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일본땅'이라는 교과서 채택, 문제없다"

구마모토 감사위원회, 일본 주민 113명 감사청구 기각...관련단체 "납득 못해"

등록 2012.06.14 11:13수정 2012.06.14 17:13
0
원고료로 응원
a  하타다 미즈코(65)씨가 감사위원들에게 논란이 되고 있는 이쿠호샤판 공민교과서 부교재를 펼쳐 보이며 문제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하타다 미즈코(65)씨가 감사위원들에게 논란이 되고 있는 이쿠호샤판 공민교과서 부교재를 펼쳐 보이며 문제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심규상


충남도와 자매결연을 맺은 일본 구마모토 현(熊本縣)이 현지 시민단체가 제기한 이쿠호샤(育鵬社)판 공민교과서를 부교재로 선정한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요지의 '주민감사' 청구를 '이유 없다'며 기각했다.

14일, 현지 시민단체인 '교과서네트 구마모토'(대표 호리 코타로, 구마모토 대학 교육학부 교수)에 따르면 구마모토현 감사위원회는 이 단체가 청구한 주민감사 청구에 대해 최근 '이유 없다'며 기각했다. 이 단체 소속 회원 등 113명은 구마모토현교육위원회가 올해 구마모토 현립 중학교 3곳에 현장교사들이 교과서로 채택하지 않은 이쿠호샤판을 공민교과서 부교재로 채택해 사용하자 지난 4월, 현 감사위원회에 주민감사를 청구했다.

이 부교재에는 독도(獨島)를 '다케시마(竹島)'로 표기하고 '시마네(島根) 현에 위치한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영토'라고 왜곡된 주장을 담는 등 일본의 침략사를 왜곡·축소·미화하고 있다.

현 감사위원회는 부교재 채택 과정에서 현장 교사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현 교육장이 독단으로 결정한 것은 위법하다는 지적에 대해 "관련 규정과 판례를 검토한 결과 현교육위원회는 교과서 등 교재 사용에 대한 취사 선택권을 가지고 있고 그 권한을 교육장에게 위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부교재 결정 과정에 위법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장 교사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교육장이 교재를 선택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일본 시민단체 "재발방지 위해 법적 소송 검토"

 지난 달 30일 오전 9시 충남도청 소회의실에서 도의회, 도교육청, 시민단체, 전문가 등이 참여한 ‘구마모토 왜곡교과서 부교재 채택에 대한 민관 협력 토론회’.

지난 달 30일 오전 9시 충남도청 소회의실에서 도의회, 도교육청, 시민단체, 전문가 등이 참여한 ‘구마모토 왜곡교과서 부교재 채택에 대한 민관 협력 토론회’. ⓒ 심규상


현 감사위원회는 '부교재 구입비는 사용자가 부담해야 하는데도 현민들의 세금을 쓴 것은 위법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현 의회에서 심의를 거쳤고, 교재를 현 예산으로 구입한 다른 사례도 있다"며 "예산집행 재량권 범위 내에서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지출로 위법부당성은 없다"고 밝혔다.

주교재와 부교재의 내용이 서로 달라 교육현장에 큰 혼란을 초래한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현장교사들로부터 '혼란이 없고 계획에 따라 적절히 지도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혼란이 없고 이후로도 없을 것으로 확인된다"고 일축했다. 현감사위원회는 "현 교육장 및 교육위원, 관계자들을 폭넓게 조사해 감사를 벌였으나 위법성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교과서네트 구마모토' 관계자는 "교육위원회에서도 선택하지 않았던 이쿠호샤판 공민 부교재를 교육장이 독단으로 선택해 강요한 것은 교과서 채택 수순을 무너뜨리는 폭거"라며 "감사위원회가 이를 현 교육장의 권한으로 해석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결정은 전문직인 교원의 직업상 자유를 침해하고 충남도와의 오랜 선린 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재발방지를 위해 법적 소송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안희정 충남지사가 채택된 부교재 사용중지를 요청하자 가바시마 이쿠오(蒲島 郁夫) 구마모토현지사는 지난 5월 회신을 통해 "일본에서는 교육의 중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독립된 교육위원회가 결정하게 돼 있어 관여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며 거절의 뜻을 밝힌 바 있다.
#구마모토 #충남도 #이쿠호샤 #왜곡교과서 #안희정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추석 때 이 문자 받고 놀라지 않은 사람 없을 겁니다 추석 때 이 문자 받고 놀라지 않은 사람 없을 겁니다
  2. 2 최근 알게 된 '평생직장', 정년도 은퇴도 없답니다 최근 알게 된 '평생직장', 정년도 은퇴도 없답니다
  3. 3 아직도 '4대강 사업' 자화자찬? 이걸 보고도 그 말 나오나 아직도 '4대강 사업' 자화자찬? 이걸 보고도 그 말 나오나
  4. 4 우리 모르게 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왜? 우리 모르게 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왜?
  5. 5 경남, 박근혜 탄핵 이후 최대 집회 "윤석열 퇴진" 경남, 박근혜 탄핵 이후 최대 집회 "윤석열 퇴진"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