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주년 노동절, 현대차 비정규직 해고자인 내겐...

122주년 노동절인 2012년 5월 1일...노동 현실은 그대로

등록 2012.05.03 09:48수정 2012.05.03 09:49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122년이 지난 노동절이 어제 였지만 오늘도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는 아침 출근집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122년이 지난 노동절이 어제 였지만 오늘도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는 아침 출근집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 변창기




2012년 5월 1일이 122주년 세계 노동절이라고 합니다. 아파트 경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저로서는 노동자의 날이면서도 쉴수도 놀수도 없습니다. 평일처럼 일해야 하니까요. 주간 2일, 야간 2일, 2일 휴무. 이렇게 쉼없이 돌고도는 근무 형태에 따라 저는 쉬는 날이 따로 없고 공휴일도 따로 없답니다. 가족 생계를 위해 어쩔수 없이 대규모 아파트 경비 알바라도 다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실제로 노동자로 일했던 곳은 현대차 울산공장 입니다.

저는 지난 2000년 7월 초에 현대차 울산공장 내 하청업체 입사하여 일해 왔습니다. 그러다 2010년 3월 중순경 이유도 모른채 잘려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어떤 분이 8년 동안의 노력으로 대법원으로부터 불법파견 판결을 받아 냈습니다. 저 또한 억울해서 그냥 물러 설수가 없었습니다. 10여 년을 근면성실하게 다녔는데 이유도 모른채 잘렸고 그게 불법파견 일자리 였던 것입니다. 그러니 더 억울 했습니다. 더구나 세계 3대 자동차 기업인 현대자동차 같은 대기업에서 불법파견 노동자를 십수년 동안 버젓이 사용하고 있다니 저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나거나 하면 현대자동차 정문 앞에서 진행하고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항의집회에 참석하고 있는 중입니다.

a  현대자동차 정규직 노조 조합원. 정규직 해고자이지만 비정규직 노동자 집회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정규직 노조 조합원. 정규직 해고자이지만 비정규직 노동자 집회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 변창기



5월 1일은 그 전날 야간 마치고 집에 온 터라 노동절 집회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다음날인 5월 2일 수요일 아침에 출근 집회를 한다고 해서 가보았습니다. 아침 6시 일어나 준비하고 집을 나서는데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다시 집에 들어가 우산을 챙겨들고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 앞으로 갔습니다. 전 날 아침 집회 한다고 문자 온 후 비오면 취소한다는 문자가 없어 무작정 나가보았습니다. 집회가 없으면 저 혼자 1인시위라도 하고 올 참이었습니다.


아침 7시가 되니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모였습니다.

노동절 날 하루 지난 5월 2일 아침 우리는 그렇게 모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출근 집회를 하였습니다.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만 아침 집회를 할 줄 알았는데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와서 출근 집회에 함께 했습니다.


현대자동차 정규직 노동자 한 분이 무슨 이유인지 알수 없으나 해고된 상태였습니다. 그 정규직 노동자는 공장 안에서 아침마다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는데 오늘 아침은 밖으로 나와서 1인 시위를 했습니다. 그분은 앰프시설에 노동가를 틀어 놓고 시위를 했는데 그 앰프시설을 우리에게 빌려 주고는 길건너 가서 1인 시위를 했습니다. 또, 두 분의 여성분이 나와서 한 분은 소식지를 나누어 주고 한 분은 1인 시위를 했습니다.

a  MBC 노동조합 조합원이 우리와 함께 했습니다.

MBC 노동조합 조합원이 우리와 함께 했습니다. ⓒ 변창기


현대자동차 정규직 노조 조합원 해고자 되시는 분이 나와서 "열심히 투쟁해서 꼭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바란다"며 격려사를 해주셨습니다. 그분은 해고가 부당하다며 그렇게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중에 있습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에서 아침 출근집회를 하는 것이었지만 사회자는 MBC 노동조합에서 나온 분들을 소개하고 마이크를 넘겨 주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런것이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연대투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MBC 노조에서 나온 분은 지금 MBC 노조가 파업을 하고 있으며 왜 파업에 들어 갔는지를 간략하게 소개 했습니다.

"우리는 더이상 편파보도와 김재철 사장의 비리를 두고 볼수가 없어 파업에 나섰습니다. 여당에 불리한 기사는 빼거나 뒤늦게 보도하고 야단에 불리한 기사는 즉각, 그리고 크게 보도 했습니다. 우리 노조는 이번 4.11 총선을 최악의 편파보도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뉴스 영상도 여당에게만 유리하게 편집 보도 했습니다. 이는 87년 대선 당시에나 써먹던 고전적 수법의 부활이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방송 뉴스는 공정성이 우선시 되어야 하는데 지난 해 현 정부 비판 뉴스가 실종 되다시피 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논란에 대해 축소 보도했고, 10.26 서울시장 선거 편파보도를 했습니다. 또, 우리는 김재철 사장의 비리에 대해 고발하기 위해 파업에 돌입한 것 입니다. 회사 돈을 내 돈처럼 펑펑 썼습니다. 지난 2년간 무려 법인카드로 쓴 돈이 7억여 원이나 됩니다. 이는 한 달에 3000만 원이나 되는 돈이고, 하루에 100만 원씩 흥청망청 쓴 돈입니다. 특급 호텔 결재가 188건에 1억 5천 만 원이나 됩니다. 또한, 법인카드로 구찌,프라다,토즈 같은 명품과 귀금속을 구입하는데 1천 300만 원 이나 사용 했습니다. 그 외에도 이루 말할수 없는 부정비리가 많아 더이상 이런 사람에게 MBC를 맡길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122주년이나 되었다는 세계 노동절.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던데 120년이나 지난 노동자 현실은 아직도 122년 전 그대로 인 듯 했습니다. 정치 권력자와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은 부자와 재벌이 되었지만 우리 노동자는 여전히 권리를 찾기 위해서 시위도 해야하고 집회도 해야하고 농성도 해야하고 파업도 해야 하는 현실이었습니다. 1시간 남짓 한 5월 2일 아침 집회에서 저는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했습니다. 집회 마치고 집에 오는데도 여전히 이슬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저는 노동절의 유래에 대해 찾아 보았습니다. 그 내용을 그대로 옮겨 봅니다.

노동절(勞動節)은 노동자의 권익과 복지를 향상하고 안정된 삶을 도모하기 위하여 제정한 날이다. 전 세계적으로 노동자의 연대와 단결을 과시한다. 1886년 5월 1일 미국의 총파업을 노동절의 시초로 본다. 2차 인터내셔널에서 5월 1일을 미국 노동운동을 기념하는 날로 정하였고 이후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메이 데이(영어: May Day)'라고 부르기도 한다.


1. 역사

1886년 5월 1일 미국 시카고에서는 8만 명의 노동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미시건 거리에서 파업 집회를 열었다. 이들이 집회를 연 이유는 노동력 착취에 대항하여 8시간 노동을 보장받기 위해서였지만, 경찰의 발포로 노동자 여섯 명이 사망했다. 이후 노동자들의 파업이 얼마나 영향력이 강한지 깨달은 자본가들은 이들의 정당한 요구를 들어주었다.

당시 시카고 데일리 뉴스에서는 공산폭동이 일어날 것이라며, 이들을 공산주의자 취급했으나 사실 이들의 노동운동은 사회주의와 무관했다. 단지 인간답게 살기 위해 시위를 가진 것뿐이었으나 미국 노동운동은 자본가, 정부, 우익 언론들의 탄압과 색깔론을 주장하는 왜곡보도로 주저앉고 말았다.

21세기 초부터 미국 정부가 매년 5월 1일이 사회주의의 냄새를 풍긴다는 이유로 엉뚱하게도 9월 첫 번째 월요일로 노동절을 바꿔 놓았다



2. 한국의 노동절

대한민국의 경우, 1958년 이후 대한노동조합총연맹(대한노총) 창립일인 3월 10일을 '노동절'로 정했으며, 1963년 4월 17일에는 '근로자의 날'로 이름을 바꾸었다. 1973년 3월 30일에 제정·공포되었으며, 1994년 다시 5월 1일로 바뀌었다. 현재 대한민국은 노동절을 노동자의 휴일로 지키고 있으나, 소규모 사업장 등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덧붙이는 글 *저는 노동절의 유래에 대해 찾아 보았습니다. 그 내용을 그대로 옮겨 봅니다.

노동절(勞動節)은 노동자의 권익과 복지를 향상하고 안정된 삶을 도모하기 위하여 제정한 날이다. 전 세계적으로 노동자의 연대와 단결을 과시한다. 1886년 5월 1일 미국의 총파업을 노동절의 시초로 본다. 2차 인터내셔널에서 5월 1일을 미국 노동운동을 기념하는 날로 정하였고 이후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메이 데이(영어: May Day)'라고 부르기도 한다.


1. 역사

1886년 5월 1일 미국 시카고에서는 8만 명의 노동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미시건 거리에서 파업 집회를 열었다. 이들이 집회를 연 이유는 노동력 착취에 대항하여 8시간 노동을 보장받기 위해서였지만, 경찰의 발포로 노동자 여섯 명이 사망했다. 이후 노동자들의 파업이 얼마나 영향력이 강한지 깨달은 자본가들은 이들의 정당한 요구를 들어주었다.

당시 시카고 데일리 뉴스에서는 공산폭동이 일어날 것이라며, 이들을 공산주의자 취급했으나 사실 이들의 노동운동은 사회주의와 무관했다. 단지 인간답게 살기 위해 시위를 가진 것뿐이었으나 미국 노동운동은 자본가, 정부, 우익 언론들의 탄압과 색깔론을 주장하는 왜곡보도로 주저앉고 말았다.

21세기 초부터 미국 정부가 매년 5월 1일이 사회주의의 냄새를 풍긴다는 이유로 엉뚱하게도 9월 첫 번째 월요일로 노동절을 바꿔 놓았다



2. 한국의 노동절

대한민국의 경우, 1958년 이후 대한노동조합총연맹(대한노총) 창립일인 3월 10일을 '노동절'로 정했으며, 1963년 4월 17일에는 '근로자의 날'로 이름을 바꾸었다. 1973년 3월 30일에 제정·공포되었으며, 1994년 다시 5월 1일로 바뀌었다. 현재 대한민국은 노동절을 노동자의 휴일로 지키고 있으나, 소규모 사업장 등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현대자동차 #불법파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인간해방 사회는 불가능한가? 노동해방 사회는 불가능한가? 청소노동자도 노동귀족으로 사는 사회는 불가능한가?


AD

AD

AD

인기기사

  1. 1 추석 때 이 문자 받고 놀라지 않은 사람 없을 겁니다 추석 때 이 문자 받고 놀라지 않은 사람 없을 겁니다
  2. 2 아직도 '4대강 사업' 자화자찬? 이걸 보고도 그 말 나오나 아직도 '4대강 사업' 자화자찬? 이걸 보고도 그 말 나오나
  3. 3 최근 알게 된 '평생직장', 정년도 은퇴도 없답니다 최근 알게 된 '평생직장', 정년도 은퇴도 없답니다
  4. 4 우리 모르게 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왜? 우리 모르게 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왜?
  5. 5 [단독] "김건희 사기꾼 기사, 한국대사관이 '삭제' 요구했지만 거부" [단독] "김건희 사기꾼 기사, 한국대사관이 '삭제' 요구했지만 거부"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