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락 "불법사찰 폭로 안 할테니 새누리 비례대표 달라"

검찰 해당 녹취파일 입수... "이영호 전 청와대 비서관 측근에게도 요구"

등록 2012.06.08 10:09수정 2012.06.0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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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불법 사찰의 '몸통'이라고 자처했던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지난 4월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자료 사진) ⓒ 유성호

민간인 불법 사찰의 '몸통'이라고 자처했던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지난 4월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자료 사진) ⓒ 유성호

진경락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과장(45, 구속기소)이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실을 폭로하지 않는 대가로 청와대에 새누리당 비례대표 자리를 요구했다는 진술이 확인됐다.   

 

7일 오후 보도된 MBN에 따르면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을 재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음성파일을 최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음성파일은 진 전 과장이 민간인 불법사찰 증거 인멸 혐의로 구속됐다가 집행유예로 풀려난 지난해 6월 이후 녹음된 것이다.

 

해당 음성파일에서 진 전 과장은 2010년 검찰수사 당시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48, 구속기소) 측 변호사였던 박아무개 변호사를 만나,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실을 밝히지 않는 대신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자리를 줄 것을 청와대에 요구해달라고 했다는 것. 진 전 과장을 달래는 박 변호사의 음성도 해당 음성파일에 담겨 있다.

 

진 전 과장 역시 검찰 조사에서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의 측근에게 같은 내용을 요구했다는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호 전 비서관 "그런 요구 전달받은 적 없다" 부인

 

이에 검찰은 박 변호사를 소환해 진 전 과장의 요구를 청와대에 전달했는지 여부를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 변호사는 검찰 조사에서 "진 전 과장과 나눈 대화는 변론 활동의 일환이었을 뿐 요구사항을 청와대 측에 전달한 적은 없다"고 답변했다. 이영호 전 비서관 역시 "그런 요구를 전달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진 전 과장은 "VIP(대통령)께 일심으로 충성하는 별도 비선을 통해 총괄지휘"라고 명시된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업무추진 지휘체계' 공문 작성자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해당 문건은 VIP보고에 대해 '공직윤리지원관-BH(청와대) 비선-VIP(또는 대통령 실장)'이라고 명시하고 있어 이명박 대통령이 실제로 민간인 사찰과 관련된 내용을 보고 받았는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던 상황.

 

이처럼 불법사찰을 저지른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전모를 잘 아는 진 전 과장이 청와대에 이같은 요구를 한 자체가 해당 문건 내용에 대한 신빙성을 더욱 더하는 일이기도 하다.

 

한편, 검찰은 청와대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은폐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망을 좁혀가고 있다. 검찰은 지난 7일 오후 강훈 법무법인 바른 대표변호사(전 청와대 법무비서관)로부터 서면질의서의 답변서를 제출받았다. 

 

강 변호사는 2010년 불법사찰 사건 당시 관련 피고인들에게 "사건을 축소할수록 좋다"고 말하는 등 검찰 수사를 축소하는 데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강 변호사는 답변서를 통해 검찰 내부 수사상황을 전달받거나 개입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인 불법사찰 #진경락 #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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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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