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꽃의 계절...야생화의 계절...
이명화
침묵하고 있던 대지에서 은밀하고 은근하게 기지개를 켜며 봄을 잉태하고 앞다투어 봄꽃들이 온 세상을 수놓고 꽃 멀미로 어지러울 지경이 되면 어느새 4월이 꼴깍 넘어 간다. 4월은 꽃에 취해 꽃 멀미하다가 달을 넘긴다. 여기저기 연초록 잎들이 무성해지고 가깝게는 앞뜰에서 멀게는 들녘을 넘어 산꼭대기까지 짙어지면 어느새 5월, 그 오월도 절정으로 치닫는다.
이른 봄 앞 다투어 온 세상을 꽃 세상으로 만들어 가슴 설레게 하던 매화꽃도, 개나리, 목련꽃도, 벚꽃도...모두 지고나면 내 마음을 끄는 것은 야생화들이다. 가까운 산책길에도 대문 밖 풀밭 가에도 산에도 들에도 어디서나 피고 지고 피고 지는 들꽃들이 오래오래 내 마음과 시선을 잡아챈다. 그래서 시나브로 이 계절 다가도록 야생화를 만나기 위해 내 발걸음은 집 주변 산책로나 풀밭이나 남의 집 텃밭을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