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진짜 잘해라, 정권교체 큰일난다"
강기갑 "몸부림 중...환골탈태로 일어서겠다"

[현장] 지금 야권은 '비상대책위 체제'...박지원-강기갑 '동병상련' 회동

등록 2012.05.17 17:47수정 2012.05.1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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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민주통합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17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을 예방한 통합진보당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민주통합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17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을 예방한 통합진보당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 남소연


"진짜 강 위원장님이 잘하셔서 좋은 결론을 내주셔야 한다. 안 그러면 정권교체 큰일 난다. 민주당 내부에도 이런 상태에서 야권공조해야 하느냐, 압력을 상당히 받는다."
- 박지원 민주당 비대위원장

"몸부림을 치고 있다. 국민들에게 너무 큰 시련을 드려서... 여러 가지 추태들이 큰 실망을 준 것 같다. 환골탈태의 자세로 고쳐서, 힘들지만 빠른 시일 안에 일어서서 정권교체와 서민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 강기갑 진보당 비대위원장

지난 4월 총선 야권연대의 당사자였던 두 정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이 마주 앉았다. 양당 공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유지되고 있을 만큼, 4월 총선 이후로 민주진보정치가 위기에 봉착한 상태에서 이뤄진 면담이다.

민주통합당은 총선 이후 '이해찬-박지원 단일화 합의'로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는 비판을 받았고, 통합진보당은 부정선거에서 폭력사태까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내홍이 깊어지면서 양당 지도자는 사실상 동병상련 상태로 마주한 셈이기도 하다.

형식은 새로 선임된 강기갑 통합진보당 비대위원장이 박지원 통합민주당 비대위원장을 예방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강 위원장은 17일 오후 3시 45분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통합당 대표실에서 박 위원장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박 위원장은 "우리 야권이 단일화해서 총선 기간 동안 야권단일후보 당선을 위해 걱정하고 13일 중 9일간을 돌아다녔지만 야권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해서 국민들한테 죄송한데, 그 후 통합진보당 일련의 문제에 대해 내부에서는 얼마나 염려가 크신가, 저희들도 굉장히 염려하고 있고 국민도 마찬가지"라고 위로했다.


또한 박 위원장은 "통합진보당 내에서 혹 다른 비대위가 구성된다는 언론보도를 보고 우리가 결국 야권연대연합을 통해 정권교체를 해야 하고, 또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데, 우리 스스로도 어두워지는 기분"이라며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해 슬기롭게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게 잘 챙겨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솔직히 축하드리기도 어렵다"는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이에 강기갑 위원장은 "총선 이후 야권이 어려운데 저희들이 함께 손을 잡고 극복해나가고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는 행보가 돼야 하는데, 저희들이 이런 모습을 보여 오히려 민주통합당의 발목을 잡고 우리가 자꾸 물밑으로 빠져 들어가는 그런 형국이 돼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강 위원장은 "저희들이 빨리 수습해서 올 연말 정권교체의 기대, 빨리 수습하고, 국민들에게 환골탈태하는 강한 혁신의 희망을 드리겠"지만, "우리가 민주통합당에 도움이 될지, 실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꼭 잘 수습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해 정권교체에서 큰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강 위원장은 "통합진보당 내 두 개의 비대위를 걱정했는데 한 당에서 대칭적인 똑같은 비대위를 만든다는 것은 당을 쪼개겠다는 것과 같은 것"이라며 "지금까지 통합진보당에서 분당을 한다거나 조직을 두 개로 만든다는 것은 한 마디도 나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박지원 "좋은 결론 내달라"... 강기갑 "몸부림 치고 있다"

a  민주통합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17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을 예방한 통합진보당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17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을 예방한 통합진보당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 남소연


그러나 당권파인 우위영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이날 강기갑-박지원 면담 직후 곧바로 보도자료를 내고 '억울한 누명을 벗고 당의 명예회복을 위한 당원 비상대책위원회' 결성 제안 기자회견문을 발송했다.

박지원 위원장은 "과거 군사독재시절에는 목적이 타당하면 그 과정, 수단이 도를 넘더라도 국민적 이해가 있었지만 이제는 아무리 목표가 바르더라도 그 과정이 좋지 않으면 국민적 비판이 있다"며 "이번 통합진보당 비례선정과정에서의 문제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에 강하게 혁신하셔서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지금 상대적으로 정권 교체의 대상이 되는 이들이 오히려 득을 보는, 그래서 우리가 지금 어려움에 처해지는 그런 것은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며 "특히 국민이 염려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잘 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박 위원장은 "진짜 강 위원장님이 잘하셔서 좋은 결론을 내주셔야 한다"며 "안 그러면 정권교체 큰일 난다"고 걱정했다. 그는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런 상태에서 우리가 야권공조를 해야 하느냐란 압력을 제가 많이 받는다"며 "이런 것도 통합진보당이 좋은 의미로 받아들여서 잘하자는 뜻으로 해석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강기갑 위원장은 "저희들이 몸부림을 치고 있다"며 "국민들에게 너무 큰 실망을 드리고 여러 추태들이 더 큰 실망으로 커졌다,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환골탈태의 정신으로 혁신과 채찍질을 해서 힘들지만 빠른 시일 안에 일어서겠다"고 말했다.

이날 강기갑 위원장은 "진보정당이 그 동안 여러 탄압에 맞서 진보의 가치나 서민과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싸웠는데 그런 노력이 이번 선거 부실부정 논란으로 무너졌다"며 "보수언론에서 더 부풀려 당원과 당의 명예를 하루 아침에 무너뜨리냐는 당원들의 강력한 항의와 주장이 있다"고 말했다.
#박지원 #강기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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