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군 저유소 인근 주민들 49년만에 '길 찾았다'

등록 2012.06.20 19:49수정 2012.06.20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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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북구 장성동 옛 군부대 저유소(기름저장시설) 인근 주민들이 49년 만에 잃어버린 마을 진입로를 되찾았다. 주민들은 1963년 마을 인근에 부지 12만여 평의 저유소가 생기면서 기존에 드나들던 통행로가 군부대로 편입되자 지금까지 먼 길을 돌아가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하루 아침에 마을 진입로가 없어지자 주민들은 인근 산에 있는 개인 땅에 임시도로를 만들어 토지주에게 사용료를 지불해 왔다. 그러나 이 도로가 폭우나 폭설 때 유실되거나 고립되는 등 불편하자 2000년부터 군부대와 포항시 등 관계기관에 40여 차례 민원을 제기했다.
주민들은 민원을 통해 저유소가 2005년 폐쇄된 만큼 새 도로가 개설되기 전까지 저유소 안에 있는 도로를 임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군 당국은 쓰레기 무단투기가 우려되고 토양오염 조치 때문에 도로사용이 곤란해 저유소를 이전한 후 부지활용계획을 세울 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 했다. 급기야 주민들은 지난 달 초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고 국민권익위는 최근 해병1사단·육군본부·국방시설본부·포항시 등을 대상으로 한 중재에 성공했다.

국민권익위는 20일 현장에서 주민대표와 관계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포항저유소 부지 내 도로 사용을 위한 현정조정 회의'를 열고 군이 시행 중인 저유소내 환경 정화사업이 끝나는 다음 달 5일부터 주민들이 저유소 내 도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결정을 내렸다.

포항시도 앞으로 저유소 부지 활용계획을 수립할 때 주민들을 위한 정식도로를 개설하고 주민들은 도로 안 쓰레기 무단투기와 무단경작, 허용인원 외 출입 등 통행조건을 준수하기로 했다.

저유소 안 도로는 마을 주민과 지주 등만 이용할 수 있다. 주민대표로 참석한 이동작씨는 "주민들이 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을 준 관계기관에 감사하다"면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푸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불편을 덜 수 있게 돼 다행이다"고 말했다.

박재영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은 관계자는 "국방부, 포항시의 적극적인 협조로 49년간 통행에 불편을 겪어온 주민들의 숙원을 풀어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경북매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경북매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포항시 #저유소 #군 #해병대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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