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거리에 선 문성근 "쌩까는 정치, 재미없죠?"

'총선 돌아보기, 대선 바라보기' 시작... "민주당의 좌클릭? 서민클릭"

등록 2012.04.18 18:10수정 2012.04.1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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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총선 패배 후 시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을 찾은 민주통합당 문성근 대표 직무대행이 여는 말을 하고 있다.

총선 패배 후 시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을 찾은 민주통합당 문성근 대표 직무대행이 여는 말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총선 패배 후 시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을 찾은 민주통합당 문성근 대표 직무대행이 여는 말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야권 통합을 추동하는 '국민의 명령' 운동을 하며 전국을 돌아다녔던 문성근 민주통합당 대표 대행이 다시 거리에 섰다. 4·11 총선 패배에 대한 질책을 시민들에게서 직접 듣고, 이를 바탕으로 대선을 내다보기 위함이다. 이른바, '총선 돌아보기, 대선 바라보기' 이야기 마당이다.

 

처음 찾은 장소는 여의도 광장이다. 18일 낮 12시 작은 스피커 옆에 서 마이크를 잡은 문 대행은 "이명박 새누리당 정권 4년 동안 모든 것이 망가졌음에도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다수당을 이루지 못했다. 다시 한 번 깊이 사죄드린다"며 "채찍질을 토대로 12월 대선을 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인들은 물어도 대답도 안 하고 완전히 쌩깐다, 재미없지 않냐"며 "오늘부터 거리에 나온 것은 '뭐가 잘못됐고 뭐를 했으면 좋겠는지' 등에 대해 직접 말씀 듣고 당에 반영하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십여 분간 '총선 돌아보기, 대선 바라보기' 취지를 설명한 문 대행 곁으로 시민 수십 명이 모여들었다. 나들이 길에 나선 가벼운 차림의 시민들은 한동안 멈춰 서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먼저 '민주당 비판'에 나선 이는 장애인 센터에서 일하고 있다는 김한준씨다. 그는 "민주통합당이 내세우는 정책보다는 반MB 심판만 있어 반감을 산다. 차별화된 정책을 들고 나올 수는 없냐"고 꼬집었다.

 

문 대행은 "민주당 정책에 대한 홍보 부족도 있었고 정책을 두고 소통하기도 쉽지 않았다"며 "이번 총선 기간에 유권자들께서 해주신 말씀을 받아서 우리가 제시한 정책이나 비전을 조정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작업들을 진행해 (시민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회의원 뽑아놓고 알아서 잘하겠지 하지 말고, 계속 간섭하고 야단치고 의견을 내달라"며 "시민들이 정책적 대안을 꾸준히 내놓으면 정치인들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당부했다.

 

종로구에 산다는 주부 김영희씨는 "강남을 투표함 몇몇이 미봉인 상태였는데 민주당은 어떤 대책을 세우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문 대행은 "트위터에서 '택배도 이것보다는 (선거함) 포장을 잘하겠다'고 한다, 선관위가 명백히 책임져야 할 사안"이라며 "법적인 조치를 밟아가고 있다, 실질적으로 할 일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성근의 거리정치에 시민들 "소통하려는 모습에서 희망"

 

a  민주통합당 문성근 대표 직무대행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을 찾아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성근 대표 직무대행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을 찾아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 남소연

민주통합당 문성근 대표 직무대행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을 찾아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 남소연

문 대행은 "'지들끼리 노는' 정치구도를 바꾸려면 기존 정당구조에 인터넷과 SNS를 합쳐야 한다. 이를 위해 입당하지 않아도 내 의사대로 당 대표와 국회의원을 뽑을 수 있게 모바일 투표를 도입하면 된다"며 "투표인단으로 등록하려면 상세주소를 알아야 하는데 새누리당이 법개정을 반대하고 있다, 이것이 관철될 수 있도록 새누리당을 압박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의석수는 밀렸지만 정당지지도는 앞섰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매일 12시부터 1시까지 나와서 시민들의 질책과 주문을 듣고, 궁금하신 것에 대해 성실히 답변하겠다"며 마무리 인사를 했다. 시민들은 박수로 호응했다.

 

문 대행이 열변을 토하는 사이, 주위에는 200여 명의 시민들이 오갔다. 벚꽃 구경을 하러 왔거나 점심식사 후 공원을 거닐던 젊은층이 대부분이었다. 여자친구와 함께 이를 지켜본 최주성(26)씨는 "직접적으로 대화의 장을 마련하려는 것 같아 신기하고 좋다"며 "이런 시도로 투표율도 올라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번에는 민주당이 다수당이 될 줄 알았는데 실망이 컸다"는 최정희(35)씨는 "시민과 소통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니 희망이 있는 것 같다"며 "새누리당에 끌려가지 말고,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문 대행은 오늘 여의도 공원을 시작으로 대전·광주·부산·대구·춘천 등 권역별로 나눠 '총선 돌아보기, 대선 바라보기'를 할 예정이다. 그는 "국민 참여 토론회도 생각하고 있다"며 "파워 트위터리안이나 전문가 등과 함께 타운홀 미팅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표 대행이 끝난 후에도 '정치인 문성근'

 

이어진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대선 승리를 위해 좌클릭 방향을 선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우리 당은 좌클릭하는 게 아니고 서민 클릭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소통하는 것이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이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지 않은 것에 대해 그는 "새누리당은 느닷없이 박근혜 위원장의 독재 체제에 합의했다. 대권 후보가 당을 지휘하며 독재의 효율을 즐긴 것"이라며 "그러나 민주당은 민주주의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우리는 독재를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음 달 4일, 원내대표를 선출하면 그의 대행체제는 끝나게 된다. 이후, '정치인 문성근이 되냐, 배우 문성근이 되냐'는 질문에 그는 "정치인 문성근"이라고 말했다. 부산으로 이전한 주소지를 다시 옮기지 않겠다는 문 대행은 "부산에서 지역구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며 "북구와 강서구가 문화 (콘텐츠가) 부족하다, 문화 강좌 등을 빠른 시일 내에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해 문 대행은 "고민 중"이라면서도 "온·오프 네트워크 정당을 만들기 위한 구상 자체를 내가 했다, 누구보다 오래 고민을 해왔고 여기에 내 역할이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문성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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