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환경성검토보고서초안 내용 일부. '환경기준만족'이라고 쓴 붉은 글씨가 보인다.
성낙선
주민들의 질문에 한수원과 지경부 관계자들이 돌아가면서 답변했다. 답변은 간략했으며, 즉답이 어려운 질문에는 "삼척시, 마을 주민들과 협의해 해결하겠다"고 답했다. 주민들이 집단 이주할 경우 함께 거주할 주택을 건설해줄 것을 요구했을 때, 주최 측은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주민들 중에는 "원전을 유치하게 되면 주민들이 입을 혜택이 '주민 대학생 자녀 장학금 지급', '전기료 50% 감면'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런 내용을 알고 있는 주민들이 별로 많지 않다"며, "한수원은 그런 것들을 좀 더 열심히 홍보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날 질문자들 중에서 반대 의견을 밝힌 사람은 단 한 명이었다. 그는 "핵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알 수 없다, 다른 나라들은 원전 끄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원전 밀도를 더 높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반대파를 놔두고 설명회를 여는 것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객석에서 야유가 터져 나왔다.
이날 행사장에는 강원대 삼척캠퍼스 학생들이 수십 명 동원됐다. 학생들은 "주민설명회를 듣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들은 설명회가 진행되는 중간에 누군가의 지시를 받고 행사장을 한꺼번에 빠져나갔다.
설명회는 오전 10시 18분에 끝났다. "마지막으로 질문이 없느냐"는 사회자의 물음에 객석에서 "질문이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사회자는 행사를 마무리하면서 "27일까지 설명회초안을 공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회자는 "주민들이 초안을 공람한 후 비치된 양식에 의견을 남겨주면 사전환경성검토서에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설명회가 끝난 뒤, 설명회장을 빠져나가는 주민들에게 7천 원짜리 식권이 배포됐다.
핵반투위는 이날 주민설명회가 진행되는 동안, 삼척시의회를 찾아가 계란 300개를 투척하는 시위를 벌였다. 핵반투위는 삼척시의회에 "즉각적인 임시회소집과 주민투표발의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