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훈은 가정을 지켜주는 등대입니다"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가훈을 무료로 써주는 서예가 전병문씨

등록 2012.04.17 11:12수정 2012.04.1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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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국립서울현충원 겨레의마당 가훈 써주기 행사장

국립서울현충원 겨레의마당 가훈 써주기 행사장 ⓒ 최오균


4월 16일 오전 10시, 벚꽃이 만발한 국립서울현충원을 산책하다가 현충문 앞 '겨레의마당'에서 가훈을 써주고 있는 광경을 우연히 목격하였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가훈을 무료로 써드립니다"란 현수막이 걸려 있고, 나이 지긋한 두 분의 서예가가 가훈을 무료로 써주고 있었다.


a  국립현충원에서 가훈을 무료로 써 주고 있는 서예가 약농 전병문 씨

국립현충원에서 가훈을 무료로 써 주고 있는 서예가 약농 전병문 씨 ⓒ 최오균


a  전병문 서예가는 가훈을 무료로 보급하는 한국가훈보급중앙회를 이끌며 가훈보급에 전력하고 있다.

전병문 서예가는 가훈을 무료로 보급하는 한국가훈보급중앙회를 이끌며 가훈보급에 전력하고 있다. ⓒ 최오균


가훈 써주기 행사장 안에는 "無汗不成(무한불성, 땀과 노력 없이는 성공하기 어렵다)", "一切唯心造(일체유심조, 모든 것은 오직 마음먹기에 달렸다)", "和信家樂(화신가락, 가정이 화목하면 항상 즐겁다)" 등의 가훈이 전시되어 있었다.

평일인데도 행사장 앞에는 고귀한 한장의 가훈을 받기 위해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사람들은 예시된 20여 개의 가훈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거나, 평소 자신들이 마음에 담아 두었던 가훈을 즉석에서 적어서 신청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완성된 가훈을 두 손으로 공손히 건네받고 마치 보물처럼 소중히 간직한 채 기쁜 표정을 지었다.

a  행사장에 전시된 가훈

행사장에 전시된 가훈 ⓒ 최오균


"가훈은 가정을 지켜주는 등대입니다."

가훈 예시문 앞에 적혀진 말이다. 그 뒷장에는 가훈을 써주고 있는 약농(若農) 전병문 서예가의 약력이 적혀 있었다. 그는 지난 10여 년간 한국가훈을 알리기에 모든 열정을 쏟아온 '가훈 전도사'이다. '한 가정 한 가훈 갖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그는 고속도로 휴게소, 정부 산하기관, 공공시설을 이용해 무료로 가훈을 보급해오고 있다.

한국가훈보급중앙회(www.mygahun.com)를 이끌어 오고 있는 서예가 전병문 선생은 2007년 대한민국서화대상, 대한민국전통 미술대전특선 등 다수의 입상경력이 있으며, 대한민국 서화대사전 초대작가, 한국가훈 보급중앙회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 2010년에는 미국 워싱턴 코리아 페스티벌에서 가훈 써주기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a  무료 가훈 써주기에 여념이 없는 전병문 서예가

무료 가훈 써주기에 여념이 없는 전병문 서예가 ⓒ 최오균


"선생님, 하루에 가훈을 몇 개나 써 주시나요?"
"주말에는 약 200~300명에게 가훈을 써주고 있어요."
"그렇게 많이 쓰다보면 힘들지 않으세요?"
"한마디 가훈이나 좌우명은 인생을 바꾸기도 합니다. 빛과 소금 같은 존재인 가훈을 써주는 것은 나의 기쁨이지요. 그러나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가훈 없이 살아가는 가정이 점점 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a  국립서울 현충원에는 수양벚꽃과 개나리가 만발해 있다.

국립서울 현충원에는 수양벚꽃과 개나리가 만발해 있다. ⓒ 최오균


그는 더욱 많은 사람들이 가훈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한 가정에 한마디 가훈을 간직하고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즉석에서 신청받은 가훈을 써주기에 여념이 없었다. 수양벚꽃이 휘휘 늘어져 만개한 현충원에는 '수양벚꽃과 함께하는 현충원' 행사가 14일부터 21일까지 열리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현충원을 방문하고 있었다.


a  수양벚꽃이 만발한 국립서울 현충원

수양벚꽃이 만발한 국립서울 현충원 ⓒ 최오균


조국을 위하여 생명을 바친 현충원의 호국 영령 앞에서 주옥 같은 가훈을 무료로 써주고, 받는 모습이 매우 경건하고 아름답게 비쳤다. 지금 현충원에 가면 수양벚꽃도 구경하고 소중한 가훈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기자도 전병문 선생으로부터 평소에 좋아하는 문구인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란 가훈을  한 장 받아들고 행복한 마음으로 현충원을 떠났다.
#무료 가훈 #서예가 전병문 #국립서울현충원 #한국가훈보급중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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