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오연호 대담집 <새로운 100년>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가 10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성당 1층 북카페 '산 다미아노'에서 열렸다.
권우성
"잠룡이라 불리는 사람들 중에 비전을 제시하는 분이 없다. 인기투표만 하고 있다. 박근혜씨도 마찬가지다. 누구도 자기가 '내가 대통령이 되면 나라를 이런 방향으로 끌고 가겠다'고 제시하는 사람이 없다."법륜 스님은 5월 10일 오후 2시30분 서울 정동 북 카페 '산 다미아노'에서 열린 <새로운 100년>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금의 정치가 과거 프레임에 갇혀 있다. 성장 리더십인 박정희 뒤에 숨어 있고 민주화 투쟁의 리더십인 김대중·노무현 뒤에 숨어서 사람들을 모으고 있다."
법륜 스님이 제시한 핵심 비전은 통일이다. 산업화와 민주화가 20년, 30년짜리 역사적 과제라면 통일은 "독립, 성장, 민주화를 완성해 주는 통합적인 우리 민족의 100년 과제"라고 말한다. 다들 먹고살기 어렵다는데, 그래서 대선주자들마다 경제, 경제를 외치고 있는 마당에 웬 통일 이야기인가. 하지만 그는 통일은 우리 생존을 위한 투자이며 모두가 꿀 수 있는 공공의 꿈이라고 말한다.
법륜 스님의 '통일 생각'은 오래되었다. 숨가쁘게 즉문즉설 강연장을 오가고 여러 베스트셀러를 냈어도 늘 가슴 속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출간된 <새로운 100년>으로 20년 동안 끌어안고 왔던 마음의 체증을 풀어냈다. '오연호가 묻고 법륜 스님이 답하다'라는 대담집 형식으로 '가슴 뛰는 통일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았다. 이 책을 통해 그는 새삼스럽거나 혹은 진절머리 나는 통일 이야기를 가슴 뛰게 만들었다. 일주일에 세 시간씩 꼬박 석달을 인터뷰 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는 "스님을 만날 때마다 마치 20대 청년처럼 가슴이 뛰었다"고 말했다.
5년 정권을 잡기위해 '2013년 체제'를 논하는 마당에 100년의 미래라니. 법륜 스님은 현재 시점에서 미래를 내다볼 때 두 가지 사항을 고려했다. 현재 내 주변의 관계와 내가 있기까지의 역사를 바탕으로 시대를 읽으라는 것.
"우리 과거 100년은 수난의 역사였다. 하지만 수난의 가운데서도 독립을 위해, 분단을 막기 위해 발버둥을 쳤다. 전쟁 이후에는 빈곤을 극복하려고 발버둥을 쳤고 자유와 민주화를 외쳤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우리 삶을 개척하기 위해 여기까지 왔다. 그렇다면 미래는 어떤가. 막연히 노력하면 될까. 우리 주변 정세를 보자. 중국과 미국 속에 한반도가 있다. 우리의 운명이 분단고착화라면 결국 남한은 미국, 북한은 중국에 인도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강대국의 전쟁 속에 우리의 미래는 과거 100년과 마찬가지로 한계 상황을 맞을 수밖에 없다."공동체의 운명이 이러하다면 개인의 행복도 보장될 수 없지 않은가.
"북한의 버르장머리 고친다는 정책으론 평화 보장도 어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