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서스, 사람 향기 나는 나라

쌀 구해 죽 끓여주는 사람들... 인정에 감동 받아

등록 2012.06.14 17:37수정 2012.08.31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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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스피해
카스피해지성옥

미지의 땅 코카서스. 여행을 많이 다니진 못했지만, 이번처럼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 데는 없었다. 아제르바이잔에서 가이드가 나왔는데 한국에 대해서 잘 모르고 말도 서툴렀다. 대사관에 문의해도 한국어 할 줄 아는 사람이 없단다. 그토록 미지의 나라여서 선택한 거지만.

말 통하지 않지만... 정성 가득한 그들


 코카서스
코카서스지성옥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었다. 하나같이 한국어를 잘 못하는 그들이 밤새 노트 필기로 오늘 설명할 내용을 달달 외워 왔다. 불만인 사람도 있었지만 다수는 그들의 정성에 감복해 그냥 어쭙잖은 그들의 말을 귀를 쫑긋 세워 듣기로 했다. 특히 세 번째 나라 아르메니아에서 만난 깜찍한 아가씨는 "여러분~" 하고 시작 하는데, 마치 내가 초등학생으로 돌아간 듯 했다.

 조지아
조지아 지성옥

음식을 시키면 정성 가득 한 사발이 나온다. 그곳 특유의 향료가 섞여 먹을 수 없는 것도 있고 우리 입맛에 맞는 것도 있다. 한 그릇 듬뿍 담아 내놓는데, 못 먹어주면 많이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하나같이 친절한 사람들이었다. 컵라면을 먹는다고 물을 끓여 달라면 밥공기까지 내줬다. 그들은 전자레인지가 뭔지 몰랐지만, 끓는 물에 '햇반'을 동동 띄워 끓여 주었다. 쌀이 그곳은 없는데 어디서 공수해 왔는지, 쌀에다 소금을 쳐 죽처럼 끓여 놓고서는, 먹으라고 한 사발 준비해 놓았다. 그것도 한 다섯 명이 먹어도 남을 큰 그릇에.

 코카서스
코카서스지성옥

 꼬마들
꼬마들지성옥

그래서 더 그들이 기억나는 것 같다. 아르메니아는 전쟁한 지 20년 밖에 되지 않아 아직 그 흔적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그렇지만 사람들의 환한 웃음에는 앞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기대로 유쾌 발랄 했다. 스탈린 기념관에서 만난 꼬마 아가씨들은 팔짝팔짝 뛰면서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나의 팔짱을 끼고 같이 찍자고 했다. 그들이 부러웠다. 우리는 언제 통일이 될지 아무도 모르지 않은가?

 성당
성당지성옥

너무 오래 되어서 조명도 없는 컴컴한 동굴 같은 성당들이 아름다웠다. 과거의 찬란했던 역사를 말해주는 듯. 이곳은 우리나라처럼 외세의 침략을 많이 받았다. 석유가 계속 나오고, 세반 호수 같은 천혜의 자원이 넘쳐 나니 전쟁이 끊이질 않았다. 세반호수는 자꾸 수면이 낮아져서 지금도 물을 채워가고 있단다. 노아의 방주가 도착했던 아르메니아의 영산 '아라라트 는 지금은 터키 영역으로 넘어갔다고 많이 아쉬워했다.

 성당
성당지성옥

 성당
성당지성옥

꼬불꼬불 담벼락을 올라가는 사람들. 특히 우리가 즐겨가는 여행은 늘~~월담을 하고 , 없는길을 만들어 숲을 헤집고 가고 닫혀있는 대문을 주인 몰래 들어가 열고 가시철조망을 들어주면 그 틈으로 한명씩 뭄을 날리는 이런 여행을 주로한다.
#코카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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