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내리자 여름으로 달려가던 봄날이 잠시 숨을 고르고 우리 곁에 남아 있습니다. 함께 불러온 봄바람은 꽃비를 몰고와 애써 피었던 벚꽃이며 진달래, 개나리 꽃들을 하나 둘 땅에 내려놓았습니다.
그렇지않아도 짧은 봄, 서둘러 마무리를 하려는 듯하여 서운하기도 합니다. 유난히도 길었던 겨울, 이제 봄이 왔는가 싶었는데 어느덧 여름인가 싶었는데 봄비가 내리고 나니 봄날의 서늘함이 느껴집니다.
아직은 봄이구나 싶어 반갑기도 합니다. 초여름같은 날씨가 이어지자 도심 곳곳에서 끈질기게 생명력을 자랑하던 애기똥풀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더랍니다. 봄비가 아니었으면 흐드러지게 피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잠시 우리 곁에 더 머물러 있고 싶은 봄의 마음을 봅니다.
아직 봄을 느끼지 못한 이들 많은데, 봄을 보지 못한 이들 많은데 성큼 여름으로 내닫기가 미안했던 모양입니다.
올해 4월은 겨울과 봄과 여름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직은 봄이면 좋겠습니다. '봄', 듣기만 해도 설레던 단어였는데, 온전히 보기도 전에 봄날은 저만치 달아나려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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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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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러 피어나던 애기똥풀, 봄비에 고개를 떨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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