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 동사무소 목화 시집 가는 날

공직 36년 퇴직기념 목화화분을 초등학교와 어린이집에 보내다

등록 2012.06.29 16:40수정 2012.06.29 16:40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우리는 초등학교 시절 목화는 문익점 선생이 원나라에 사신으로 갔다오면서 붓대롱 속에 씨를 숨겨와 고향인 경남 산청지방에 최초로 심어서 퍼뜨렸다고 배웠다.

 

그리고 목화는 1970년대 까지만 해도 무명이라는 이불솜과 옷감으로 우리의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섬유였다. 하지만 나일론 등 화학섬유가 개발되면서 면화산업이 쇠퇴하여 이제는 재배 자체를 하고 있지 않아 멸종위기에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요즘 20세 이전의 사람 중 많은 이가 목화가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a

목화씨를 심다. 낙안읍성에 관상용으로 심어진 목화밭에서 씨앗을 받아와 씨앗을 뿌렸다. ⓒ 양동정

▲ 목화씨를 심다. 낙안읍성에 관상용으로 심어진 목화밭에서 씨앗을 받아와 씨앗을 뿌렸다. ⓒ 양동정

a

목화씨 발화 금년 6월 말에 정년이 안기철씨가 정성스레 목화 발아상태를 보살피고 있습니다. ⓒ 양동정

▲ 목화씨 발화 금년 6월 말에 정년이 안기철씨가 정성스레 목화 발아상태를 보살피고 있습니다. ⓒ 양동정

a

목화싹 진딧물의 공격도 받으면서 연약하기 짝이 없는 목화 순 ⓒ 양동정

▲ 목화싹 진딧물의 공격도 받으면서 연약하기 짝이 없는 목화 순 ⓒ 양동정

지난 가을 순천 낙안읍성 마을을 방문했을 때 관상용으로 심어둔 목화밭 목화송이가 있어 씨앗을 받아와 재활용품 수집장에서 얻어온 폐화분 36개에 씨앗을 뿌려 32개가 성공적으로 자라서 이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a

목화꽃 목화 꽃이 하나둘 피기 시작한다. ⓒ 양동정

▲ 목화꽃 목화 꽃이 하나둘 피기 시작한다. ⓒ 양동정

2012년 6월 말일로 정년퇴직을 하는 나와 동료직원 한 사람이 퇴직 전에 이 목화 화분을 동네에 있는 어린이집 등에 분양하여 교육용으로 활용하자고 한 약속을 지킬 수가 있을 것 같다.

a

목화화분 시집보내기 목화 화분을 어린이 집 등에 시집보내기 위해 차에 실여있습니다. ⓒ 양동정

▲ 목화화분 시집보내기 목화 화분을 어린이 집 등에 시집보내기 위해 차에 실여있습니다. ⓒ 양동정

그래서 오늘은 옥상에 있는 목화화분에 명찰을 만들어 달고, 송파2동 관내 어린이집과 초등학교 10개소에 2개씩 일단 보냈다. 목화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솜이 피어나는 모습을 보아가면서 목화에 대해 알았으면 좋겠다.

 

6월 30일로 36년 동안의 공직생활을 마감하면서 마지막 미결사항을 해결하는 것 같아 홀가분하고 뿌듯한 마음이 든다.

#문익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앞서가는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의 역할에 공감하는 바 있어 오랜 공직 생활 동안의 경험으로 고착화 된 생각에서 탈피한 시민의 시각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진솔하게 그려 보고싶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라면 한 봉지 10원'... 익산이 발칵 뒤집어졌다
  2. 2 "이러다간 몰살"... 낙동강 해평습지에서 벌어지는 기막힌 일
  3. 3 기아타이거즈는 북한군? KBS 유튜브 영상에 '발칵'
  4. 4 한밤중 시청역 참사 현장 찾은 김건희 여사에 쏟아진 비판, 왜?
  5. 5 "곧 결혼한다" 웃던 딸, 아버지는 예비사위와 장례를 준비한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