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 <편집자말> |
이명박 대통령은 4년전 서울 광화문을 뒤덮은 '광우병 촛불'의 악몽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최근 발생한 미국 광우병 소 때문에 광화문에 또다시 촛불이 점화되고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데도 이 대통령은 여전히 '침묵 모드'다.
3일 이 대통령이 주재한 비상경제대책회의가 개청 50주년을 맞은 경기도 수원시 농촌진흥청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엔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박현출 농촌진흥청장을 비롯한 농림부 관계자와 농축산 경영인들도 참석했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과 김재익 청와대 경제수석도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농수산식품 분야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특히 우수 종자 개발 확보와 이에 대한 정부 지원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불 되려면 상당히 걸리겠지만 중국 내에 2만 불 소득 되는 사람이 1억 가까이 된다. 그런 사람들은 아무리 싸다고 해도 싼 거 먹지 않는다. 비싸도 비싼 거 먹는다"며 "고품질의 믿을 수 있는 식품을 만들면 비싸도 팔리는 시대가 온다"고 강조했다.
광우병 쇠고기 문제를 책임지는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참석했고, 산하에 축산과학원을 두고 한우품종개량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는 농업진흥청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이니 만큼 쇠고기 안전 문제에 대한 언급이 나올 법도 했지만 이 대통령은 회의 모두 발언에서조차 쇠고기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심지어 한우나 국산 육우의 품질 향상과 수입 쇠고기에 대한 경쟁력 확보 지원책 등에 대해서도 일언반구 없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 이어진 기념식의 기념사도 '식물성'으로 채워졌고 '동물성'에 대한 예시는 누에 단백질 정도가 고작이었다. 이 자리에는 국민적 관심 사안인 쇠고기 문제의 주무 장관인 농림수산식품부장관도 참석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30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쇠고기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 않고 "정부는 물가·일자리·국민안전·국민건강을 염두에 두고 종합적으로 살펴서 정책 관리를 잘 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지만, 미국 광우병 젖소 확인 소식이 알려진 뒤 공식석상에서 이 문제를 언급한 적이 없다.
일국의 대통령은 무엇보다 국민의 안위를 챙겨야 하는 자리다. 국민들이 '괴담'에 떨고 있는 것인지, 대통령 스스로 '촛불'에 떨고 있는 것인지, 국민들은 궁금하고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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