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천 녹조현상 '심각'... "방향 잃은 복원사업"

대전충남녹색연합, 현장조사 결과 공개... 시 "가뭄이 원인, 유지용수 역펌핑 중"

등록 2012.06.01 18:35수정 2012.06.0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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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하도준설공사가 시작되는 중촌임대아파트 201동 앞 단선철도부터 대전천 상류 방향으로 현암교 일대까지는 녹조현상이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하도준설공사가 시작되는 중촌임대아파트 201동 앞 단선철도부터 대전천 상류 방향으로 현암교 일대까지는 녹조현상이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a  대전천의 녹조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다. 사진은 대전천의 지류인 대동천과 합류부 모습.

대전천의 녹조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다. 사진은 대전천의 지류인 대동천과 합류부 모습. ⓒ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의 3대하천 중 하나인 대전천에 녹조현상이 심각하게 발생해 우려를 낳고 있다. 환경단체는 대전시의 주먹구구식 공사가 하천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1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전천 녹조현상의 심각성을 고발했다. 이들이 지난 달 31일 대전천 하류일대를 현장 조사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대전천 삼선교부터 유등천 합류부까지 약 3km 걸쳐 대규모 녹조가 발생했다. 또한 심한 악취도 풍기고 있다.

이러한 심각한 녹조현상은 최근 수년 내에 처음 경험하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지적하고 있으며, 특히 녹조현상이 더욱 심각한 구간은 중촌임대주공 아파트 201동 앞 단선철도 부근부터 상류방향의 현암교까지 약 900여 미터 구간이라는 것.

이 구간은 하천이 온통 녹조로 뒤덮여 물속이 보이지 않을 정도이며 어떤 생물도 살지 못할 것 같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또한 유등천 합류지점 일대와 한밭대교 위 가동보일대의 녹조도 심각한 상황이며, 대전천 하류 중 물이 고이는 구간은 대부분 녹조가 덮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이 더욱 문제를 삼고 있는 것은 대전시가 하천을 살리겠다는 목적으로 현재 오정1잠수교부터 단선철도(중촌임대주공 아파트 201동 앞)구간에서 하도준설 공사와 세굴방지 사석부설 공사를 실시 중에 있는데, 이러한 공사가 하천의 생태를 더욱 파괴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하도준설을 하며 하상에 쌓아놓은 준설토로 인해 물의 흐름이 막힌 대전천 하류 곳곳은 녹조현상이 심하고 악취를 풍기고 있다는 것이다. 대전시는 지난해에도 우기를 앞두고 준설공사를 진행해 세굴과 침수, 재퇴적이 문제가 되었으며, 이러한 대전시의 주먹구구식 하천준설로 예산낭비는 물론, 하천 생태계 훼손과 수질오염이 유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a  대전천의 녹조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다.

대전천의 녹조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충남녹색연합은 보도자료를 통해 "녹조의 근본원인은 대전시가 말로만 하는 대전천 복원사업에 있다"며 "대전시가 대전천 복원사업을 하며 설치한 한밭대교 위의 가동보와 펌핑시스템은 원래의 목적과는 달리 대전천의 수질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대전시는 2008년부터 대전천과 유등천 합류지점 한밭대교 인근 가동보의 담수된 물을 옥계교 인근 대전천 상류로 역펌핑하고 있는데 대전천 곳곳의 인공여울과 보 등 시설물로 인해 물의 흐름이 막히고 담수화가 진행돼 녹조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최근의 봄 가뭄과 고온, 준설 등으로 대규모 녹조가 발생하긴 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역펌핑과 물의 흐름을 막는 구조물"이라고 진단하고 "대전시는 최근에도 문창동 일대 대전천 구간에 자전거도로 연장계획과 함께 인공여울(보) 등 하천 시설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러한 인공여울(보)의 추가 설치는 물의 흐름을 더욱 끊기게 하고 담수와 정체로 인해 수질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대전천 복원사업은 방향을 잃었고 대전천의 생태계와 수질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대전시는 다시 대전천복원사업의 방향을 점검하고 기존의 시설과 계획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평가를 실시해야 한다"면서 "대전시가 단순히 녹조를 걷어내는 것으로 일을 마무리하지 말고 '진짜 대전천 살리기사업'을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a  오정1잠수교부터 단선철도(한남대교부근)구간 준설 모습. 포크레인 두 대가 열심히 흙을 긁어내고 있다. 물이 정체되어 있는 준설 구간은 흙탕물 범벅이 되어 있었고 그 아래 세월교 부근은 악취가 심각했다.

오정1잠수교부터 단선철도(한남대교부근)구간 준설 모습. 포크레인 두 대가 열심히 흙을 긁어내고 있다. 물이 정체되어 있는 준설 구간은 흙탕물 범벅이 되어 있었고 그 아래 세월교 부근은 악취가 심각했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이러한 지적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최근 가뭄으로 인해 대전천 유량이 부족해 녹조가 발생한 것"이라며 "현장을 확인한 뒤 어제부터 유등천 가동보에서부터 펌핑을 통해 유지용수를 흘려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유지용수가 10-30cm 깊이로 계속해서 흘러내리고 있기 때문에 녹조현상은 조만간 해소될 것"이라며 "다만, 대전충남녹색연합이 주장하는 것처럼, 하도준설공사가 녹조현상의 원인은 아니"라고 말했다.
#녹조현상 #대전천 #대전시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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