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길 지도가 담긴 '광주의 오월을 걷다' 팸플릿.
김은희
그렇게 몇 달이 지나, 5월이 됐다. 나는 이제껏 보냈던 5월과 다름없는 5월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인터넷에서 우연히 '광주의 오월을 걷다'라는 문구를 보게 되었고, 호기심에 찾아보았다.
'광주의 오월을 걷다'는 광주 5·18 기념재단에서 하는 행사였다. 일명 '오월길'은 광주의 문화콘텐츠 문화브랜드로 만들고자 2010년부터 시작된 순수 민간주도 사업이다. 재단 홈페이지와 안내 팸플릿에는 "미국 보스턴에는 자유의 길이 있고, 제주도에는 올레길이 있습니다, 그리고 광주에는 오월길이 있습니다"라는 홍보 문구와 함께 1980년 5월의 광주를 살펴볼 수 있는 답사 코스가 설명되어 있었다.
오월길 답사코스를 본 순간 아빠가 떠올랐다. 1980년 5월의 그날, 광주로 가고 싶었지만 가는 길목이 모두 막혀있어 가지 못했다던, 아쉬움 담긴 아빠의 얘기가 문득 생각났기 때문이다. 나는 아빠에게 오월길을 같이 걷자며 '데이트 신청'을 했고, 아빠는 나의 데이트 신청에 흔쾌히 응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