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
윤성효
- 민주통합당 후보 경선 상대였던 곽진업 전 예비후보가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구속됐는데.
"패인의 결정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본다. 3월 27일로,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후였다. 곽진업 전 예비후보가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당시 검찰은 경선을 도왔던 사람 100명 넘게 불러서 조사를 했다. 그것이 위협적인 분위기가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사실상 선거운동을 어렵게 만들었고, 그런 부분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 곽진업 전 예비후보와 관련한 검찰 수사에 대한 대응이 특별히 없었던 것 같은데."지금 생각하면 당시 정치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하는 게 맞았지만, 곽진업 전 예비후보 본인이 검찰을 자극하는데 대해 부담을 갖고 있었다. 조용히 조사 받고 넘어갈 것으로 보았던 것이다. 처음에는 구속까지 갈 사안은 아니라고 보았다. 당내 경선을 거친 뒤에 일어난 일이었는데, 당시에는 검찰 조사가 선거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 곽진업 전 예비후보가 조용하게 대응하는 것을 원하는 상황에서 우리만 검찰의 정치 개입 운운하며 싸워 나가기가 어려웠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새누리당 김태호 당선인에 대한 수사 태도를 비교하며 문제제기 하기도 하더라. 김태호 당선인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선관위에서 검찰에 고발까지 했다. 김태호 당선인에 대해 당시 검찰은 선거 이후 수사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렇게 보면 검찰의 태도가 이중적이었다."
야권후보단일화의 성과와 반성은?- 지난 총선 때 야권후보단일화를 했지만, 경남만 놓고 보면 역부족이었는데."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 지난해 야권대통합을 추진했던 게 맞았다는 생각이 든다. 대통합을 하지 못하고, 서로 당이 갈라진 상태에서 막판에 후보 단일화를 하다 보니, 그 과정에서 서로 다른 점들이 있었지만 무리하게 봉합되면서 단일화를 했던 것이다. 단일화의 플러스 효과도 있지만, 영남은 아직 보수성이 강한데 그런 특수성을 놓고 보면 마이너스도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 역사로 볼 때, 아직 진보진영은 사회의 비주류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복지라든지, 미래를 위해 진보정책이 강력하게 추진되는 상황인데, 그것을 정치적으로 담보하려면 대통합을 해서 하나로 단합해서, 강고한 보수와 싸워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럴 가능성은 어렵다. 그런 차원에서 보자면, 야권단일화 부분은 진보진영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져 나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따져봐야 한다고 본다."
- 이번 총선에서 야권은 전체가 하나로 되어 움직였다고 보는지?"'김해을'의 민주통합당 내 경선이라든지, 통합진보당과 단일화 과정은 아무런 잡음 없이 다른 지역에 비해 모범적으로 이루어냈다고 본다. 그런 부분에 대해 야권은 총선 과정에서 하나로 뭉쳐 싸웠다. 그러나 '김해갑' 지역의 광역의원 보궐선거 후보 야권단일화가 되지 않았는데, 그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광역의원 보궐선거에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후보가 모두 나오면서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힘이 분산되었던 것이다."
- 일부에서는 '친노(노무현)' 후보들은 '노풍'에 의존한다는 지적을 했는데."노풍에 의존하는 선거를 하겠다는 의도가 있었거나 선거전략이 그렇게 갔던 것은 아니다. 결과적으로 시민들에게 그렇게 비쳤던 것 같다. 저는 '마지막 비서관'이라고 했다. 일종의 슬로건인데, 상대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상태에서 알린다는 차원에서는 필요했다. 그런데 고 노무현 대통령이 고향을 바꿔보겠다고, 고 노무현 대통령이 꿈꾸었던 도시를 함께 만들어 나가려고 했던 것은 잘 드러내지 못했다고 본다. 비전도 함께 드러냈어야 했는데 부족했다. 전략상 노풍만 갖고 선거를 치르겠다는 것은 아니었다."
"시민들과 교감이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다시 선거를 치른다면?"올해 1월 1일 출마선언했다. 공식선거운동 100일 앞이었다. 시민들을 접촉하는 시간이 부족했다. 그렇게 짧은 시간인데 그만한 득표를 한 것은 기적에 가깝다고 본다. 결국 정치나 선거나 시민들의 일상생활과 함께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평소 시민들의 정치적 요구를 수렴해서 정책에 반영하도록 하고 함께 요구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국회의원이 지역 현안을 다 해결해 줄 수는 없다. 그러나 지역 현안과 관련해 예산을 확보하고 제도를 개선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시민들과 교감이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평소 선거 준비를 해야 하는데, 갑자기 나오다시피해서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