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만들기 체험한국 가정 초대를 받은 이주노동자들이 김밥을 만들고 있다.
강민구
"자, 이렇게 해 보세요. 구운 김을 김발 위에 올리고, 밥을 한 주걱 정도 떠서 김 위에 넓게 펼칩니다. 그리고 속 재료를 나란하게 밥 위에 올린 다음에 김발로 김밥을 꼭꼭 누르며 잘 말아주면 돼요."김밥을 처음 만들어 보는 것은 이주노동자만이 아니었다. 그동안 엄마가 해 주는 것만 먹었던 학생도 마찬가지다. 다들, 처음 싸는 김밥을 만들었다. 김밥 싸기에 재미를 붙이자 김밥이 수북해졌다. 이번에는 김밥을 썰어, 호일에 담는 순서가 이어졌다.
강민구 학생에 의하면 몽골에서 온 블로마 누나는 "누나의 얼굴처럼 예쁘게 김밥을 썰어 잘 담았는데, 중국 아저씨는 김밥을 썰자 옆구리가 터져서 속 재료가 다 튀어나왔다"고 전했다.
그래도 "하하 호호". 호일에 쌓인 김밥이 한 줄, 두 줄이 쌓일 때마다 웃음이 끊이지 않았고, 금세 오후 8시가 되었다고 한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다음날 새벽부터 일을 시작하기 위해 집에서 쉬어야 하는 이주노동자과 헤어져야 할 시간. 초대 가정에서는 준비한 작은 선물 가방에 호일에 싼 김밥을 담아 마음으로 배웅해 주었다.
초대받았던 이주노동자는 환승 하는 역까지 같이 가려던 학생에게 같이 가지 않아도 집으로 찾아갈 수 있다면서 학생을 배려했다. 강민구 학생은 "어린 자신을 배려하는 마음을 확인하며 돌아오는 길에 마음이 짠했고, 동시에 누나와 아저씨의 웃는 얼굴이 마음 어딘가를 점점 환하게 채워주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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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모두를 위한 이주인권문화센터'(부설 용인이주노동자쉼터) 이사장, 이주인권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서 『내 생애 단 한 번, 가슴 뛰는 삶을 살아도 좋다』, 공저 『다르지만 평등한 이주민 인권 길라잡이, 다문화인권교육 기본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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