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노조가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1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사옥 앞에서 조합원들이 임금 및 단체협약 요구안과 사장 및 편집국장 퇴진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성호
하지만 최근 언론노조 집회 현장에서 국민일보 노조 집행부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11일 여의도에서 열린 '언론노조 파업 승리를 위한 전국노동자대회'에서는 파업 중인 언론사 MBC, KBS, YTN, 연합뉴스 노조위원장들이 함께 무대 위에 올랐지만, 국민일보 노조위원장은 보이지 않았다.
지난 4월 조상운 노조위원장 사퇴 이후, 국민일보 노조는 손병호 쟁의대책위원장(노조위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10일 <국민일보> 사옥 앞에서 진행된 '국민일보 파업 140일을 아파하는 기독교인 지지선언' 기자회견에도 노조 측 인사는 단 한 명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 노조가 이처럼 투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지난 4월 19일부터 사측과 협상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측을 자극해 협상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언행은 자제하겠다는 것이다. 손병호 쟁의대책위원장은 17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특히 조용기 목사 일가에 대해서는 언급을 꺼렸다. 조용기 목사 일가의 '비리'를 집중 폭로하며, 조민제 사장(현 회장) 퇴진을 요구하던 노조의 당초 입장과는 사뭇 다르다.
현재 노사간 협상의 핵심은 사측이 고소·고발한 조합원 23명에 대한 처리문제. 국민일보 사측은 조상운 전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간부 5명을 불법파업에 따른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는가 하면, 조민제 사장(현 회장) 자택 앞에서 유인물을 돌렸다는 이유로 15명의 조합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또한 편집국 조판팀 조합원 3명에게 불법파업으로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는 이유로 각 1000만 원씩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손 위원장은 "노조는 23명에 대한 소를 모두 취하해 달라는 입장이고, 사측은 그럴 수는 없다는 입장"이라면서 "입장차가 커서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노조는 편집권 독립·공정보도 장치 마련,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다섯달 째 '무임금'...파업 동력 모으기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