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지역 야당 30% 득표 땐 여당 후보 어렵다"

[당선자 인터뷰] 김해을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

등록 2012.05.08 14:31수정 2012.05.08 14:31
0
원고료로 응원

재선에 성공한 새누리당 김태호(49) 의원(김해을)이 대권 도전 여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대권 도전 여부에 대해 그는 "고민이 깊어졌다"고 대답했다.

 

경남 거창 출신인 김태호 의원은 '노풍'(고 노무현 대통령) 진원지인 '김해을'에서 연거푸 당선했다. 그는 2011년 4․26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올해 4․11총선에서 새누리당으로 출마해 당선했다. 그것도 모두 야권단일후보를 눌렀으며, 51.0%와 52.1%를 득표했다.

 

4․11총선 결과에 대해, 김태호 의원은 "외견상 의석수에서 보면 새누리당이 승리했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다"면서 "부산경남울산 지역에서 야권은 38.7%를 득표했다, PK에서 야권이 30% 이상 득표할 경우 여당은 대권에서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누리당 대선 후보 선출 방식에 대해 '국민 경선'을 선호했다. 김 당선자는 "시대 변화에 맞는 유연성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본선 승리다"면서 "국민 눈높이에서 룰도 고민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당내 단합과 외연 확대를 위해서는 앞서가는 사람이 열린 마음으로 통 크게 양보하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박근혜 위원장의 양보를 주문하기도 했다.

 

김태호 의원은 경남도의원과 거창군수를 거쳐 경남도지사를 지냈다. 그는 2010년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됐다가 사퇴하면서 정치적 시련을 겪기도 했다.

 

다음은 7일 오후 김해 사무소에서 김태호 의원과 나눈 대화 내용이다.

 

광역의원-군수-도지사 이어 의원 ... 총리 후보 사퇴 '시련'

 

a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은 지난 4.11총선에서 '김해을'에 출마해 재선했다.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은 지난 4.11총선에서 '김해을'에 출마해 재선했다. ⓒ 윤성효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은 지난 4.11총선에서 '김해을'에 출마해 재선했다. ⓒ 윤성효

- 4․11총선에서 당선됐다. 소감은?

"어려운 곳에서 시민들이 김태호를 살려주었다. 한없는 고마움을 느낀다. 그렇게 기회를 주었다는 것은 지역 발전을 위한 더 큰 노력을 해 달라는 것이고, 동시에 더 큰 정치적 역할도 동시에 기대한다고 볼 수 있다. 굉장히 어깨가 무겁다."

 

- 선거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이곳은 새누리당한테는 쉽지 않는 지역이고, 상대 후보(김경수)가 상징적인 의미를 띠고 있어 어려웠다. 야당은 연예계, 문학계, 학계, 정계까지 하여튼 총동원해서 김해 지역을 공략한 게 사실이다. 정신적으로 부담이 컸다."

 

- 전국적으로 새누리당 승리였는데, 그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처음 예상과 달리 과반 의석은 기적적인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1등공신은 박근혜 위원장의 정치적 신뢰감이다. 그러나 불안전한 승리였다고 본다. 득표율을 보면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이 앞서지를 못했다. 이 말은 새누리당에 다음 정권을 맡겨도 된다는 믿음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미FTA 말 뒤집기'라든지, '제주 해군기지 공사 중단 요청', '<나는꼼수다> 김용민 막말 파문' 등이 터지면서 국민들은 야권이 과연 미래 대안세력인가 하는 의구심을 던졌다. 결국 '박근혜 위원장의 리더십'에다 '미래대안세력으로서의 야권'에 대한 국민 의구심의 결합이 이번 선거의 결과를 만들었다고 본다.

 

낙동강벨트 선거 결과는? ... "여권에게 대선은 굉장히 위기"

 

- 낙동강벨트(부산·경남)의 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낙동강전선이 무너지고 있다. 외견상 의석수에서 보면 새누리당이 승리했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다. PK(부산경남울산)지역에서 야권은 이번에 38.7%를 득표했다. 이전 선거에 비하면 상당히 많은 득표다. 어느 정치 전문가는 PK에서 야권이 30% 이상 득표할 경우 여당은 대권에서 어렵다는 말을 하더라. 12월 대선을 보면, 여권은 굉장히 위기라 봐야 한다."

 

a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은 지난 4.11총선에서 '김해을'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은 지난 4.11총선에서 '김해을'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 윤성효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은 지난 4.11총선에서 '김해을'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 윤성효

- 부산경남울산에서 왜 그런 선거 결과가 나왔다고 보나.

"원래 PK 지역은 야성이 강했다. 그런데 YS(김영삼) 이후 '3당 합당'이 되면서 영남권이 하나로 묶어졌다. 이번 총선에서는 상당히 야성이 회복되는, 야성에 대한 복원의 움직임이 보였다.

 

왜냐. 결과적으로 YS 이후 PK지역을 대변할 만한 리더십이 부족하다고 지역민들은 보고 있다. 야당에 힘을 모아주어 지역발전 기대를 했지만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 그동안 PK는 역사의 물줄기 때마다 변곡점 역할을 해왔다. 3․15의거와 부마항쟁이 그랬다. 이번에 젊은층에서 야성 복원의 움직임이 꿈틀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 국민들이 박근혜 위원장을 신뢰한다고 했는데 왜 그렇게 보나.

"박근혜 위원장은 대한민국 차원에서 보나, 새누리당 차원에서 보나 가장 큰 자산이다. 현실적으로 여론이 대변해 주고 있다. 애국심과 국가관, 지도자 이미지로 봤을 때 박근혜 위원장처럼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분도 없다."

 

- 연말 대선 전망은?

"주도권을 야권이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굉장히 역동적이기 때문이다. 야권은 후보들이 많고, 거기다 '안철수 변수'까지 있다. 계속 야권이 예측 불가능의 기대와 관심을 증폭시켜가고 있다. 이번 총선에 새누리당이 선방했다고 하지만 전체 득표율에서 모자랐다. 야권이 역동성을 더해간다면 새누리당은 주도권을 빼앗길 것이다."

 

- 새누리당 대선 후보 선출 경선 방식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경선방식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박 위원장을 포함한 새누리당이 국민의 벽을 어떻게 뛰어 넘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경선은 치열하게 해야 하지만, 본선에서 분열하지 않아야 승리한다. 경선은 곧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낸다는 것이다. 지금 환경은 척박하다. 승리를 위해 당내 단합과 외연 확대가 필수적이다. 당내 단합과 외연 확대를 위해서는 앞서가는 사람이 열린 마음으로 통 크게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만 한다."

 

-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는지?

"아직 출마 선언도 하지 않은 상태다. 그런 상태에서 구체적인 방법을 고민한 것이 없다. 대원칙은 경선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고, 그래야 국민 참여를 끌어낼 수 있다."

 

- 박근혜 위원장은 경선 방식에 대해 '선수가 룰에 맞추어야 한다'고 했다는데.

"아쉬운 점이 있다. 언뜻 보면 선수가 룰에 맞추는 것이 틀린 말은 아니다. 현재 경선이 불공정하다고 이야기하고 그렇게 비춰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그런 입장이라면 '체육관 선거'를 지켜가야지 왜 바꾸었겠나. 시대 변화에 맞는 유연성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본선 승리다. 국민 눈높이에서 룰도 고민해 봐야 한다. 그래야 단합도 이루어지고 외연도 넓어지는 것 아니겠나. 경선 주자들이 현재 룰로 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박 위원장한테 득이 될까? 국민들이 어떻게 볼 것인지도 중요하다.  이런 문제는 크게 국민을 바라보고 가면 답이 나온다. 항상 국민을 두려워하는 자세가 제일 중요하다."

 

- 새누리당의 한 비대위원은 '1~2% 지지율도 안되는 사람이 경선 운운한다'고 비판했다.

"그런 분들의 그런 발언은 박근혜 위원장을 위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흠집을 내고 있는 것이다. 박 위원장이 굉장히 고민해서 모신 분들인데, 그런 분들 입에서 '1~2%도 안되는 사람들이 경선 운운' 발언했다고 언론에 나오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처음부터 20~30% 지지를 받는 사람이 어디 있나? 국민들은 빠른 개혁과 변화를 항상 생각하고 있다. 국민들은 변화에 호응할 준비가 돼 있다. 지금 지지도로 그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은 후보를 무시했다기 보다는 국민을 무시했다고 봐야 한다.  앞으로 그런 말은 없었으면 좋겠다. 박 위원장을 위해서도 말이다."

 

"영화도 예고편이 재미 있어야 ... 당내 민주화 굉장히 중요"

 

- 박근혜 위원장이 총선 뒤 전국을 돌며 '총선공약실천본부'를 구성하고 있다. 지난 4월 27일 새누리당 경남도당에서 열린 출범식 때 참석하지 않은 이유가 있나?

"그날 언론사 생방송이 잡혀 있었다. 그래서 양해를 구하고 참석하지 못했다. 박 위원장이 총선공약실천본부를 구성하고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 선거가 끝났다고 공약을 유야무야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챙기는 것은 일관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일이다."

 

- 지금은 새누리당 안에 민주주의가 사라졌다는 지적을 많이 하는데.

"정치는 현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친박'도 좋다. '친박'이 소통이 잘되고, 국민의 쓴소리도 듣고, 아픈 소리도 정책에 전달되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걱정스러운 점은 측근끼리도 소통이 안된다고 한다는 점이다. 국민들이 보면 답답해 할 것이다. 영화도 예고편이 재미있어야 관객이 극장에 많이 몰리지 않은가. 마찬가지로 지금 우리는 국정운영의 예고편을 만들고 있다. 예고편이 재미가 없거나 소통이 없다고 하면 국민들이 관심을 갖겠나? 그래서 당내 민주화는 굉장히 중요하다."

 

- 박근혜 위원장의 지지율은 새누리당 안에서 굉장히 앞서 있는데, '비박(박근혜) 연대' 가능성은?

"'비박'이니 '친박'이니 하는 말은 언론에서 만들어 낸 것이다. 좋아 보이지 않지만, 현실로 비춰지고 있다. '비박' '친박'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벽을 같이 넘을 수 있는가에 초점을 두고 모든 논의를 해야 하고, 경선 룰을 정해야 한다."

 

- 김문수 경기지사가 대권도전을 선언했다. 경기도지사 중도사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아직 중도사퇴 하지 않았는데, 가정해서 말할 필요가 있나 싶다."

 

- 야권에서 대통령 후보로 누가 최종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하나.

"정치 분석가도 아니고 알 수 없다. 그런데 야권은 재미 있을 거 같다. 문재인(노무현재단 이사장), 김두관(경남지사), 손학규(전 민주당 대표) 등이 있고, '안철수 변수'도 있다. 그래서 야권이 대선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전개될 것 같다. 야권 후보들도 모두 대한민국의 자산이다. 제가 주제 넘게 그 분들을 평가할 수는 없다."

 

"미국도 지사 출신이 국정을 잘 운영한 사례가 있다"

 

a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은 지난 4.11총선에서 '김해을'에 출마해 재선했다.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은 지난 4.11총선에서 '김해을'에 출마해 재선했다. ⓒ 윤성효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은 지난 4.11총선에서 '김해을'에 출마해 재선했다. ⓒ 윤성효

- 야권에서는 김두관 경남지사도 대권주자로 거론되는데.

"지사 출신이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것은 바람직하다. 김두관 지사와 같은 동질감을 느낀다. 저도 농민의 아들이고, 촌놈이다. 저는 광역의원과 군수(거창)를 거쳐 경남지사를 지냈다. 낙마했지만 국무총리 후보까지 올랐다. 김두관 지사도 마을이장부터 군수(남해)를 거쳐 장관(행정자치부)을 지내고, 경남지사가 되었다. 상당히 같은 길을 걸어왔는데, 그런 차원에서 동질감을 느낀다. 야권에서도 김두관 지사의 경험과 도전 정신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미국도 지사 출신들이 국정을 잘 운영한 사례가 있다."

 

- 전임 경남지사로서 현재 김두관 지사의 도정은 어떻게 평가하나?

"아직 구체적으로 들여다 보지 않았지만, 그분 나름대로 가치나 지방분권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 이명박정부 평가는?

"누구나 공과가 다 있다. 시간을 두고 보아야 한다. 한 사람에 대한 평가는 관 두껑을 덮고 난 다음에 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이명박정부는 공도 있고 과도 있다."

 

-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의사가 있나?

"(잠시 머뭇거리다) 고민이 깊어졌다. 대권 출마는 모든 것을 던질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시대가 던지는 화두에 자기가 답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5년 후 10년 후가 아니라 지금 이 시대가 필요한 것을 제가 가지고 있다는 판단이 들 때 당당하게 선언하고, 출사표를 던질 것이다."

 

- 그 결정시기는?

"김태호의 제1법칙은 도전이다. 제가 생각해서 옳고 해야 할 일이고, 누구보다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설 때 도전했다. 1% 가능성만 있어도 도전했다. 많은 국민들은 결과적으로 도전에 높은 점수를 줬다고 본다.  도전에 승리할 수 있는 것은 진정성과 국민의 변화 요구를 통해다. 지금 국민은 변화 요구에 호응할 준비가 돼 있다. 내가 그 일을 제일 잘할 수 있다거나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을 내가 가지고 있다는 확신이 드는 순간이 출발점이 될 것이다."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 #대권주자 #4.11총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난리도 아닙니다" 농민들이 올해 벼 빨리 베는 이유 "난리도 아닙니다" 농민들이 올해 벼 빨리 베는 이유
  2. 2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3. 3 "대통령, 정상일까 싶다... 이런데 교회에 무슨 중립 있나" "대통령, 정상일까 싶다... 이런데 교회에 무슨 중립 있나"
  4. 4 체코 언론이 김건희 여사 보도하면서 사라진 단어 '사기꾼' '거짓말'  체코 언론이 김건희 여사 보도하면서 사라진 단어 '사기꾼' '거짓말'
  5. 5 "자기들 돈이라면 매년 수억 원 강물에 처박았을까" "자기들 돈이라면 매년 수억 원 강물에 처박았을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