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기초 준비 흙위에 철근을 하고 콘크리트를 부어 통기초를 완성할 것이라고 한다.
홍광석
예상하지 못했던 일 둘기초를 하면서 내가 신경을 썼던 것 중의 하나가 기초의 높이였다. 처음에 기초의 높이를 120cm로 주문한 것은 집이 완공 되었을 경우 전망을 고려하였고, 짧은 골짜기이지만 숙지원은 그 입구에 위치한 까닭에 만에 하나 물이 달려드는 경우를 예상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막상 120cm의 폼을 세우고 보니 거의 평면인 숙지원의 지형에서는 아무래도 집이 높다는 판단이 들었다. 더구나 목조주택이기 때문에 지붕의 높이까지 감안하면 집이 너무 도드라지게 보일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선 것이다.
그래서 줄기초 하는 과정에서 10cm정도 낮추기로 했다. 평소 10cm 길이는 오차범위에도 들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집을 짓는 과정에서 어마어마한 차이였음을 실감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기초의 높이는 지형에 따라 다르겠지만 평지에서는 90cm로 잡아 땅 속으로 30cm를 묻고 지상으로 60cm정도 나오면 적당하지 않을까 한다.
건축 용어도 나를 혼란스럽게 하는 요인이었다. 폼, 줄기초, 통기초(매트기초), cm대신 사용하는 '전'이라는 용어도 익숙한 단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레미콘 펌프카 한 대는 6루베라고 했지만 루베의 양에 개대한 개념도 얼른 잡히지 않았다.
참고로 1루베는 무게의 단위가 아니라 용적을 나타내는 단위였는데 내용물에 따라 1루베당 무게가 다르다는 말이었다. 콘크리트 1루베는 약 1.5톤이라고 하는데 물의 양과 시멘트 배합비율은 일반 소비자들이 확인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콘크리트의 강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지만 물을 많이 하고 모래와 시멘트의 양을 규정대로 하지 않다고 하여도 소비자들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현장 소장에게 물과 모래와 시멘트의 배합비율이 적정한지 물었지만 아니라는 대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인가! 믿는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다.
내일까지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다. 줄기초 안에 채운 흙이 다져지고 기초는 더 단단해 질 것이다. 김사장과 연락했더니 비개 개이면 통기초 철근 공사를 하고 그날 콘크리트를 부을 계획이라고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겨레 필통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