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4580원 받은 '알바생' 문재인

[현장] 알바생·일용직 노동자 만나... "좋은 일자리 정책 만들겠다"

등록 2012.06.18 13:17수정 2012.06.18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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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소재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일일체험을 하고 있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소재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일일체험을 하고 있다.남소연

4580원과 박카스 한 병.

문재인(59) 민주통합당 의원이 편의점에서 1시간 동안 '알바'(아르바이트)를 하고 손에 쥔 돈이다. 정확히 올해 최저임금 시급이다. 여기에는 바코드를 찍어 계산한 뒤 거스름돈 내주는 법을 배우거나 담배 위치를 확인하는 등의 교육 시간 40분에 대한 시급은 포함되지 않았다.

18일 오전 6시 30분 서울 구로동의 한 편의점에서 푸른색 편의점 유니폼을 입은 문재인 의원은 손님이 계산대에 물건을 내려놓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시급 4700원을 받는 20대 선배 '알바생'이 옆에서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거스름 돈을 내주지 못했을 터다.

손님 몇 명이 더 다녀가자, 문재인 의원에게 여유가 생겼다. 포인트적립·할인카드를 받을 때는 다시 난감한 표정을 지었지만 곧 자신감을 가졌다. 이후에는 계산하랴, 사인해주고 사진 찍으랴 바쁜 시간을 보냈다. 함께했던 한 아르바이트생은 "문재인 의원이 연세에 비해 능숙하게 잘했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쓰인 시급봉투와 박카스 한 병을 받았다. 그는 어려운 일을 완수한 듯 한 밝은 표정으로 봉투를 건네받았다. 문 의원은 "(편의점 일이) 단순한 일 같지만 계산하고 거스름 돈을 내주는 일이 어려워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날 문 의원은 아르바이트 체험과 함께 새벽 인력시장에서 일용직 노동자들을 만났다. 정규직 채용 모범기업도 방문했다. 17일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일자리 정부'를 강조한 문 의원은 "오늘은 일용직, 비정규직, 정규직 노동자 등을 만나 일자리 현실을 체험한다"라며 "좋은 일자리 정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생들 만난 문재인 "최저임금 올려야"


 대선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소재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일일체험을 하기 앞서 담당자에게 계산대 근무수칙을 배우고 있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소재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일일체험을 하기 앞서 담당자에게 계산대 근무수칙을 배우고 있다.남소연
 대선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소재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일일체험을 하고 있다. 거스름돈을 돌려주며 문 고문을 알아보는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소재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일일체험을 하고 있다. 거스름돈을 돌려주며 문 고문을 알아보는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남소연
 1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소재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일일체험에 나선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한 시민의 요청으로 함께 사진찍기에 응하고 있다.
1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소재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일일체험에 나선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한 시민의 요청으로 함께 사진찍기에 응하고 있다.남소연
 1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소재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일일체험에 나선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문 고문을 알아 본 한 시민에게 박카스를 선물받고 있다. 매대에서 직접 판 음료를 '일일알바' 문 고문이 선물로 돌려 받은 셈이다.
1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소재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일일체험에 나선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문 고문을 알아 본 한 시민에게 박카스를 선물받고 있다. 매대에서 직접 판 음료를 '일일알바' 문 고문이 선물로 돌려 받은 셈이다.남소연

문 의원은 아르바이트 체험 뒤, 인근 식당에서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20대 학생들을 만났다. 트위터를 통해 참석한 학생들은 아르바이트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학생들은 "편의점에서 앉아있을 수 없기 때문에, 밤샘 알바를 하면서 서서 공부하고 바로 학교로 간다", "몸이 안 좋아도 (알바를) 빠질 수 없다", "등록금 때문에 두어 개의 알바를 한다"고 전했다.


문 의원은 "최저임금이 생계임금 수준까지 올라야 한다"며 "참여정부 때 최저임금이 꽤 인상됐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정체됐다, (최저임금위원회의) 공익위원들을 중립적으로 선출하면 중립적 입장이 되는데, 정부가 뽑으면 늘 사측 편만 든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박사과정에 있는 한 학생이 학업과 일 병행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자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해마다 6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공약을 내세웠는데 실제로는 20만 개만 만들어졌다, 줄어드는 일자리보다 적다"고 지적했다.

문 의원은 "예전에는 본인만 잘 노력하면 개천에서 용이 나는 게 가능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며 "반면에 여유 있는 집 아이들은 공부를 더 많이 하게 된다, 너무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 번 비정규직에 들어가면 빠져나오지 못하고 계속 비정규직을 하게 된다,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력시장에 간 문재인 "실업급여 수령 요건 완화, 구직 수당 검토"

 대선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8일 새벽 첫 일정으로 서울 구로구 소재 인력시장을 방문해 일용직 노동자들과 따뜻한 차를 나누며 인사하고 있다. 이 자리엔 박영선 의원도 함께했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8일 새벽 첫 일정으로 서울 구로구 소재 인력시장을 방문해 일용직 노동자들과 따뜻한 차를 나누며 인사하고 있다. 이 자리엔 박영선 의원도 함께했다.남소연

앞서 문 의원은 오전 5시 남구로역 주변의 인력 시장에서 일용직 노동자들을 만났다. 그는 노동자들에게 커피와 둥굴레차를 건네주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어떤 일을 하느냐", "일자리를 구했느냐"라고 물었다.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과 이성 구로구청장 등이 동행했다.

한 노동자가 "여름 성수기라 일이 많다"면서도 "그래도 재중동포와 경쟁이 치열해 절반 정도만 일을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새벽부터 나오는데, (나오는 사람에 비해서) 일자리가 적어서 문제"라며 "관에서도 고용 알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한 인력업체에서 이뤄진 간담회에서는 구체적인 정책들이 나왔다. 이성 구청장이 "1년에 180일 이상 일해야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며 "150일 정도밖에 일 못하는 일용직 노동자가 실업급여를 받기 힘들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실업급여 수령 요건을 낮추겠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단순 일용직과 기능직 노동자의 일당이 각각 최소 8만 원과 12만 원인 것을 두고 "직업 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직업 훈련은 공짜지만, 훈련기간 동안 생계가 막막해 직업 훈련을 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자, "생계비 지원책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구직 기간 동안의 구직 수당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문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30분에는 정규직 채용 모범 기업을 방문해, '경영자·종사자와의 상생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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