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시험장을 방문한 김상곤 교육감
경기도교육청
- 교육감님 이야기를 들으면서 걱정스러워졌다. 지난 3년간 상당히 많은 변화를 주도해내셨는데 교육감님 임기가 끝나고 다른 분이 교육감이 되어 교육이 과거로 회귀하게 되면 어떡하나 불안해지기도 한다.
"지난 3년 동안 경기도의 혁신교육이 나름대로 변화를 만들어 냈다. 우리 학부모들이 바라는 방향, 교사들이 교육자로서 진정으로 하고자 하는 교육이 일체화되면서 바뀌어 나가고 있는데 이것이 하나의 체제로, 다른 말로 하면 새로운 패러다임 시스템으로 자리를 잡는다면 설사 나중에 다른 분들이 (경기도교육감으로) 들어오신다고 해도 큰 흐름을 하루아침에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을 이어가도록 할 것인가, 아닌가는 우리 경기도민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 유권자들이 늘 현명하거나 바른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우리 국민들 또는 유권자들이 사실은 권력 담당자들보다 앞서고 있다고 보고, 그 면에서는 신뢰할 수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단편적으로 바뀔 가능성도 있는데 얼마나 제대로 학교현장을 중심으로 뿌리를 내리느냐가 문제다.
가령 혁신학교로 어느 학교가 모형을 만들어 주변에 확신시켜 나간다면 여러 가지 구체적인 수업 방식, 평가방식 그리고 학교 공동체 활성화 등과 관련해서 위의 권력이 바뀌는 것과 관계없이 자발적으로 해나갈 수 있는 게 많이 있다. 그런 면에게 제가 3년 동안 혁신교육을 정책별로, 사업별로 자리를 잡게 해왔는데 이제부터는 이것을 혁신교육 전반적인 시스템으로 정착시키겠다. 경기도의 전체 학교를 체계적으로 변화시켜 낸다면, 이런 큰 발전의 물줄기를 역류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 지난 2월 6일, 경기도교육청과 육군 제3군사령부가 교육지원 및 안보교육 활성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것과 관련해 일부 시민단체와 전교조 측에서 폐기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지난해 초에 4가지 경기교육의 원칙적인 과제를 이야기했는데, 그 중 하나가 '더불어 사는 평화'였다. 그래서 지난해에 평화통일교육을 체계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6·15 경기본부 쪽에서 맡았다. 그 단체 외에도 2개의 단체 정도가 계속하고 있다.
그렇다면 경기도가 (북한과) 접촉지역이기 때문에 군과의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이냐? 군은 그동안 교육 기부 작업을 해왔다. 특히 접촉지역이라든가 농어촌 벽지지역 이런 곳에서 군의 우수한 자원이 학교교육을 지역별로 자발적으로 지원했다. 교육 기부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왔기 때문에 제가 (경기도교육청에) 들어와서는 각 부문별로 서로 상호협력 협약을 맺어왔다. 그런 과정의 일환으로 군과 협약을 맺는 게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다.
그리고 필요한 경우에는 우리 아이들의 안보와 관련한 현장체험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자는 차원에서 접근을 했다. 일부에서 우려하시는 것은 충분히 저도 짐작하고, 우려가 현실화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오고 있다. 전반적으로 경기교육에서 평화교육을 기본으로 하고 특히 거시적인 의미에서의 평화, 남북 간의 평화와 국제 간의 평화, 학교 내에서도 평화를 체득하고 생활화하자고 했다. 그건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사들도 마찬가지다. 그것이 바로 학교문화를 바꾸는 기본적인 변화인데 동시에 학교에서 평화를 바로 평화통일과도 연계 지을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자 해서 평화통일 교육을 올해도 계속하고 있다."
- 지난 3월, 경기도교육청 모 감사관이 경기도의회 임시회에서 새해 업무보고를 거부하면서 경기도의회와 갈등을 빚었다. 당시 경기도교육청이 슬기롭게 풀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도의회는 집행부를 견제하면서 상생하는 기구고, 우리는 집행부로서 도의회와 상생해야 되는 기구로 각자의 역할과 목표에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문제는 경기도의회 의원 한 분과 감사관의 관계인데, 도의회에서 도의회 전체수준으로 과잉 해석된 면이 있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는데, 갈등 아닌 갈등으로 비쳐지기도 했다. 집행부는 나름대로 자기중심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방법으로 접근을 해야 되고, 시간이 조금 필요했다. 그런 과정에서 여러 가지가 잘 이야기가 돼서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다른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본다."
- 임기가 2년이 조금 넘게 남았는데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금년에 우리가 슬로건으로 제시한 것이 '행복한 교육 공화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행복한 교육이 행복한 사회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혁신교육을 다듬어 나가고 있는데 금년에는 구체적으로 시스템을 정착시키려고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 가장 기반이 되는 것은 공공성과 공동체성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학은 더 심하지만 초·중등부분도 공공성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고 있다. 특히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건 모든 국민에게 부담을 주고 아픔을 주는 상황이다. 공공성과 공동체성을 기반으로 혁신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지금 하고 있는 작업이고 남은 기간 동안 그것을 제대로 해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것을 해낸다면 행복한 교육이 행복한 사회를 만든다는 것을 우리 학부모님들과 국민들에게 새겨드릴 수 있을 것 같다."
- 지난 3년간 한 일에 대해 스스로 점수를 준다면 몇 점인가?"(웃으면서) 어려운 질문이다. 제가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는 것이 참 쉽지 않다. 낯 두껍게 90점 이상이라고 할 수도 없고. 대체로 괜찮을 점수를 받을 수 있을 정도는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좋은 평가를 받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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