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서병수 사무총장이 15일 오전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비박주자 3인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의원과 김문수 경기지사의 대리인들을 만나 경선 룰 조율을 위해 조찬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권택기 전 의원(이재오측), 안효대 의원(정몽준측), 황우여 대표, 신지호 전 의원(김문수측), 서병수 사무총장.
남소연
새누리당의 '경선 규칙 내홍'이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서병수 사무총장은 15일 오전 여의도 렉싱턴호텔 일식당에서 김문수·정몽준·이재오 등 비박(非朴) 3인방 측 대리인들과 조찬회동을 하고 경선규칙 논의기구 설치 등을 세 시간 가까이 논의했지만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비박 측 대리인인 안효대 의원과 권택기·신지호 전 의원은 이날 대리인과 당내 중립적 인사들로 구성된 경선 규칙 논의기구를 별도로 설치하고 합의안이 만들어질 경우 최고위원회의가 존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황우여 대표가 제안한 네 가지 방안 중 별도 기구 설치를 택한 것이다. 황 대표는 지난 12일 경선규칙 논의와 관련, ▲ 최고위의 직접 논의 ▲ 최고위 산하 관련 기구 설치 ▲ 경선관리위 산하 관련 기구 설치 ▲ 관련 기구 별도 설치 등 네 가지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서병수 사무총장은 회동 후 브리핑에서 "일단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하겠지만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현실적으로도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별도 기구설치는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지금 양측이 첨예하게 경선 규칙을 두고 대립 중인데 합의가 가능할까 싶다, 합의가 안 된다면 오히려 당내 혼란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어차피 결론을 내고 의결하는 건 최고위원회의가 하는 것"이라며 경선 규칙 관련 논의를 최고위 산하에 논의기구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단 뜻도 밝혔다. 황우여 대표 역시 회동 전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를 개정하려면 상임전국위원회, 전국위원회, 최고위원회의를 거쳐야 한다"며 "최고위원회 밖에 경선규칙 논의기구를 설치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 지도부가 이처럼 비박 3인방 측의 요구를 선뜻 수용하지 못한 것은 최고위원회의 결정권한을 뛰어넘는 기구가 출현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알려졌다. 자율성이 보장되는 별도 기구의 합의안에 대해 최고위가 존중해야 한다는 요구가 사실상 최고위의 의결권을 뛰어넘는 권한 보장으로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박 3인방 측 "경선규칙 논의기구 별도로 꾸리고 합의안 존중받아야" 그러나 비박 3인방 측은 경선규칙 논의기구에서 합의한 사항이 이행되기 위해선 그만한 '전제조건'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문수 측 대리인인 신지호 전 의원은 "논의기구가 최고위 산하에 있든, 별도로 구성되든 그 형식적 위치보다 논의 결과를 존중할 필요가 더 크다"며 "기왕이면 별도로 기구를 구성하는 게 그 취지에 맞는 형식이란 요구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 사무총장이 이 같은 요구에 대해 '최고위의 의결권을 넘겨달란 얘기인데 가능한가'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정몽준 의원 측 대리인인 안효대 의원은 "2007년 대선경선 당시에도 '국민승리위원회'라는 별도 논의기구가 있었다"며 "전례가 있는 만큼 지도부가 좀더 유연한 마인드를 가졌으면 한다, 그렇게 하는 게 부작용을 해소하고 경선을 완벽하게 잘 이끌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박 3인방의 '선(先) 경선 규칙 변경 후(後) 후보 등록' 입장을 두고도 입장 차가 드러났다. 황 대표는 "빨리 후보 등록을 해줘야 경선규칙 논의기구를 만들 수 있지 않겠나, 그래야 대리인 모임에도 힘이 실린다"며 후보 등록을 재차 요청했다.
그러나 비박 3인방 측은 "경선 규칙 합의 전까지 후보 등록을 않겠다는 입장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또 "정몽준, 이재오 의원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황이니 후보로서 인정해줘야 한다"며 "대리인을 무면허 운전 취급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사무총장-대리인 중심으로 접점 찾기 노력할 듯결국, 서로의 입장만 확인한 채 평행선만 달린 셈이다. 그러나 황우여 대표와 서병수 사무총장은 경선 규칙 내홍을 해소하기 위한 대화를 계속 하겠단 의사를 드러냈다.
서 사무총장은 "사무총장과 대리인들이 자주 만나며 논의할 예정이다, (비박 3인방 외) 다른 대선주자의 대리인과도 연락을 취하겠다"며 절충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단 뜻을 밝혔다.
황우여 대표 역시 경선 규칙 논의를 위한 중재를 계속할 뜻을 내비쳤다. 김영우 대변인에 따르면, 황 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사무총장과 구체적으로 상의해야겠지만 경선 규칙 논의기구를 만들고 대선주자 간의 모임도 단계적으로 주선하겠다"고 밝혔다.
비박 3인방 측도 서 사무총장을 통해 자신들의 의견을 적극 개진하겠단 입장이다. 안효대 의원은 "첫 술에 배가 부를 순 없다고 본다"며 "서 사무총장과 나머지 대리인들이 앞으로 자주 만나서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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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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