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에서 임상시험에 사용한 전파 이용 유방암 영상진단시스템 . 검은 원 부분에 가슴을 갖다 대면 전파를 쏴 암 조직 여부를 진단한다.
ETRI 제공
전파로 유방암을 진단할 수 있는 신기술이 국내에서 나왔다. 인체에 해롭지 않은 데다 정확성과 경제성도 높아 앞으로 엑스선(X선),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을 보완하고 대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인체 무해"... 정확도-경제성 높이고 '방사선 불안' 없애
방송통신위원회와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는 29일 '전자파를 이용한 유방암 영상진단시스템'(MT, 마이크로웨이브 토모그래피)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 임상시험 승인을 마쳤다고 밝혔다. 미국과 영국 등에서도 비슷한 기술을 연구하고 있지만 정부에서 임상시험을 허가한 건 세계 최초로, 빠르면 2017년 후반쯤 상용화돼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원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환자가 검사대에 누운 뒤 가슴을 촬영 공간에 두면 주변에 배열된 안테나에서 전파를 쏴 인체를 통과한다. 수신 장치는 정상 조직과 암 조직 사이의 전기적 특성 차이인 유전율을 분석해 영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직진성이 있는 방사선과 달리 전파는 이동 경로가 복잡해 정밀한 수신 장치와 해석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2011년부터 38억 원을 투입해 시스템을 개발한 뒤 동물을 상대로 임상 실험을 해온 연구진은 인체 안전성을 가장 앞세웠다.
전순익 ETRI 전자파공학연구팀 책임연구원은 이날 오전 방통위 브리핑에서 "엑스선 촬영이 유해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인체에 방사선이 축적돼 부담감을 준 건 사실"이고 "MRI는 자기장을 사용해 인체에 영향이 없다고 하지만 변별력을 높이려고 주사하는 '조영제'에 대해 의료계 일부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유방암 진단시 전자파 노출량은 국내 '전자파 인체보호기준'에서 정한 인체 전자파 흡수율기준(1.6W/kg)의 1/1000에도 미치지 못해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이다. 또 중첩된 단면 촬영만 가능한 엑스선이 평균 지름 1cm 이상 유방암 판정만 가능하고 검출 정확도도 70~80% 정도에 불과한 반면, 전자파 촬영은 MRI처럼 임의 횡단면 촬영이 가능해 지름 5mm 암도 판정할 수 있고 정확도도 90% 이상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