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 가는 길...아름다운 동행...
이명화
숲에 들어서니 밤꽃 향기가 진동했다. 아침밥을 먹는 둥 마는 둥 나온 데다 감기몸살 기운이 있어 자꾸만 뒤로 처졌더니 앞서 갔던 사람들은 장로님이 사주신 아이스크림도 하나씩 먹었다고 나중에야 전달받았다. 에고, 맨 꽁지에서 허위허위 헤매다시피 걷다보니 먹지도 못했네. 완만한 오름길은 계속됐지만, 숨이 턱에 닿을 정도로 급경사는 없었다.
한참 걷다보니 억새밭 입구다. 여기서 점심도시락을 먹고 간단다. 휴, 다행이다. 삼삼오오 둥글게 모여 앉았다. 넓은 안부라 많은 사람이 모여앉아 쉬기에 딱 좋았다. 산행 중에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가 도시락 먹는 시간이다. 휴식하면서 힘들게 올라와 먹는 음식은 꿀보다 달다. 내가 가져온 반찬이 한두 가지라 해도 함께 모여 앉으면 열 가지 스무 가지가 된다. 산상 만찬, 산상 뷔페가 돼 즐겁다.