안양 인덕원 복선전철 유치 ▲ 수원시와 철도공사의 전철 1호선 성균관대역 복합역사 개발 합의 중재 ▲ 광교산 아토피치유센터 유치 등을 핵심 성과로 꼽았다.

이번 총선 대표 공약으로는 ▲ 수원~인덕원 복선전철 조기 착공 및 완공, 성균관대역 버스·택시환승시스템 구축 ▲ 지방행정연수원과 국세공무원교육원 등 이전 부지에 창업지원센터와 첨단R&D복합센터 유치 ▲ 노인기초노령연금인상,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등 보편적 복지 확대를 내세웠다.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가 정자시장에서 빗속에 선거운동을 하며 노점상 할머니들에게 지지를 당부하며 악수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가 정자시장에서 빗속에 선거운동을 하며 노점상 할머니들에게 지지를 당부하며 악수하고 있다. 김한영

지난해 12월 27일 검사생활을 접고 정치에 뛰어든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는 야권연대를 '야합연대'라고 비난하면서 지역토박이인 점과 '국정 안정론'을 앞세워 득표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 정자시장에서 만난 김 후보는 빗속에도 불구하고 종종걸음으로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었다. 이 자리에는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과 박종희 전 의원이 동행했다.

김 후보는 정자시장 유세에서 "올해는 총선과 대선이 한해에 동시에 실시된다"면서 "이번 총선에서 안정적으로 국정을 이끌 수 있는 정당이 제1당이 돼야 대선에서도 승리할 수 있으며, 그래야만 나라와 장안의 안정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장안의 발전과 조국의 미래를 위해 장안의 아들 김용남이 앞장서 뛰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의 총선 대표 공약은 ▲ 수원~인덕원 복선전철 조기착공과 복수역 증설 ▲ 노인 일자리 제공 ▲ 환경과 주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장안을 만들기 위한 문화재 보호법안 발의 ▲ 서민경제 안정을 위한 재래시장 활성화 등이다.

김 후보는 승리를 자신하느냐는 물음에 "원칙과 소신이 바른 정치로 장안의 선택을 받겠다는 생각"이라며 "야권은 후보단일화라는 국민 의사에 반하는 정치적 야합을 했지만 현명한 장안구 유권자들은 저를 선택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김한영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덧붙이는 글 김한영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수원 총선 #수원병 #수원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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