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바라크, 종신형도 가볍다... 이집트 '후폭풍'

재판 결과 반발, 사흘째 항의 시위... 검찰-무바라크 모두 항소

등록 2012.06.04 15:07수정 2012.06.04 15:07
0
원고료로 응원
'아랍의 봄' 민주화 혁명 시위대를 유혈 진압한 혐의로 기소된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과 두 아들, 측근들에 대한 선고 형량이 기대했던 것보다 가벼워지자 후폭풍이 일고 있다.

주요 외신은 4일(한국시각) "재판이 끝난 주말부터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타히르 광장에서 3일째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타히르 광장은 민주화 혁명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이집트 법원은 지난 2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무바라크와 하비브 엘아들리 전 내무부 장관에게 법정최고형인 25년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두 아들과 시위대 유혈 진압을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경찰 간부 6명은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 결과에 실망한 시민들은 카이로를 비롯해 이집트 전역에서 무바라크의 사형을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재판부는 물론이고 무바라크에 사형을 구형했지만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검찰도 부실 수사에 대한 비난을 받고 있다.

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타히르 광장은 (민주화 혁명 때처럼) 다시 가득 찰 것"이라며 "무바라크 세력이 아직도 법원을 주무르고 있기 때문에 이집트에서 정의를 실현하는 방법은 오직 시위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고령의 나이를 감안할 때 사실상 종신형을 선고받은 무바라크는 그동안 군 병원에서 안락한 생활을 즐겼지만 재판이 끝난 후 자신의 정적들을 탄압했던 교도소에 직접 갇히는 신세가 되었다.

검찰-무바라크 양쪽 모두 항소


검찰과 무바라크 측은 재판 결과를 따를 수 없다며 양쪽 모두 항소를 결정했다. 이집트 검찰은 공식 성명을 통해 "곧바로 항소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무라바크와 두 아들, 측근 중 어떤 항목에 대해 항소할 것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무바라크의 수석 변호인 야세르 바흐르 역시 성명을 통해 "법원의 판결은 허점투성이(full of legal flaws)"이라며 "당연히 항소할 것이며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됐던 무바라크의 선고 공판이 끝났지만 재판은 이제 시작됐을 뿐이다. 또다시 대규모 시위가 확산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16일 치러지는 이집트 대선 결선 투표에도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호스니 무바라크 #아랍의 봄 #이집트 혁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100개 눈 은둔자' 표범장지뱀, 사는 곳에서 쫓겨난다
  2. 2 카자흐스탄 언론 "김 여사 동안 외모 비결은 성형"
  3. 3 최재영 목사 "난 외국인 맞다, 하지만 권익위 답변은 궤변"
  4. 4 한국의 당뇨병 입원율이 높은 이유...다른 나라와 이게 달랐다
  5. 5 '포항 유전' 효과 없었다...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 29%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