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칫솔과 컵서대문 보건소에서 제공한 아이들 칫솔과 컵. 컵 손잡이에 칫솔을 끼워 세워 놓을 수 있어 위생적이다. 옆에 있는 칫솔과 절대 솔이 서로 만나지 않으니 전염의 위험성도 없고, 자연건조로 마른다.
정민숙
아이들은 1학년부터 4학년까지 38명인데, 서대문 보건소에서 구강보건교육과 함께 불소도포를 해주었다고 한다. 작년까지는 이동치과진료를 받은 후 불소도포를 연우야에서 해주었고, 올해는 교육 시간에 불소도포 과정을 넣었다. 이 불소도포는 보통 영유아와 65세 어르신들에게 제공되는 예방처치다. 예산관계상 초등학생과 중 고등학생은 이 혜택에서 제외된 곳이 많다. 사정이 이러한데, 서대문 보건소에서는 지역아동센터의 초등학생들까지 이 혜택을 주고 있다니 박수쳐 줄 일이다.
이날 교육이 끝난 후 2013년 4월 네 번째 월요일로 재교육을 잡았다. 그때면 아이들이 한 살 씩 더 먹었을 테고, 학년도 올라간다. 일 년에 한 번 만나지만, 아이들은 모두 기억을 잘 한다. 그리고 항상 지난 번보다 집중도, 이해도가 높고 이닦는 방법도 잘 습득한다. 같은 대상에게 6년, 7년씩 교육을 해 본 경험이 있는 나는 그 변화를 누구보다 더 잘 알기에 지금 힘들어도 그만 둘 수가 없다.
보리방과후교실 아이들은 해마다 4월 초순에는 연우야 이동치과진료를 받고, 4월 말에는 구강보건교육과 불소도포를 하고, 9월에는 서대문보건소에서 하는 구강보건교육과 불소도포를 받는다. 참 훌륭한 시스템이다. 치통으로 고생하는 경험 없이 초등학생 시절을 보낸다면 그 이후에도 갑자기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다. 좋은 습관이 함께 할 테니까.
입 안에 무엇인가를 넣고, 그 순간을 참아야 하고, 치아를 구석구석 잘 닦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누군가 나를 대신해서 그 일을 해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고 어렵다. 그 순간이 지루하고 재미없어도 꼭 해야 하는 일은 반드시겪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재미있게만 프로그램을 만들면 바로 이 부분들이 소홀하게 된다(대부분 스스로 하는 것들을 싫어하니까).
교육이 끝난 후 교육 후 소감문을 작성하라고 하니 힘들고 싫고 맛이 없다는 이야기가 줄줄 쏟아진다. 이 소감문은 답 글을 적어 내 년에 다시 만날 때 아이들이 읽게 된다. 그 장소에 그대로 그 아이들이 있다면, 이번보다는 덜 힘들고, 더 재미있는 프로그램으로 만날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콘텐츠는 아주 많이 있으니, 보따리를 순차적으로 풀어놓기만 하면 된다.
이 교육을 위해 보리방과후교실 선생님 2명, 연우야 팀의 4명. 모두 6명의 손길이 필요했다. 이제 어느 때를 기다려 자원봉사를 하는 것이 아니고, 평소에 밥 먹듯이 하는 자원봉사의 시대다. 우리 사회 곳곳에 진정한 자원봉사의 힘이 미칠 때 사회가 더욱 건강한 사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주는 마음과 받는 마음은 같은 무게를 가져야 한다. 자원봉사자들의 그 귀한 땀과 시간을 함부로 생각하는 곳엔 반성이 필요하고, 받는 마음이 한결같고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곳에는 더욱 지속적으로 봉사를 해야 한다. 비용을 주고 살 수 없는 가치들. 우리는 구강보건교육으로 그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교육을 받은 아이의 소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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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일리톨 사탕이 달콤하고 맛있었고, 재미가 없었던 것도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불소도포를 할 때에는 불소가 맛있었다. 이 중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동영상보기였다. 이런 경험을 또 했으면 좋겠다.
오늘 불소 도포할 때 100까지 샜을 때 너무 힘들었다. 그리고 만화영화는 재미있는데 충치마녀가 우리 입에 있다니까 무서웠다. 불소도포를 해서 충치마녀가 없어진 것 갔아서 어깨가 들썩들썩했다.
가장 싫은 것은 불소도포 너무 마시 없썼다. 가장 재미있는 것은 이다기이다. 이가 간질간질 거여다.
치아에 좋은 야채는 브로콜리, 오이, 당근이고, 우유도 치아에 좋다. 나는 오늘 치아에 좋은 야채를 알게 되었다. 불소도포도 좋긴 한데 맛이 정말정말로 맛이 없었다.
오늘 보리 방과후에서 불소도포를 했다. 옛날에도 내가 불소도포를 해서 힘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별로 힘들지 않았다.
불소를 했다.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무지무지 하기 싫었다. 선생님이 하자고 하셨지만 안 하겠다고 했다. 근데 울어버렸다.
오늘 불소도포는 너무 하기 싫었는데 용기내서 해 보니깐 별 것 아니었다. 그런데 치약냄새가 고약했다. 그리고 다른 거는 재미있었다. 자일리톨 사탕이 맛있고 시원했다. 다음에는 하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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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치마녀가 없어진 것 같아서 어깨가 들썩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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