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이나 신청했는데... 복당, 민주당에게 달렸다"

[인터뷰- 무소속 당선자] 유성엽(전북 정읍)... 전북에서 '무소속 재선' 성공

등록 2012.04.13 20:12수정 2012.04.1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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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 국정감사 당시 질의 중인 유성엽 의원 ⓒ 유성엽 의원실

"제 복당은 민주통합당의 판단과 결정에 달려 있는 문제입니다. 제 입장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2008년 18대 국회의원 선거에 이어 이번 4·11 총선에도 전북 정읍에서 연거푸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유성엽 당선자가 밝힌 당선의 변이다. 유 의원은 이번 19대 총선에서도 민주통합당의 장기철 후보를 13.9%p 차로 누르고 재선됐다. 민주당의 지지도가 높은 호남지역에서는 진기한 기록이다.

유 의원은 18대 국회의원으로 두 번이나 복당을 신청했지만 그 절차가 진행되지 않아 이번에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유 의원은 민선 3기 정읍 시장 출신으로 18대 총선 당시 통합민주당(민주통합당의 전신)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컷오프'로 경선 기회를 잃자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유 의원은 당선된 후 2010년 1월과 2011년 4월, 두 번이나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당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복당 신청서를 낸 지 30일 이내에 가부결정이 없을 경우 복당을 불허한다는 민주당의 당규에 따라 유성엽 의원의 복당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13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민주통합당이 통합정신을 외치고 진심으로 정권교체를 원한다면 뜻을 같이하겠다는 한 사람이라도 모으는 것이 진정성 있는 태도"라며 복당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정읍이 지역구였던 김원기 전 국회의장이 민주당의 장기철 후보를 지지한다는 점을 들어 유 의원이 김 전 의장의 '괘씸죄'로 걸려 복당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도 나온다. 18대에 이어 19대 총선에도 민주당은 장기철 후보를 공천했다.

민주당 복당 문제에 대해 유 의원은 "개인적인 판단과 이해관계가 작용해 복당이 부결도 되고 유야무야로 넘어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민주당이 명실상부한 공당이라면 복당 신청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19대 총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으로서는 한 석이 아쉬운 상황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유성엽 의원의 복당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다음은 유성엽 의원과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먼저, 당선 축하드린다. 소감은?
"정읍시민들께서 저를 일 잘하는 일꾼으로 인정해서 선택한 것 같다. 정읍시민들의 성원과 기대에 부응하고 보답할 수 있도록 일을 열심히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어려운 가운데 선택해 주신 위대한 정읍시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 민주통합당의 텃밭인 전북에서 무소속으로 재선될 수 있었던 요인은?
"아무래도 제가 2002~2006년까지 민선 3기 정읍시장을 지냈고 현역 국회의원이었기 때문에 정읍 시민들께서 나를 잘 알고 있었던 게 재선의 요인이 된 것 같다."

- 정읍 발전을 위해서 시민들에게 지켜야할 약속이 있다면?
"전북대 정읍 캠퍼스 유치를 차질없이 추진할 것이다. 이미 지난 12월 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처리했다. 전북대 정읍 캠퍼스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이트랩(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들어설 기초과학연구원 연구단)을 정읍에 유치해 연계하겠다는 의도였다. 특히 첨단방사선 과학연구소, 생명공학연구원 전북분원, 또 안전성평가연구소 제2캠퍼스 등 제3대 국책연구소가 있는 신정동에 유치하겠다. 이를 통해 신정동을 첨단R&D단지의 모범사례로 육성할 계획이다. "

- 민주당에 두 번이나 복당 신청을 냈는데 19대에는 어떻게 되나?
"이번에도 민주당에 복귀하겠다고 정읍시민들에게 약속했다. 18대 무소속 의원으로 2010년, 2011년 두 번 복당신청을 냈지만 부결조차 되지 않았다. 대단히 아쉬운 일이다. 당규에 의하면 복당신청을 내면 30일 이내에 처리하도록 돼 있는데 가결, 부결도 되지 못하고 넘어갔다."

- 왜 부결조차 되지 않았는가.
"2011년 4월에 복당을 요구하면서 당 관계자에게 (당에) 못 들어가게 된다면 그 사유라도 알고 싶다고 말을 했다. 왜냐하면 당에 들어가겠다고 약속한 정읍시민들에게 그 사유를 설명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때 그분 대답이 걸작이다. 과거에도 복당이 허가되지 않았을 때 그 이유를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이것은 공당으로서 대단히 잘못된, 공당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민주당 통합 강조한다면 복당 신청 받아들여야"

지난해 6월 국회를 방문한 정읍시민들과 함께 한 유성엽 의원 ⓒ 유성엽 의원실


- 정읍이 지역구였던 김원기 전 국회의장이 장기철 민주당 후보를 지원한다는 점 때문에 유 의원 복당이 안 된다는 얘기도 들린다. 어떻게 생각하냐?
"당에서 그 동안 나의 복당이 처리되지 않은 것에 특정 누구를 거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는 않다. 하지만 개인적인 판단과 이해관계가 작용해 복당문제가 부결도 되지 않았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 민주당이 통합의 정신을 발휘한다면 그러면 안 된다. 올해 연말에 있을 대선을 준비한다면 정권 재창출을 염원하는 세력들의 누수가 있어서는 안 된다. 최선을 다 해야 할 일이니까. 그런 점에서 제 복당을 당연히 받아줘야 한다. 내 복당은 민주당의 결정과 판단에 달려 있는 문제다. 내 입장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

- 재선의원으로서 19대 국회에서 중점적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간략하게 세 가지다. 우선 농업 직불제 개선이 중요하다. 한미FTA 등과 관련해서도 가장 우려되는 것이 농업과 농촌 문제다. 기본적으로 농촌의 안정을 기하는 가운데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차분히 해나아가야 한다. 그래서 19대 때에도 농업 직불제의 확충과 개선을 추진하겠다.

농업의 생산성, 경쟁력 향상을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 축산과 경종농업을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순환복합영농 육성지원에 관한 법률(유성엽 의원 대표 발의)이 현재 국회에 계류중이다. 이 법안을 통해서 농업 생산비를 절감시키고 또 한편으로는 축분을 효율적으로 처리해 축산의 생산비용도 절감시키면 축산의 경쟁력 향상이 가능하다. 더 나아가 유기농업으로 이어지는 출발이 된다.

마지막으로는 농산물 유통 구조 개선이다. 산지 소값은 절반이상으로 폭락했는데 대도시 쇠고기 값은 그대로다. 유통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반증이다. 농협이 신경분리로 구조가 변화했지만 유통사업을 거의 직거래 수준으로 할 수 있도록 농협중앙회의 구조 변화가 필요하다. 농협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 18대 국회 상임위가 교육과학기술위인데 그렇다면 농림수산식품위로 옮기나?
"교과위에 있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2년은 있을 거다. 그러나 나머지 2년은 농림수산식품위로 갈 생각이다. 그런데 마음대로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전북의 초선의원들이 이번에 대거 당선됐는데 내 입장만 관철 시킬 수가 없다. 왜냐하면 전북 지역 의석수가 11명인데 상임위를 골고루 돌아가야 전북도민의 의견을 골고루 반영할 수 있다. 후배의원들이 혹시라도 나와 겹치는 상임위를 선택한다면 선배가 양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성엽 #전북 정읍 #19대 총선 #민주통합당 #복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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